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우리 대통령님[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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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우리 대통령님[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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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에 싱싱한 바람이 불게 하소서

대통령, 대통령님!
5월18일 망월동의 그 무표정하심을 기억합니다.
힘이 풀린 목소리를 잊을 수가 없습니다. 얼얼에 가까운 얼굴을 잊지 못합니다.
늘 머금던 미소가 빗긴 입술을 상기도 지우지 못합니다.
아~아~ 18분의 기다림 끝에 만난 대통령의 모습이 이런 것일줄은 아무도 미처 몰랏습니다.

연신 부채를 부쳐가며 개식의 팡파르를 기다리던 식장의 인파가 안쓰러웠습니다.
안쓰럽다 못해 못내 조마조마하기까지 했습니다. TV에 비친 유가족들의 얼굴, 참배객들의 표정에서 망월동은 쓸쓸한 고요가 흐르기도 했습니다. 바로 그 18분의 정적을 뚫고 걸어둘어 오시고, 이윽고 읽어내려간 대통령의 목소리는 여늬 때의 것이 결코 아니었습니다. 잠든 영령을 위로하는 장중함이 아니었습니다. 민주열사를 기리는 국민적 아픈 심경을 대신하는 목소리가 아니었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지난 뒤 원인을 알아차리고서 국민인 우리는 얼마나 망연자실했는지 모릅니다. 앗,불싸! 그런 일이 벌어지다니, 대명천지에 그것도 엄숙해야할 국립묘지 정문입구에서 난데없는 팔매질이 벌어지다니, 힘겨루기로 우리의 대통령이 에워싸이다니, 그 자리가 어떤 자린가! 대통령의 참배행보를 방해하는 한 무리 한총련의 소동이 벌어졌다니, 도대체 경호는 어디서 낮잠을 잤더란 말인가? 무슨 겁날 일이 생겨 대통령깨서 뒷문으로 참배하고 뒷문으로 도망치듯 사라지셨다니요?

그래서 목소리는 가라앉고 표정은 밝지를 않았었구나!
그날 종일 내리 누르던 안타까운 감회가 지금도 이렇게 전신을 짓누릅니다.
가슴을 답답하게 합니다. 대통령의 미국방문이 새로운 애국심의 경륜을 나이테처럼 두르게 하실 것을 장담했던 일이 엊그젭니다. 광활한 자유와 기회의 땅에서 얻은 무궁무진한 감동의 드라마를 잔잔히 국민 가슴에 전해 줄 시간만을 기대했습니다.

그것은 필경 망월동의 혼불처럼 온나라에 메아리칠 싱싱하고 아름다운 새 소식일 것이란 꿈으로 부풀어 있었습니다. 물류대란이 터지고 집단 이기주의의 굴렁쇠가 길거리를 누비고 돌아도 신천지를 휘돌아 온 대통령의 신바람 앞에 호호탕탕 한 물결을 이룰 것이란 희망이었습니다. 비싼 댓가를 지불하지 않더라도 한 번이면 충분한 붕정만리의 소중한 기념품이 있을 터였습니다.

그 일이 있고난 이튼 날은 이것은 또 무슨 괴이한 일입니까? 청와대가 잠을 자다 미국에 계신대통령의 안부전화마저 놓지고 말았다는 가소로운 헤프닝까지 연출했다는데에 이르러선 아연해 지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차마 고개를 들 수가 없었습니다.

'이래선 안된다, 새로운 바람이 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방방곡곡에서 봇물을 이루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런 서툰 일둘이 사흘이 멀다하고 터져 나온단 말인가? 이러다 또 무슨 돌발사건이 발생할지 모르겠다는 불안심리가 눈덩이처럼 국민의 가슴 속에 불어나고 있습니다.
'책임을 물을 것 까지야 있겠느냐' 는 대통령의 한 마디로 국면이 전환되고 국민이 선선히 수긍하고 나 설 수 있을런지 참으로 걱정스런 시간입니다.

대통령, 우리 대통령님!
국민은 청신한 바람이 싱싱 불기를 바랍니다.
정치개혁이 지지부진하여 티걱태걱하는 모습을 이제는 그만해 주었으면 합니다.
하려거든 좀더 재미있는 시나리오를 연출하도록 분위기를 띄우시는 일이 급선뭅니다.
아무리 관련이 없다해도, 당에서 다잡아 알아서 할 것이다해도 도도한 현하 한국의 정치강물의 중심에는 대통령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 상식입니다.

그것이 명쾌하고 빛나지 않아서 생긴 국민의 스트레스 상채기를 하루 속히 치유하실 바람을 싱싱 불게 하시기 바랍니다. 미국을 보시고, 들으시고 가져오신 애국심의 골간이 바로 국민의 상쾌요, 싱싱바람임을 너무나도 잘 아시고 계실 것입니다. 5.18 망월동의 그 무표정에서 벗어나 함박웃음을 찾으시고, 신 바람 일으킬 혁혁한 목 소리를 띄워 주시기 바랍니다. 부디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좌면우고하시다 본래의 그 불굴의 낙관주의를 잃지나 않을까 두려움마저 스치는 요증입니다.

부디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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