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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누구라도 죽음 앞에는 평등하다. 살아생전 권력을 누렸든, 부를 향유했든 모두 버리고 홀로 이승을 떠나야 한다. 머리털 하나도 가져갈 수 없다. 진리가 이럴진대 죽어서까지 빈부와 계층의 족쇄에 갇히는 건 어리석은 집착을 넘어 후손에게 폐를 끼치는 일이 아닐까?
화장률이 60%대에 이른 현재도 우리 사회 고위층의 장묘문화는 전통적 관례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매우 안타깝다. 차제에 중국의 지도자 덩샤오핑(鄧小平)이나 최 전 회장처럼 삶과 죽음에서 초탈한 지도자가 많이 나오길 기대한다.
노 전 대통령은“집 가까운 곳에 아주 작은 비석 하나만 남겨라”고 유언한 노 전 대통령의 유언이 화장 문화를 바꾸는 시금석의 그 시작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며 이세상에서 다 펼치지 못한 생각과 사고 다버리시고 저승에서 부디 편히쉬소서....
이웃 중국을 개혁∙개방으로 이끈 지도자 덩샤오핑. 이름처럼 키가 작아 5척 단구에 지나지 않았지만 ‘작은 거인’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조국을 가난에서 구한 영웅이었기에 별칭은 그의 이미지와 잘 어울렸다.
덩샤오핑이 위대한 인물로 길이 남을 수 있었던 데는 죽는 날까지 오로지 국가와 인민만을 생각하는 애국심이 있었다. 자신의 몸과 마음을 온전히 나라에 바친 대표적 사례가 화장 유언이었다.
그는 각막과 장기 일부를 해부학 연구용으로 쓰고 나머지는 화장해 홍콩이 바라다보이는 바다에 뿌려 달라고 당부했다. 역시 거인다운 무욕의 절정이 아닐 수 없다. 권력을 미련없이 내놓은 데 이어 육신마저 기꺼이 조국에 바친 것이다.
덩샤오핑 그 염원 덕분인지 영국 식민지였던 홍콩은 1997년 중국의 품으로 돌아왔다. 위대한 지도자는 그저 나오는 게 아닌가보다. 덩샤오핑이 화장 방식으로 삶을 정리한 데는 중국 초대 총리를 지낸 저우언라이(周恩來)가 있었다.
그는 1976년 세상을 떠나면서 자신의 유해를 화장해 조국 곳곳에 뿌려 달라고 유언했다. 당시 장례위원장을 맡은 이가 바로 덩샤오핑. 그는 저우언라이의 유언대로 시신을 화장한 뒤 비행기로 전국을 돌며 하얀 뼛가루를 흩날렸다. 자신을 위해 단 한 뼘의 땅도 차지하지 않은 채 조국의 산하 그 자체가 돼버릴 만큼 저우언라이는 누구보다 나라를 사랑했다.
한국의 지도자 가운데 화장 방식으로 육신을 자연에 돌려준 이는 극히 드물었다. 대통령을 비롯해 지금까지 타계한 정치 지도자 중 화장 유언을 남긴 사람은 좀처럼 찾기 힘들다. 재계 지도자 역시 대부분이 매장 방식을 택했다.
이런 현실에 새 바람을 일으킨 인물이 오직 한사람 있었다. 1998년에 생을 마감한 SK 최종현 회장이었다. 그는 한 해 전 별세한 아내의 유해와 함께 경기도 벽제화장장에서 한 줌의 재로 스러졌다. 재계 최고지도자로는 아주 이례적이어서 당시 큰 화제가 됐다.
최 전 회장은 평소에 화장문화에 무척 관심이 컸다. 임종을 앞두고 자신의 화장은 물론 화장장과 추모공원 건립도 당부해 지도층 인사로는 보기 드문 솔선수범의 자세를 보였다. 이는 사회에 뭉클한 반향을 일으켜 고건 전 총리를 비롯해 구본무 LG그룹 회장, 손길승 SK 회장 등이 화장을 서약했다.
하지만 정치 지도자로서 이 대열에 동참한 사례는 찾기 어려웠다. 여기에는 조상의 묫자리가 후손의 발복에 영향을 준다는 풍수지리설에다 호화분묘로 가문의 위세를 떨치려는 과시문화가 숨어 있는 듯하다.
일부 대통령 후보와 국회의원 후보자는 선거 전에 조상의 묘를 이른바 명당으로 이장해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이런 터에 화장 방식으로 장례를 치르는 첫 전직 대통령이 나온다.
노무현 전대통령은 유서에서 “오래된 생각”이라면서 “화장해 달라”고 부탁했다. 장묘문화에서도 그는 지도자로서 새로운 역사의 기록을 남기는 전례를 보이며 잔잔한 감동을 안겨주고 있다.
노 전 대통령 자신은 ‘무종교’로 분류했지만 노 대통령의 생사관은 불교적 영향을 받은 듯하다. 유서에서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이라는 표현은 서산대사가 입적 전에 남긴 게송 ‘생야일편부운기(삶은 한 조각 뜬구름이 일어남이요)사야일편부운멸(죽음은 한 조각 뜬구름이 스러짐이다)’을 떠올리게 한다.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 한지 이제 5일이 되었고 국민장으로 7일 간 분향을 한다. 29일 새벽5시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봉하마을에서 발인하여, 오전11시 서울 광화문 경복궁 흥례문 앞 뜰에서 영결식 이후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노제 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에 있는 시립 장례식장인 연화장으로 옮겨져 화장을 한다.
노 전 대통령의 유해는 화장 뒤 봉하마을로 향하며, 유골은 봉하마을 봉화산 정토원에 임시로 안장될 예정이다.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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