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즉흥 외교’(impromptu diplomacy)에 따른 장기적 ‘대미 관계’ 확실성 부족
- 아시아 순방의 결실
- 트럼프 미국, 그 속살의 일부
- 트럼프가 내세우는 자신의 성과
- 트럼프, 아시아에 대한 강압적 관여는 지속될 것인가?

도널드 J.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기 임기 처음으로 1주일 간의 말레이시아, 일본, 한국의 순으로 아시아 순방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그의 성공은 강압적이고 즉흥적으로 동맹국이나 파트너 국가들을 대상으로 막대한 규모의 대미 투자를 이끌어 냈다는 점이다.
일단 트럼프의 미국이 경제적 이득을 챙기기는 했을지 모르지만, 동맹국이나 파트너 국가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에 과연 성공을 거두었을까? 이재명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마치고 일성을 냈다. “국력을 키워야 하겠다” 트럼프의 즉흥 외교’(impromptu diplomacy), 동맹 옥죄기 외교(alliance-tightening diplomacy) 등을 피부를 느꼈을 만하다.
트럼프는 지난 10월 26~2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방문했다. 그곳에서 그는 태국, 캄보디아, 베트남, 말레이시아와 무역 및 대미 투자를 이끌었고, 중요 광물 공급에 합의했다.
* 아시아 순방의 결실
이어 트럼프는 10/27~29일 일본 도쿄를 들렀다. 우선 일본과는 관세 조치를 기존의 합의를 충실하게 이행하겠다는 것을 확인하고, 일본 기업들에 의한 최대 4,0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안건을 발표. 당초 백악관에서 트럼프-이시바 정상회담에서는 5,500억 달러 대미 투자를 하기로 했다고 발표했으나, 그 구체적인 투자 내용은 발표되지 않았다.
트럼프는 아시아 순방 마지막으로 10/29~30일 한국 경주를 방문했다. 경주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곳이지만 그는 APEC 본회의에는 참석하지 않고, 한·미 정상회담, 미·중 정상회담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
한국에서 트럼프는 시진핑과의 회담에서 ‘긴장 완화’에 의견의 일치를 보아 일단 세계 경제의 불안감을 다소 완화하는데 기여했다.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한국과의 관세 협상을 타결했고, 한국은 3,500억 달러 대미 투지를 확인했다.
이 가운데 1,500억 달러는 이른바 마스가(MASGA :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에 투입되는 것으로 한국기업의 주도로 이뤄진다. 반대급부로 한국은 핵 추진 잠수함의 건조 승인을 미국으로부터 받아냈다. 핵 추진 잠수함 한국 건조 승인은 주변국들의 초미의 이목을 끌고 있는 사안이다.
* 트럼프 미국, 그 속살의 일부
그렇다면 트럼프의 미국은 어떤 나라인가를 간략하게 살펴보면 이렇다.
미국은 전 세계에 750개 이상의 크고 작은 미군 기지를 운용하고 있으며, 한국 평택, 오산 기지는 세계 최대 규모의 위용을 자랑한다. 나아가 미국은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80년 동안 세계 30개국 이상을 폭격하는 등 전쟁을 치러온 나라이다. 평균 2.67년 마다 다른 나라를 폭격했다는 뜻이다.
다른 면에서 보면 미국은 1776년 7월 4일 독립 이후 지금까지 233년 동안의 93%인 기간 중 전쟁을 치러온 나라이다. 동시에 미국에서의 전쟁(War)이라는 의미는 “부유한 사람은 더 부유하다”는 저변의 인식(부익부 빈익빈=The rich get richer and the poor get poorer)이 자리 잡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1961년 1월 17일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고별연설에서 ‘군산복합체’를 경계하는 발언을 했다. 그는 ‘군산복합체’가 정부 내에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을 경고한 것이다. 즉 “잘못된 권력이 파멸적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존재하며,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1967년 4월 4일 마르틴 루터 킹(Martin Luther King Jr.) 목사는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큰 폭력을 퍼뜨리는 사람은 바로 우리 정부(미국)다”(The greatest purveyor of violence in the world today is my own government.)라고 말했다.
