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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오 한나라당 최고위원^^^ | ||
<조갑제 칼럼>
역전패 한 金泳三은 金大中 후보 지원 유세를 했고, 역전패 한 李哲承은 金泳三과 손잡고 민주회복을 선언했다
뉴스 보도에 따르면 7.11 全黨대회에서 姜在涉 대표에게 패배한 한나라당 李在五 신임 최고위원이 12일 새 지도부 구성후에 열린 첫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했다고 한다.
李 최고위원은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내가 (보수일색의) 이런 지도부에서 무슨 일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면서 “일단 며칠 조용히 지내며 생각을 정리한 뒤 활동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李 최고위원은 또 ‘박근혜-이명박’ 대리전 논란에 대해 “저쪽(박근혜쪽)이 다 공작한 것”이라며 “대리전 냄새를 풍겨서 ‘박심(朴心. 박근혜 의중)’을 자극하고, 박근혜 전 대표도 노골적으로 가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한국 야당의 한 전통이 있다. 전당대회에서 총재나 대표를 뽑을 때 치열하게 싸우고 때로는 폭력이 동원되곤 하지만 일단 총재가 선출되면 진 후보쪽에서 먼저 나서서 축하해주고 함께 손을 들어주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였다는 점이다.
1970년 신민당 전당대회에서 대통령 후보를 뽑을 때 결선투표에서 역전패 한 金泳三 의원은 승리한 金大中 후보가 다음해 대통령 선거 유세를 할 때 찬조연사로 나오곤 했다. 그해 김대중 후보의 부산 유세가 조선방직 터에서 열렸다.
필자도 취재하러 갔었는데 부산출신인 金泳三 의원이 金大中 후보 지지를 호소하는 것을 듣고 민주주의의 멋을 알았다.
만약 이때 金泳三씨가 오늘의 李在五 의원처럼 처신 했더라면 정치생명은 거기서 끝났을 것이다. 결정적 순간에서 개인감정보다도 黨과 민주주의의 원칙을 앞세운 것이 한국 야당인들의 전통이었다.
1979년 신민당 전당대회 직전 연금중이던 金大中씨는 한 중국집으로 가서 거기에 모인 대의원들을 상대로 金泳三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李哲承 당시 총재를 親유신파로 몰고 宿敵(숙적)인 金 후보를 밀어달라고 연설했다.
5월31일 金泳三 후보는 결선투표에서 역전승하여 총재가 되었다. 패배한 李哲承 총재도 金 새 총재의 손을 잡고 만세를 불렀고 이 사진이 朴대통령의 장기집권에 싫증을 느끼던 많은 국민들에게 희망이 되었다.
이런 야당의 전통에 비추어 오늘 李在五 의원이 한 행동은 反민주적이다. "이재오, 당신이 과연 한국의 민주주의를 아는가"라고 묻고싶다.
한국의 야당은 권위주의 정권시절 정보부와 안기부의 공작대상이 되어 분열하고 갈등하곤 했지만 전당대회는 이런 분열상을 용광로처럼 녹여서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내는 역사적 역할을 해왔다.
시끄러운 민주주의, 그러나 大同團決할 줄 아는 黨內 민주주의가 살아 있었기 때문에 민주화가 이뤄졌고, 김영삼, 김대중 두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던 것이다. 두 사람은 大權이 눈앞에 보이면 분열했지만 싸워야 할 때는 뭉친 경우가 많았다.
이재오 의원은 자신의 敗因을 ´박근혜측의 工作´이라고 이야기한다. 李 의원은 정보부와 안기부의 공작을 몰라서 그런 표현을 쓰는가? 박근혜씨가 돈을 뿌렸나, 도청을 했나, 협박을 했나, 정권에 붙었나? 정치인이 자신에게 유리한 후보를 지원하는 것이 工作이라면 모든 정치는 工作이다.
투개표에 부정이 없었다면 전당대회 결과에는 승복해야 한다. 민주주의의 핵심은 규칙과 法治에 대한 존중이고 선거결과에 대한 복종이다.
