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섬에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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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섬에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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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보는 세상 110>이생진 '무명도(無名島)'

 
   
  ^^^▲ 울릉도
ⓒ 경상북도^^^
 
 

저 섬에서
한 달만 살자
저 섬에서
한 달만 뜬 눈으로 살자
저 섬에서
한 달만
그리운 것이
없어질 때까지
뜬 눈으로 살자

어릴 때부터 나는 남해안 어딘가에서 제 홀로 파도를 철썩이고 있는 이름 없는 작은 섬을 하나 사고 싶었습니다. 그리하여 그 섬에 들어가,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와 같이 그 섬에 들어가, 자연 그대로 살고 싶었습니다.

그 섬에 작은 동굴이 하나 있다면 그 동굴을 집으로 삼고, 옷과 이불은 그 섬에서 자라는 여러 가지 풀들로 만들고, 논과 밭이 없다면 스스로 야무진 땀을 흘려 논과 밭을 만들어 농사를 지으며 그렇게 살고 싶었습니다.

심심할 때면 그 섬 마루에 올라가 가없이 펼쳐진 수평선을 바라보며, 진종일 끼룩거리는 갈매기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배가 고플 때면 바닷가로 가서 굴과 소라와 전복을 따먹으며 그렇게 살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어른이 되어 중늙이로 변해가는 지금까지도 그 꿈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아니, 어쩌면 그 꿈은 내가 살아 생전에 도저히 이루지 못할, 끝내 허황된 꿈 그 자체로 남을 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꼭 1년 만이라도, 아니 꼭 한 달만이라도, 그렇게 살아보고 싶습니다. 일상의 모든 것 헌 신짝 던지듯 훌훌 벗어던지고 빈 손으로 나의 섬에 들어가고 싶습니다. 근데 그런 나의 섬이 남해안 어딘가에 있기는 있을까요.

시인은 이름 없는 섬에서 한 달만 살고 싶다고 말합니다. "한 달만 뜬 눈으로 살"고 싶다고. 그리하여 "그리운 것이/없어질 때까지" 한 달만 그 섬에서 "뜬 눈으로" 그렇게 살고 싶다고 말합니다.

근데 이 시에서 시인이 말하는 "그리운 것"은 대체 무엇일까요. 사랑하는 사람의 촉촉히 젖은 눈동자일까요? 아니면 꿈에도 잊지 못하는 고향의 모습일까요? 그도 아니면 나를 낳아 길러준 어머니의 모습일까요 ? 그도, 그도 아니면 원죄 같은 그리움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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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응경 2003-08-23 13:56:52
저도 같은 마음이 드네요.
자연 그대로 그 섬에 살고 싶네요.

사진, 글 다 좋습니다. 사진도 직접 찍으시면 더 좋을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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