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오정’이라는 말이 비아냥거리는 용도로서 사회에서 더 큰 화제가 되기도 한다. 한마디로 ‘남의 말귀를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는 사람’을 일컬으며, ‘경청하지 않고, 엉뚱한 답변을 일방적으로 하는 사람’이라는 뜻도 있다.
특히 정치 지도자가 ‘사오정’이라는 말을 듣는다면, 그 사람 자체는 물론 그 나라의 국민, 국가 자체가 “배가 산으로 간다‘는 말처럼 일이 엉뚱하게 꼬이고, 사태는 악화일로를 걷게 된다.
어떤 상대가 질문을 던졌다고 하자. 질문 내용과는 동떨어지게 일방적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하는 지도자도 있다. 우리는 역사속에서 그러한 ’사오정‘같은 지도자를 목격할 수 있고, 최근 들어 더욱 ’사오정 정치 지도자‘가 많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사오정 지도자는 일방적으로 화를내기도 하고, 자신의 무지를 숨기면서 엉뚱한 답변을 내놓고 마치 그 상황을 제대로 모면할 수 있다는 정치적 꾀로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또 당돌하게 논점을 빗대어 말하기도 하고, 불편한 질문은 아예 무시해 버리기도 한다.
한 나라의 지도자로서의 책임은 속된 말로 ’이웃집 개나 갔다 주어라‘는 식의 무책임한 언행을 하기도 한다. 사오정 지도자에세거는 도무지 성실함, 충실함, 진정성이 1%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런 지도자와 그 국가는 앞날이 먹구름 속에서 갈팡지팡할 것이다.
서론이 길었다. 이웃나라 일본의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언어 습관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입헌민주당의 노다 요시히코 대표가 우선 거론한 것이, 대만 유사시는 ”존립 위기 사태가 될 수 있다“고 하는 총리의 발언을 계기로 냉각된 중·일 관계였다. 종래의 일본 정부 답변을 밟아 가겠다는 다카이치 총리에 대해, 노다씨는 ”국익을 해치는 독단 전행“이 아니었나 지적하며, 총리 발언이 초래한 결과에 대해 책임을 느끼고 있는지 물었다.
그러자 총리는 ”직접 대답하지 않고, 정부의 지금까지의 답변을 그냥 되풀이하이만 하면서 (무슨 답변을 했는지 모르지만) 그 범위에서 성실하게 대답했다며, 마치 질문한 쪽에 원인이 있다“식으로 책임 전가를 했다. 그가 나한테 그런 질문을 하지 않았으면, 나도 그런 답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책임전가(責任轉嫁)의 전형을 보여주었다는 것이 일부 일본 언론의 보도이다.
논란이 일파만파로 번지자, 다카이치 총리는 발언이 있던 다음의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향후, 반성점으로서 특정의 케이스를 상정해 명언하는 것은 삼가겠다“고 말했지만, 그 답변에서는 ”반성의 자세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고 27일 아사히신문은 사설에서 지적했다.
’존립위기사태‘ 인정은 일본 자위대가 참전하고, 일본이 전쟁 당사국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 무게를 가린 후에, 말을 선택한 것 같지 않다는 게 사설의 지적이다.
신문은 또 다른 사오정의 사례를 들었다. 노다씨는 기업·단체 헌금의 재검토 문제도 언급했다. 국민 민주당과 공명당이 국회에 제출한, 헌금의 수용을 정당 본부와 도도부현 조직에 한정하는 법안에 찬의를 나타낸 다음, 총리의 견해를 밝혔다고 한다.
그런데 놀란 것이 총리의 응답이다. ”그런 것보다, 정수나 삭감합시다“고, 갑자기 정수 삭감을 들고 나온 것이다. 뚱딴지같은 답변이라는 지적이다. 자민당의 파벌의 비자금 문제로 실추된 정치에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 그동안 여야당에서 논의를 쌓아온 테마를 ”그런 것“이라고 표현해 문제의식이 있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다는 게 언론의 지적이다..
또 공명당의 사이토 테츠오 대표는 ”비핵 3원칙(일본 정부의 국시)의 견지를 요구하는 가운데, 3원칙이 국회에서도 결의되고 있는 것을 들어, 재검토는 정부·여당만으로는 결정할 수 없고, 국회에서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총리는 ”정책상의 방침“이라는 표현을 사용, 안보 3문서 개정과 관련해 명시적으로 재검토를 지시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지만, 국회의 관여 여부는 언급하지 않았다. 정권의 판단만으로 바꿀 수 있도록 포석을 깔고 있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아사히 사설은 지적했다.
이와 관련 일부 전문가는 ’다카이치 사나에‘의 개인적 즉흥 답변이 아니라 일본 극우세력과 물밑에서의 ’합의‘에 따라 하는 발언이 아니냐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설령 그 해석이 설득력이 있다해도, 일본인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많지 않다. 그러나 워낙 강경한 그들의 목소리가 크기 때문에 무시할 수 없는 상황임을 인식하지 않으면 안된다.
특히 ’대만 유사시‘ 일본의 ’존립위기사태‘ 발언이 실제 상황에서 이뤄질 경우, 한국에 미치는 영향 역시 작지 않다. 다카이치의 발언 속뜻을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며 한국 외교부에게도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자칫 사오정식 발언으로 치부해 버릴 경우의 나타날 수 있는 우(愚)를 범해서는 안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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