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기관 업무협약 체결…응급상황부터 만성질환 관리까지 전주기 의료 지원

해양수산부가 의료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어선원을 위한 ‘어선원 주치의(Doctor-Link)’ 시범사업에 본격 착수한다. 외국인 선원을 포함한 어선원들이 조업 전 건강 점검부터 장기 조업 중 원격진료, 응급상황 대응까지 체계적인 의료지원을 받을 수 있는 국가 단위 건강관리 체계가 처음 가동되는 것이다.
해양수산부는 5월 15일 8개 참여기관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시범사업을 공식 시작한다고 14일 밝혔다. 참여기관은 제주특별자치도,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수협중앙회,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 인천항만공사, 여수광양항만공사, HK이노엔 등이다. 이번 사업은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해역에서 장기간 조업하는 어선원의 특수 환경을 고려해 설계됐다.
특히 제주특별자치도 근해어선은 육지로부터 약 400해리(640km) 이상 떨어진 해역에서 3~4일을 이동하고, 한 번 조업에 45일 이상 바다에 머무르는 경우도 있어 응급의료 접근성이 크게 떨어진다.
어선원 주치의 사업은 네 단계 건강관리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첫 번째는 일반건강검진 이행 여부를 확인하고 미검진자의 검진을 지원하는 기초건강검진 관리다. 두 번째는 출항 전 만성질환 여부 확인과 건강 상태 점검, 약 처방 등을 포함한 원격검사와 진료다. 세 번째는 조업 중 주간 건강검사 키트를 활용한 정기 검사와 수치 모니터링이며, 이상 수치가 확인되면 즉시 의사 상담이 연결된다. 네 번째는 외상이나 급성질환 발생 시 원격 응급처치를 지원하는 구조다.
이 사업에는 인공지능과 저궤도위성 통신 기술이 적용된다. 즉, 통신이 불안정한 원거리 해상에서도 건강 데이터를 실시간 전송하고 의료진 판단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핵심이다. 실제 장거리 조업 환경에서 의료 접근성을 바꾸는 기술 기반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시범사업은 우선 저궤도위성 통신망을 사용 중인 제주지역 근해어선 약 100척, 어선원 약 1천명을 대상으로 5월 15일부터 12월까지 운영된다. 정부는 이후 사업 효과성과 현장 만족도, 응급 대응 성과 등을 분석해 전국 확대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이 정도 규모면 원거리 조업 선원 상당수가 실제 혜택 여부를 체감할 수 있는 수준으로 평가된다.
실제 현장에서는 의료 대응 지연으로 위험 상황이 반복돼 왔다. 약 220해리 해상에서 두드러기와 오한 증상을 보인 선원이 구조 신고 후 7시간 만에 응급구조대와 연결된 사례가 있었고, 작업 중 손가락 절단 사고가 발생해 수시간 동안 응급 대응을 이어간 사례도 보고됐다. 의식을 잃은 상태로 발견돼 병원 이송 후 사망한 사례까지 확인되면서 해상 건강관리 체계 필요성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최현호 해양수산부 수산정책실장은 “어선원 주치의 사업은 먼 바다에서 조업 중 발생할 수 있는 만성질환 악화, 응급환자, 안전사고에 대비하여 어선원의 생명을 구하고 위험을 예방하는 체계적인 건강관리 대책이다”라며 “특히 관리 사각에 놓일 수 있는 외국인 어선원까지 세밀하게 살피는 관리 체계를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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