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운동에서 지방행정까지 41년 군포 인연…0.89%p 패배 딛고 4년 만에 시정 복귀
-노무현재단·민주당 활동 거쳐 두 번째 시정 도전…한대희가 걸어온 정치와 군포의 시간

[뉴스타운/김병철 기자] 사람이 걸어온 길에는 그가 어떤 선택을 해왔고 앞으로 어디를 향하려 하는지가 함께 담겨 있다. 2026년 7월 다시 군포시청 시장실로 돌아온 한대희 군포시장의 정치 여정 역시 몇 차례의 선거 결과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전북 임실에서 태어나 전주고를 졸업하고 한국외국어대학교 독일어과에서 공부했던 청년 한대희는 대학을 마치지 않은 채 사회운동과 시민사회 활동으로 삶의 방향을 돌렸고, 1980년대 중반 군포와 인연을 맺은 뒤 지역에 뿌리를 내렸다. 이후 시민사회와 정당정치를 오가며 활동 영역을 넓혀 민주통합당 사무부총장과 새정치민주연합 경기도당 사무처장,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등을 거쳤으며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기획위원과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했다.
그렇게 쌓아온 지역생활과 정치 경험은 2018년 민선 7기 군포시장 당선으로 이어졌다. 시민사회와 정당에서 정책을 주장하고 제안하던 위치에서 예산과 조직, 정책의 결과까지 책임져야 하는 지방정부의 수장이 된 것이다. 그러나 첫 임기를 마친 2022년 재선 도전에서는 국민의힘 하은호 후보에게 1,134표, 0.89%포인트 차이로 패하면서 시장직을 내줬다. 정치인 한대희에게는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결과였다. 4년간 시정을 책임진 현직 시장이 시민의 재신임을 받지 못했다는 의미가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4년 뒤인 2026년 한대희는 다시 군포시장 선거에 나섰다. 상대는 자신에게 패배를 안겼던 하은호 시장이었다. 이번에는 결과가 뒤집혔다. 한대희는 57%대의 득표율로 승리하며 민선 9기 군포시장으로 복귀했다. 2018년 첫 당선과 2022년 패배, 2026년 재선이라는 세 번의 선거는 한대희의 정치 여정을 압축해 보여준다. 특히 2022년부터 2026년까지 존재했던 4년의 공백은 민선 7기와 민선 9기를 단순히 이어진 두 임기로 볼 수 없게 한다.
한대희가 2026년 선거 과정에서 강조한 ‘군포 41년’도 이런 맥락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군포는 그가 시장 선거를 위해 선택한 정치적 지역구에 그치지 않는다. 시장이 되기 훨씬 전부터 생활하고 활동했던 삶의 터전이었으며 시민사회 활동과 정당정치, 지방행정으로 이어지는 정치적 기반이 만들어진 곳이기도 하다. 따라서 한대희라는 인물을 이해하려면 언제 시장에 당선됐는지만 볼 것이 아니라 그가 언제 군포에 들어왔고, 지역에서 무엇을 했으며, 시민사회 활동이 정당정치와 지방행정으로 어떻게 이어졌는지를 함께 살펴봐야 한다.
한대희는 처음부터 지방자치단체장을 목표로 군포에 들어온 정치인이 아니었다. 지역에서 생활하며 시민사회 활동을 이어갔고 이후 정당의 조직과 정책 분야로 활동 영역을 확대했다. 민주통합당 사무부총장과 새정치민주연합 경기도당 사무처장,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을 거친 이력은 지역활동에 머물지 않고 정당 조직과 정책 분야까지 경험했다는 점을 보여준다.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한 경력까지 더하면 시민사회와 정당, 중앙정부의 정책 영역을 두루 경험한 뒤 지방정부의 책임자가 된 흐름이 나타난다.
이 과정에서 눈여겨볼 대목이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기획위원 경력과 고 이해찬 전 국무총리와의 인연이다. 다만 노무현재단 기획위원이라는 사실만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한대희의 개인적 관계를 확대해석할 수는 없다. 이해찬 전 총리와의 관계 역시 마찬가지다. 확인되는 것은 한대희가 2026년 출마 과정에서 이해찬 전 총리를 모시며 공적 책임감을 배웠다는 취지의 말을 직접 했다는 점이다. 한대희의 정치적 가치관이 두 사람으로부터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 영향을 받았는지는 공개 기록과 본인의 발언을 더 확인해야 하지만, 적어도 그가 어떤 정치적 공간에서 활동하고 경험을 쌓았는지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된다.
2018년 시장 당선은 한대희에게 또 다른 전환점이었다. 시민사회와 정당에서는 정책을 제안하거나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 변화를 요구할 수 있지만 시장의 자리는 다르다. 한정된 예산을 어디에 배분할지 결정해야 하고 행정조직을 움직여 정책을 집행해야 하며 그 결과에 대해서도 책임져야 한다. 다양한 이해관계를 가진 시민들의 요구를 조정하는 일 역시 시장의 몫이다. 한대희에게 민선7기 4년은 오랫동안 지역과 정치권에서 쌓은 경험이 실제 행정에서 시험받는 첫 무대였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2022년 시민의 평가는 냉정했다. 재선에 도전한 현직 시장 한대희는 하은호 후보에게 1,134표, 0.89%포인트 차이로 패했다. 정치에서는 한 표라도 적으면 패배지만 0.89%포인트라는 근소한 격차는 승패 이상의 질문을 남긴다. 민선 7기 4년 동안 무엇을 추진했고 무엇이 시민의 평가를 받았으며, 반대로 어떤 부분에서 충분한 신뢰를 얻지 못했는지를 함께 들여다봐야 하기 때문이다. 한대희의 정치 여정을 제대로 평가하려면 2018년 당선만큼이나 2022년 패배의 원인과 의미도 비중 있게 다뤄야 하는 이유다.
