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적률 상향·블록단위 통합정비·기반시설 확충 등 체계적 정비 기틀 마련

인천지역 주택 10채 가운데 3채가 준공된 지 30년 이상 지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구월과 연수·선학 등 대규모 계획도시를 통합적으로 재편하기 위한 기본계획 수립이 막바지 단계에 들어갔다. 개별 아파트 재건축을 넘어 교통과 공원, 생활SOC를 함께 개선하는 방식이지만 용적률 상향에 따른 인구밀도 증가와 기반시설 확충, 주민 이주대책을 어떻게 조정할지가 향후 사업의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인천시는 3일 도시계획·도시정비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노후계획도시정비위원회를 열고 구월, 연수·선학, 계산, 갈산·부평·부개, 만수1·2·3 등 5개 지구의 ‘노후계획도시정비기본계획안’에 대한 심의를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획은 노후 공동주택을 개별적으로 재건축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대규모 생활권 단위로 주택과 교통, 공원·녹지, 생활편의시설을 동시에 정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지구별 용적률 기준과 블록 단위 통합정비, 역세권 고밀·복합개발 방향도 함께 검토됐다.
정비 필요성은 인천의 주택 연령에서도 확인된다. 국가데이터처의 ‘2024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인천의 전체 주택은 115만3000호로, 이 가운데 준공 20년 이상 주택은 61만4000호로 53.2%를 차지했다. 30년 이상 된 주택도 34만6000호로 전체의 30.1%에 달했다. 전국 30년 이상 주택 비율 28.0%보다 2.1%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이번 기본계획 대상은 모두 5개 지구로 면적을 합하면 약 1214만㎡에 달한다. 연수·선학지구가 약 621만㎡로 가장 넓고 구월 126만㎡, 계산과 갈산·부평·부개가 각각 161만㎡, 만수1·2·3지구가 145만㎡ 규모다. 모두 택지 조성이 완료된 뒤 20년 이상 지난 대규모 계획도시다.
이들 지역의 정비가 본격화된 것은 2024년 4월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시행되면서다. 특별법은 노후 계획도시를 단지별로 정비하는 대신 광역적으로 재편할 수 있도록 특별정비구역 지정과 각종 지원 근거를 마련했다. 국토교통부는 특별정비구역을 선정할 때 주민 동의뿐 아니라 정주환경 개선의 시급성과 도시기능 활성화 필요성, 주변지역 파급효과 등을 함께 고려하도록 세부기준도 마련했다.
인천시는 이에 따라 5개 지구를 총 39개 특별정비예정구역으로 나눠 정비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해 말 공개한 기본계획안에는 주택정비형뿐 아니라 중심지구정비형과 이주대책지원형 등을 포함하고 기준용적률, 공공기여 재투자, 기반시설 확충 방향을 제시했다.
주민들의 사업 참여 의사도 상당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인천시가 올해 선도지구 공모를 받은 결과 39개 특별정비예정구역 가운데 21개 구역, 총 4만6100호가 신청했다. 신청지역의 평균 주민 동의율은 약 76%였다.
시는 지난달 이 가운데 6개 구역, 1만6267호를 첫 선도지구로 최종 선정했다. 구월지구 B1구역 2756호, 연수·선학지구 A7·A12구역 5605호, 만수1·2·3지구 A4구역 1530호, 갈산·부평·부개지구 A3구역 2958호, 계산지구 A5구역 3418호다. 연수·선학 선도지구의 평균 주민동의율은 90.3%, 갈산·부평·부개 A3구역은 87.8%로 집계됐다.
정비 규모가 큰 만큼 사업성 확보와 공공성 사이의 조정도 필요하다. 인천시는 지난 4월 관련 조례를 마련해 용적률 증가에 따른 공공기여 비율을 법에서 허용하는 최소 수준으로 조정했다. 사업성을 높여 주민 부담을 낮추겠다는 취지지만, 고밀 개발이 이뤄질 경우 늘어나는 인구와 차량을 수용할 도로·대중교통, 학교, 공원 등의 확보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실제 인천시가 기본계획 수립 과정에서 제시한 원도심 문제에도 생활SOC 부족과 주차난, 누수 등 기반시설 노후화가 포함됐다. 시는 역세권 복합거점 조성과 생활SOC 개선, 공원·녹지 확충 등을 지구 정비와 연계한다는 방침이다.
지역별 개발 방향도 차별화된다. 연수·선학지구는 미래형 정주환경, 구월지구는 문화·예술 기능, 계산지구는 산업·생태를 연결한 도시구조, 갈산·부평·부개지구는 굴포천과 역세권을 연계한 수변 생활권, 만수1·2·3지구는 세대통합형 주거공간 조성이 기본 방향으로 제시돼 있다.
노후계획도시 정비가 대규모로 동시에 진행될 경우 주민 이주 문제도 피할 수 없다. 특별법에 따른 기본계획에는 기반시설뿐 아니라 단계별 정비계획과 이주대책 등이 포함되는 만큼 특정 시기에 철거와 입주가 집중되지 않도록 사업 시기를 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39개 구역 가운데 이미 1만6000호 이상이 선도사업 대상으로 정해진 만큼 향후 후속 구역까지 사업이 확대되면 전·월세 시장과 주변 생활권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인천의 도시개발이 원도심 정비와 외곽 신규개발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인천시는 2032년까지 도시개발·택지개발·공공주택지구 등 39개 구역에서 약 23만 세대의 주택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 노후계획도시의 재건축 물량까지 더해질 경우 주택 공급 시기와 교통·학교 등 기반시설 투자 순서를 종합적으로 조정할 필요성이 커질 전망이다.
이번 위원회 심의를 통과한 기본계획은 앞으로 국토교통부 노후계획도시정비 특별위원회의 심의·승인 절차를 거쳐 최종 확정·고시된다. 이후에는 선도지구를 포함한 개별 구역에서 특별정비계획을 수립하고 특별정비구역 지정 등 실제 사업 절차를 밟게 된다.
결국 사업의 성과는 용적률을 얼마나 높이고 주택을 몇 채 추가로 공급하는지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30년 이상 된 주택이 이미 34만호를 넘어선 인천에서 노후 주거환경 개선과 함께 교통·녹지·생활SOC를 얼마나 확충하고 기존 주민의 이주와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는지가 도시정비의 지속 가능성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남영희 인천시 균형발전부시장은 “지구별 특성을 반영한 완성도 높은 기본계획을 조속히 확정해 주민들의 정주 여건을 개선하고 건전한 도시 발전 모델을 정립할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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