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25일 이정연씨 병역비리 의혹과 관련된 불법면제 여부와 은폐대책회의 의혹 등에 대해 충분한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증거 없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보임” 등의 단정적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이 사건을 수사해온 서울지검은 이날 그동안 제기된 의혹들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김대업씨와 한나라당 관계자들 사이의 맞고소·고발 사건 등 관련 사건에 대해서는 보강 조사를 거쳐 최종 결론을 내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정연 수연씨 병적기록표가 재작성 또는 위·변조되었거나, 신검부표가 부당하게 파기된 사실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은폐 대책회의 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병무청 간부들이 자체 대책회의를 열거나 외부인사들과 회동한 것은 인정되나 은폐 대책회의가 열렸다고 볼 증거가 없다”고 결론을 냈다.
검찰은 이와 함께 “한인옥씨가 김도술 전 수도병원 원사에게 돈을 주고 면제를 청탁하였다는 의혹은, 김대업씨가 제출한 녹음테이프의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고, 달리 이를 입증할만한 충분한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김씨가 낸 1차 녹음테이프는 1999년 5월12일 태국산으로 “녹취시기가 3월 말~4월 초”라는 김씨 진술과 상반되며, 녹음테이프와 관련된 김씨 진술에 일관성과 신빙성이 결여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검찰은 “다만 정연씨가 고의감량했다는 증거는 없지만, 병무청 직원들과 만나 면제상담을 하는 등 체중으로 면제를 받기 위해 노력했을 가능성은 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은폐 대책회의’ 의혹과 관련해 97년 7월 김길부 전 병무청장과 여춘욱 징모국장, 한나라당 고흥길 황우여 의원, 이름을 알 수 없는 변호사 등이 서울 힐튼호텔에서 만난 사실은 있으나, 은폐를 위한 것이 아니라 병적기록표 공개문제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검찰은 참석자 가운데 김 전 청장과 여춘욱씨만 조사하고, 한나라당 관계자들은 조사하지 않았으며, 이 자리에 참석한 변호사가 누구인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그동안 당사자들 주장과 달리 정연씨가 90년 6월과 91년 2월 두 차례 서울대병원에서 병사용진단서를 발급받은 사실을 확인했으나, 이 진단서들이 어떻게 사용됐는지, 두번째 진단서 발급과 관련해 병원에 왜 기록이 전혀 남아 있지 않은지 등은 밝혀내지 못했다.
이와 함께 정연씨에게 병무청 직원을 소개해 면제상담을 받게 해줘, 불법면제 과정에서도 중요한 구실을 했을 것으로 지목된 전 병무청 직원 김아무개씨에 대해서도 “당사자가 소개 사실을 부인하고,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거부해 정연씨와의 관계 등에 대해 조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정광섭 안창현 기자 iguassu@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