한대희는 패배 이후 군포를 떠나 다른 정치적 진로를 찾기보다 다시 같은 도시에서 정치적 재기를 준비했고 2026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하은호 시장과 재대결했다. 결과는 4년 전과 달랐다. 한대희가 57%대 득표율로 다시 군포시장에 당선되면서 2018년 민선 7기 제15대 시장에 이어 민선 9기 제17대 시장으로 돌아왔다. 한 번 시장을 경험한 정치인이 선거에서 패배하고 한 임기를 건너 다시 같은 지방정부의 책임자가 됐다는 점에서 그의 민선 9기는 처음 시장에 당선됐던 2018년과 출발 조건부터 다르다.
더욱이 지금의 군포는 2018년의 군포와 같지 않다. 산본신도시 재정비를 비롯해 금정역 일대 변화, 원도심과 노후 공업지역, 철도·교통망, 산업과 일자리, 청년과 복지 등 도시의 미래와 시민 생활에 직결된 현안이 놓여 있다. 한대희에게 과거 시장 경험은 행정의 구조와 현안을 이미 알고 있다는 점에서 자산이 될 수 있지만 동시에 더 높은 책임을 요구하는 조건이기도 하다. 처음 시장이 된 정치인에게 허용될 수 있는 시행착오와 이미 4년 동안 시정을 운영했던 시장에게 적용되는 시민의 평가 기준이 같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결국 민선 9기 한대희를 평가하는 핵심은 ‘돌아왔다’는 사실이 아니라 ‘무엇이 달라졌는가’에 있다. 민선 7기에서 추진했던 정책 가운데 무엇을 계승하고 무엇을 수정할 것인지, 2022년 패배 이후 4년 동안 시민의 요구를 어떻게 읽었으며 이를 새로운 정책으로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시민사회와 정당, 정부위원회와 지방행정을 거친 경험 역시 경력 그 자체보다 군포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어떤 결과로 나타나는지가 평가 기준이 될 수밖에 없다.
전북 임실에서 태어난 청년은 군포에 정착해 시민사회에서 활동했고 정당정치를 거쳐 시장이 됐다. 첫 번째 4년의 시정을 마친 뒤 시민의 선택에서 밀려났고, 다시 4년을 기다린 끝에 시장으로 돌아왔다. 그 긴 과정에는 시민운동가 한대희와 정당인 한대희, 민선7기 시장 한대희, 0.89%포인트 차이로 패배한 후보 한대희, 그리고 민선 9기 시장 한대희가 차례로 겹쳐 있다.
그래서 한대희가 걸어온 길을 살펴보는 것은 한 정치인의 과거를 정리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어떤 경험과 사람을 통해 정치적 가치관을 형성했고 그것이 실제 지방행정에서 어떻게 나타났는지를 확인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특히 한 차례 시장을 경험하고 패배까지 겪은 뒤 다시 시민의 선택을 받은 만큼 이제 한대희에게 필요한 것은 경력을 설명하는 일이 아니라 그 경험의 결과를 보여주는 일이다.
41년 동안 군포와 함께했다는 시간의 무게 역시 마찬가지다. 오래 살았다는 사실 자체가 행정 능력이나 성과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만큼 군포의 과거와 현재를 잘 알고 있다는 책임이 따라온다. 민선7기에서 무엇을 남겼고 2022년 시민은 왜 다른 선택을 했으며, 2026년 시민은 왜 다시 한대희를 불러냈는지까지 살펴봐야 그의 정치적 궤적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
한대희의 과거는 이미 기록으로 남았다. 이제 남은 것은 민선 9기의 결과다. 시민운동과 정당정치, 한 차례의 시장 경험과 선거 패배, 그리고 4년 만의 복귀까지 이어진 시간이 군포의 변화로 연결될 수 있을지 앞으로의 4년이 그 답을 내놓게 된다.
기자메모/ 한대희 시장을 들여다보면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당선 횟수보다 그 사이의 굴곡이다. 2018년 처음 시장에 당선됐고 2022년에는 불과 0.89%포인트 차이로 패했으며 2026년 다시 시민의 선택을 받았다. 정치인의 길에서 당선은 기록으로 남지만 패배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후 무엇을 바꿨는지는 그 사람의 정치적 성격을 보여주는 또 다른 기준이 된다. ‘군포 41년’이라는 시간도 같은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 군포에서 오래 살았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데 그쳐서는 인물탐구가 될 수 없다. 그 시간 동안 누구와 함께했고 어떤 사회·정치적 활동을 했으며 그 경험이 시장의 정책과 판단에 어떻게 연결됐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한대희가 살아온 시간을 따라가는 이번 인물탐구가 민선 9기 한대희 시정을 이해하는 출발점이 돼야 하는 이유다.
본지는 다음 [김병철 인물탐구②]에서 한대희 군포시장의 정치적 성장 과정에서 주목되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고 이해찬 전 국무총리를 중심으로 그의 정치적 뿌리를 추적한다.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기획위원으로 활동했던 이력과 한대희가 2026년 출마 과정에서 직접 언급한 이해찬 전 총리와의 인연을 각각 살펴보고, 확인된 사실과 정치적 해석을 구분하면서 두 인물이 한대희의 정치관과 공적 책임에 어떤 의미로 자리하고 있는지 짚어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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