합법적인 선거결과에 불복하는 정치인이 말하는 민주주의는 자유민주주의가 아니다. 李의원은 좌파운동 경력을 민주화운동이라고 강변하는데 그 民主는 대한민국의 民主가 아니다.
내년에 좌파정권을 종식시키겠다는 한나라당의 대표가 되었을 뻔한 사람이 이렇게 미숙한 행동을 하는 것을 보고 많은 국민들은 "어제 한나라당원들이 제대로 선택을 했구먼"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이번 한나라당 전당대회는 좌파종식이란 역사적 사명에 맞는 최선의 지도부를 구성한 것은 아니지만 次善의 선택은 한 셈이다.
한나라당 대의원들은 모처럼 이념을 기준으로 하여 투표에 임한 것이다. 김대중, 노무현 두 좌파후보를 상대로 제대로 된 ´색깔론´, 즉 이념논쟁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질 수 없는 여론구조의 대통령 선거에서 지고말았던 한나라당이 비로소 정신을 차리기 시작한 셈이다.
좌파정권과 싸우는 것보다는 黨內 싸움에 더 열중해온, 그래서 보수층으로부터는 기회주의적으로 비쳐졌던 소장파가 미는 최고위원 후보가 떨어진 반면 애국단체들이 주최하는 대중집회에 단골 연사로 나와 열변을 토했던 전여옥 의원이 많은 표를 얻어 최고위원이 된 것이 상징하는 바는 크다.
오늘 일부 언론이 이런 한나라당의 우경화, 또는 정상화가 갖는 의미보다는 어느 전당대회에나 따라다니게 마련인 사소한 갈등을 더 부각시키는 것은 나무만 보다가 숲을 놓치는 경우가 많은 정치부 기자들의 한계를 또 다시 드러낸 것이다.
5.31 선거로써 표출된 "좌파는 이젠 안돼!"라는 民心의 동향을 한나라당 대의원들이 수용하여 지도부를 구성했다는 것은 앞으로 한나라당이 자유를 위해서 싸우는 애국정당으로 거듭 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갖게 한다.
한나라당의 새 지도부가 지금부터 고민해야 할 것은 黨內와 자유진영의 大同團決이다. ´李明博씨냐, 朴槿惠씨냐´라는 물음은 "이명박과 박근혜, 그리고 또"로 바뀌어야 한다.
이명박, 박근혜, 손학규씨중 한 사람이 한나라당의 대통령 후보가 되더라도 나머지 두 사람의 협조 없이는 좌파종식을 기대할 수가 없다. 인물이 많아서 고민인 한나라당은 그 좋은 후보群을 한 팀으로 묶어 좌파와 단체전을 하는 지혜를 짜내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대통령에 당선된 뒤 권력을 分占하는 약속을 미리 국민들에게 셰도우 캐비넷식으로 발표할 수도 있을 것이다. 권력이 분점된 대통령 중심제가 제왕적 대통령보다도 훨씬 강력한 國政운영을 할 수 있다.
한나라당이 汎우파대단결을 이룩하려면 각개약진에 의해서 다양하고도 거대한 세력으로 자라고 있는 애국행동단체들과 동지적 관계부터 설정해야 할 것이다.
애국행동운동에 이해가 깊은 전여옥 같은 사람이 지도부에 들어갔으므로 그런 연락업무를 맡을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의 자유민주주의는 李承晩 朴正熙로 대표되는 지도자들이 안보와 경제 및 제도의 토대를 만들고 야당이 정치적 자유를 확대시킴으로써 뿌리를 내린 것이다.
한국 야당의 그 소란스런 민주주의의 현장이 바로 全黨대회였다. 어제 한나라당의 全黨대회는 오히려 그 소란스러운 활기가 약했던 대회였다.
이 정도의 갈등과 이 정도의 투쟁도 참지 못하고 결과에 불복하는 행동을 한 李在五 의원을 보면서 갑자기 1960, 1970년대의 가난했지만 정의감 하나로 버티었던 소박한 민주투사들이 그리워진다.
2006-07-12
[조갑제 前 월간조선 대표]http://www.chogabj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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