미국의 극단적인 군국주의로 인해 미국 사회가 “영적인 죽음”(Spiritual Death)에 다가가고 있다고 설파한 루터 킹 목사는 뉴욕시 리버사이드 교회 연설에서 베트남 전쟁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힌 지 꼭 1년 만에 암살당했다.
트럼프도 미국인이다. 관세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라고 그는 말한다. 거래제일주가 모든 거래의 기본이다.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가 미국이 살길이다. 마가(MAGA :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의 숨은 뜻은 “마와”(MAWA=Make America White Again)이다. “미국을 다시 백인의 나라로”이다. 인종차별이요 극단적 사고(思考)이다.
* 트럼프가 내세우는 자신의 성과
트럼프는 귀국 후 SNS 투고에서 “미국이 다시 존경받고 있는 것을 눈에 띄게 되었으며, 매우 영광이었다”고 되돌아 보았다. 그는 2기째 첫 최장기간인 약 1주간의 외국 방문에서는 각국에서 국빈이나 국빈 수준의 후한 대접을 받았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슬로건으로 내건 트럼프를 만족시키자 투자와 협력 제안이 잇따랐다.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 미 재무장관은 “이번 방문만으로 2조 달러(약 2,861조 원)의 투자로 이어진다”고 목소리를 크게 냈다. 그러나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에서는 초대국의 두 정상이 나란히 서서 악수하는 모습을 세계에 보여주었다. 방한시에는 약 72년간 휴전 상태에 있는 한국전쟁을 끝내는 데 의욕을 나타내면서 갈채를 받기도 했다. 브로맨스라고 자처한 트럼프는 끝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지 못했고, 그는 귀국 길에 “내가 너무 바빠서 그를 만날 시간을 맞추지 못했다”면서 “다시 그를 만나기 위해 한국에 다시 오겠다”며 의욕을 보였다.
트럼프는 거액의 투자 획득에 안보를 교환했다. 한·미 정상회담 후에는 한국에 원자력 잠수함의 건조를 승인했다. 양국에 의한 관세 협상 타결로 한국에 의한 '공헌'에 대한 보상의 의미가 강하다는 것이다. 숙원 사업이던 ‘핵 추진 원자력 잠수함“ 보유에 현실감이 들기 시작한다.
요미우리신문은 ”한국 좌파계 여당 정청래 “더불어 민주당”의 대표는 31일 “한·미 동맹이 예전처럼 강력하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다. 쾌거다”고 기뻐했다고 전하면서 핵 추진 잠수함 한국 착수에 초미의 관심을 보였다.
트럼프는 또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의 회담에서도 “일본 기업에 의한 대미 투자 확대의 설명을 들은 후, 일본에 대한 무기 매각을 추진할 생각을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애초에 중국과의 전략적 경쟁을 노려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전략의 축을 옮길 생각이었지만 우크라이나 정세와 중동 정세 대응에 쫓겨 노심초사 상황이다. 트럼프 정권 내 숙청 인사가 영향을 미치면서, 외교 안보 방침을 정리한 국가안보전략 개정 작업도 지연되고 있다.
* 트럼프, 아시아에 대한 강압적 관여는 지속될 것인가?
중국과 러시아, 북한의 위협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주변국에는 트럼프 정권의 아시아 관여 저하에 우려가 있었지만, 이번 아시아 순방에서 그러한 불안은 일정 정도 뒤로 물러났다.
그러나 트럼프의 “거래 외교”(Deal Diplomacy)는 예측 불가능하다. 아시아 순방 중에 북한이 도발한 순항미사일 발사 실험에 대해 기자들에게 트럼프는 “그(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는 수십 년간 미사일을 발사해 왔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정은과의 재회담에 의욕적인 트럼프가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용인한다는 우려는 뿌리깊다. 그는 김정은 만나기 위해 “그는 뉴클리어 파워(Nuclear Power)”라고 말하기도 했다. 핵보유국임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또 관세 협의를 놓고 미국과 인도의 관계가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일본-호주-인도의 ‘쿼드’(QUAD) 등 고(故)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중시해오던 전략적 틀도 교착상태로 정체되고 있다. 트럼프의 “즉흥 외교”에 동맹국·우호국이 휘둘리는 상황은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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