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 우롱하는 말 잔치, 이제는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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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 우롱하는 말 잔치, 이제는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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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경제민주화 정책 공약(公約), 실속 없는 공약(空約)

▲ (왼쪽부터)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무소속 안철수 후보
대선이 불과 두달 남짓 남은 시점에서 대선후보들이 ‘경제민주화’ 방안을 내놓았다. 경제민주화가 이번 대선의 최대 이슈로 부상하면서 대기업의 소유 지배구조 개혁부터 총수 일가에 대한 처벌강화까지 선명성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와 관련 해외에서 조차 “한국 대선후보들이 오직 정권쟁취를 위해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죽이려 하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 문. 안 세 후보의 공약은 날이 갈수록 강도를 더 해주고 있는 것이다.

재계 역시 “대기업 때리기”가 자칫 우리 기업들의 투자를 위축시키고 경제 활력을 떨어뜨리는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과 함께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제18대 대통령으로 누가 당선되든 다음 정부에선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 후보는 모두 왜곡된 지배구조를 ‘재벌 문제’의 핵심으로 보고 지배구조를 바꾸는 공약을 대거 내놓고 있다. 순환출자 금지와 출자총액제한제도 부활과 같은 기존제도를 강화하는 것은 물론 ‘계열분리 명령제’까지 논의되고 있을 정도다.

또 일감 몰아주기 등 부당내부 거래에 대한 제재 강화와 골목상권 침해 방지에도 세 후보가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공을 들이고 있다. 또한 문 후보가 기업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등 사면과 집행유예를 제한하는 공약을 발표했는데 이에 대해 박 후보, 안 후보 역시 동의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사의 자격요건을 강화해 범법자의 임원 취임을 제한, 총수와 그 일가라고 해도 유죄판결을 받으면 경영에서 일정기간 배제되도록 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지주회사에 대한 규제강화도 순환출자금지와 맥을 같이 한다. 이는 지주회사가 대기업의 계열사 확장의 수단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막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이 부분에서도 문 후보와 안 후보의 공약이 거의 동일하다.

지주회사의 부채 비율은 200%에서 100%로 낮추고 자회사의 지분을 역시 비상장사 50%, 상장사 30%로 10% 높이겠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지난 참여정부에서 완해했던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소유한도를 다시 4%로 낮추는 것으로 결론을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문제는 대선 후보들이 이렇게 앞다퉈 발표하는 ‘경제민주화방안’에 대해 재계가 심한 반발을 한다는 것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당장 순환출자를 해소하려면 수 십 조원의 돈이 필요한데 결국 기업들은 투자를 줄이게 되고 일자리가 감소되는 부작용이 발생할 것”을 크게 우려했다.

국내 대기업이 순환출자구조를 해소 하는데 최소 11조원에서 많게는 최대 66조원의 비용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했다. 진단과 처방이 잘못됐다는 지적도 쏟아져 나왔다.

대기업 총수들이 자신의 지분보다 더 많은 의결권을 행사하는 소유∙지배∙관리문제와 계열사간 출자시 발생하는 가공자본 문제에서 지배구조 개선 논의가 시작되었지만 순환출자 금지와 출자 총액 제 부할 등은 전혀 연관이 없다는 것이다.

또한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소유한도를 다시 강화하는 것과 관련, 현실적인 실익이 없는데다 다른 나라에서도 특별한 제한을 두고 있지 않아 글로벌 스탠다드에 어긋난다는 입장이다. 금산분리원칙이 엄격한 미국도 5%까지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소유를 허용하고 있고 25%까지는 연방 준비제도이사회(FRB)의 승인이 있으면 소유할 수 있다. 유럽과 일본은 이에 대한 규정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재계는 집단소송제가 도입될 경우 기업들은 과도한 소송에 시달리게 되고 법률비용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고 하나 같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징벌 적 손 해배상제 역시 이중처벌금지 원칙이나 과잉금지원칙에 위반 된다는 게 재계의 입장이다. 특히 현행법규로도 대기업의 사금고화를 충분히 막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금융회사는 대주주에 자기자본의 25%를 초과하는 대출이 금지되어 있고 대주주가 발행한 주식 역시 1% 초과해 보유할 수 없게 되어있다. 실제로 은행지분을 5% 이상 소유한 국내자본은 정부와 국민연금 밖에 없다. 세 후보로 인해 장안에 화제 거리가 된 ‘경제민주화’ 용어를 일찍부터 사용한 대표적인 인물로는 원로 경제학자인 변형윤 서울대 명예교수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1987년 6월 민주항쟁 이후 ‘정치민주화’로부터 불과 5년이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1992년 퇴임기념 논문집이 바로 ‘경제민주화의 길’이었다.

1955년 서울 상대교수로 부임한 이래 우리 학계에 ‘진보경제학’의 토대를 이루어 놓았다는 평가를 받는 분이다. 변 교수는 “세 후보들이 주장하는 재벌개혁에서 가장 중시해야 할 것은 재벌의 은행 지배를 막아야 한다.”며 “순환출자도 금지해야 하고 성장에 대한 시각도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결국 고통 받는 것은 경제적 약자일 수밖에 없다”고 못 박았다. 모두가 한정식을 차렸다고 하는데 반찬이 다 비슷하고 특색이 없다. 또 보기는 좋은데 정작 맛은 없어 보인다. 손님을 끌기 위해 호객행위를 해서는 안 되는데 이번 공약이 속담처럼 ‘소문난 잔치 먹을 것 없다.’라는 식으로 될까 겁난다. 요란스럽기는 하지만 닥이 마음 가는 후보가 없다. 입맛이 없어도 밥을 먹을 수밖에 없는 것처럼 누군가는 선택되어진다는 사실이 유권자를 힘들게 하고 있다. 제발이지 세 대선후보가 ‘재벌개혁’을 내걸고 제시한 공약(公約)들이 공약(空約)으로 끝나면서 국민을 우롱하지 않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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