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업적은 당시 그와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 당시의 지적풍토에서 그의 새로운 학설이 주는 충격은 단지 의학계에만 머문 것이 아니었다. 프로이드의 영향은 문학과 철학, 그리고 사회 전반에 그야말로 혁명적인 변화를 일으켰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프로이드라는 사람을 알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알고 있는 프로이드는 그의 모습 중 일부일 뿐이다. 우리들 대부분은 프로이드를 ‘무의식의 존재를 발견함으로써 현대적인 정신의학을 개척한 의사’로만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생존당시 동시대적 존재로서의 프로이드는 사회에 엄청난 충격을 가져다준 이단자였고, 무시할 수 없는 영향력을 가진 문화적 게릴라 같은 존재였다.
그의 주변에는 많은 지성들이 모여들었다. 19세기말, 20세기 초에 근대적인 형태의 시민사회가 형성될 당시 사회의 지적풍토를 이끌어가는 지성들의 사회적 역할은 경제가 모든 것을 지배하는 오늘날보다 훨씬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초기 시민사회의 실질적인 주도자로 역할을 했다. 그리고 프로이드학파가 가진 사회적 영향력은 엄청난 것이었다.
한 예로 독일에 나찌정부가 들어섰을 때, 유대인 박해와 함께 그들이 열성적으로 추진했던 과제 중 하나가 바로 프로이드 학파들을 체포, 추방하는 것이었다. 그 때까지 독일이 본산이었던 정신분석학이, 그 영향으로 미국으로 그 중심이 옮겨가게 되었던 것이다.
이것은 당시 정신분석학이 단순히 의학이란 학문의 범위를 벗어나서 사회에 미치던 영향력은 대단했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증명하는 것이다. 또 한편으로는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고 조직에 대한 맹목적 충성을 강조하였던 체제인 파시즘에게 정신의학은 위협적이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초기 프로이드 주의에는 자유주의적, 진보주의적인 면이 담겨져 있었던 것이다.
프로이드학파를 구성했던 사람들 중 일부는 우리에게 매우 잘 알려져 있는 반면, 일부 그룹은 거의 알려지지 않고 있다. 오늘날의 주류 정신분석학이 그들을 소외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실존주의 철학자로 알려진 ‘에리히 프롬’이 정신분석가라는 것은 사람들이 잘 안다.
그럼 하버마스는 어떤가. 또 마르쿠제가 존재한다. 이들 쟁쟁한 정신분석학자들은 오늘날 그들이 정신분석학자였다는 것조차 잊혀져 간다. 그들은 정신분석학적 사고에 기초해 정교한 사회분석이론을 정립하였다.
지금 우리엔 이름조차 알려지지 않지만, 당시 사회에선 많은 영향력을 끼쳤던 프로이드 주의자들이 있다. 바로 이들이 지금은 잊혀진 소위 ‘프로이드 급진주의자’들이다. 이들은 프로이드의 발견을 개인의 내면문제에 국한하기를 거부하고 정신분석학을 사회학으로, 또 사회변혁운동으로 만들려고 했던 사람들이다.
프로이드의 이론대로 갈등이란 것이 개인의 내면에 영향을 미치는 외부적 요인이라면, 그런 환자 한사람 한사람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게 그러한 거대한 갈등을 가지게 만드는 사회적 요인을 치료하는 것이 올바른 길이라고 주장했던 사람들이다. 그랬기에 그들은 나찌에 의해 그토록 탄압을 받았고 망명의 길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들이 오늘에 잊혀진 이유 중 하나는 그들이 갈등해소를 위한 사회변혁 운동이 일으킨 부작용 때문이기도 했다. 빌헬름 라이히 같은 사람은, 억압된 성적욕구가 갈등의 원인이라면 성을 금기로부터 해방시키는 인간을 집단적으로 치료하는 것이라는 주장을 펴고, 실제로 ‘섹스 세라피(sex therapy)’를 개발한 원조가 되었다.
그들은 ‘건강하다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라고 묻는다.
그리고 ‘의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라고 묻는다. 사회에 적응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치료하여 모순되고 억압적인 사회에 잘 적응을 하도록 만드는 것만이 올바른 방법인가 묻는다. 억압과 금기에 의해 갈등이 만들어진다면 희생자를 고칠 것이 아니라, 억압을 제도화하고 있는 체제에 도전하는 것이 보다 근본적인 치료법이라는 것이다.
60년대 미국의 반문화 운동에 이들은 막대한 영향력을 미쳤다. 60년대의 유럽의 학생운동과 미국의 반문화 운동은 확연한 차이가 있다. 그 이유 중에는 당시 그들을 이끌었던 동력 중에 반전운동과 함께, 성적억압에서의 해방을 위한 추구, 자연으로의 회귀운동 같은 요소들이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프로이드 급진주의자들이 오늘에 주는 메시지는 자명하다. 병이란 것은 인간이라는 개체와 공해나 미생물 등 환경과의 관련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지만, 그런 관련을 규정짓는 요인들 중에는 사회적, 경제적, 제도적 요인들이 당연히 포함되어 있다.
경제적으로 가난한 사람들이 호흡기 질환에 자주거리고, 분진이 많은 작업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폐질환에 많이 걸린다. 뿐만 아니라 사회가 보건과 복지에 들이는 관심의 정도에 따라 그 사회의 전반적인 건강의 수준은 영향을 받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들이 병만 치료하지 말고 병을 만드는 요인들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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