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람 이매뉴얼(Rahm Emanuel)이 이스라엘과의 관계에 대해 강력한 비판을 제기하며, 미국과의 관계가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군사적 대응을 비판하고, 국제 사회에서의 고립을 언급하며 새로운 방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람 이매뉴얼은 “이스라엘의 군사적 대응이 무모하고 부주의했다”고 비판“하고, ”두 국가 해법 대신 ‘23개국 해법’을 제안“했다.
민주당원 가운데 상당수가 미국이 이스라엘을 지나치게 지지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가운데, 이매뉴얼은 ”이스라엘의 국방 예산에 대한 미국의 보조금을 중단하기를 원하면서, 이스라엘이 점점 더 고립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매뉴얼은 이스라엘에 대한 국제적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람 에마누엘 하원 의장은 오랫동안 이스라엘을 옹호해 온 인물로, 이번 주 텔아비브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강력히 비난하고 미국과의 관계가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는 단호한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 이스라엘, 팔레스타인인의 생명에 무모한 행동
AP통신이 입수한 람 이매뉴얼의 연설문에 따르면, 그는 8일(현지시간) 텔아비브 대학교에서 “지금과 같은 상태로는 존속하거나 살아남을 수 없다”며 “우리의 관계를 굳건히 유지하기 위해서는 의미 있는 변화와 새로운 방향이 필요하다"고 말할 예정이다.
그는 연설에 앞서 가진 인터뷰에서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공격에 대한 이스라엘의 지속적인 군사적 대응은 ‘팔레스타인인의 생명을 대하는 데 있어 무모하고 부주의했다. 군사 작전뿐만 아니라 식량과 의약품을 군사적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 또한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일부 인권 단체들이 제기하고 이스라엘과 미국 정부가 부인하는 이스라엘의 ’집단 학살‘(Genocide) 혐의에 대한 질문에 대해 람 이매뉴얼은 ”우크라이나와 수단의 분쟁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이 문제를 단독으로 논의해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그 문제에 대해 논의할 준비는 되어 있다“면서도 ”하지만 그것이 정치화되어 대량 학살의 의미가 희석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종합적으로 볼 때, 민주당 중도파의 핵심 인물인 그의 인터뷰와 곧 있을 연설은 가자지구 전쟁 발발 후 거의 3년이 지난 지금, 민주당이 이스라엘에 대한 역사적인 지지에서 얼마나 멀어졌는지를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이다.
* 미국인 약 58%, 이스라엘 지나치게 지지
AP-NORC 공공문제연구센터의 새로운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원의 약 58%가 미국이 이스라엘을 ”지나치게 지지한다“고 답했는데, 이는 2024년 1월의 45%에서 증가한 수치이다. 민주당원의 절반 정도는 이스라엘이 하마스와의 전쟁 중 팔레스타인인에 대해 집단 학살을 자행했다고 믿고 있다.
람 이매뉴얼의 제안에는 팔레스타인 민간인과 재산을 공격하는 이스라엘인에 대한 제재와 국제 사회 대부분이 불법으로 간주하는 정착촌을 지원하는 기업 및 은행에 대한 제재가 포함될 것이다. 그는 또 이스라엘의 국방 예산에 대한 미국의 보조금을 중단하기를 원하며, 이스라엘이 ”우리 법을 준수하는 다른 모든 신뢰할 수 있는 동맹국과 동일한 재정 조건, 동일한 제한 및 요건 하에 미국 무기를 구매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이매뉴얼은 미국 지도자들의 잘못된 결정에 고무된 네타냐후가 이스라엘을 ’막다른 길‘로 몰아넣었다고 비난할 것이다.
그는 ”오랫동안 미국의 대(對)이스라엘 정책은 워싱턴이 예루살렘을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은 아무런 조건이나 요구, 그리고 의견이 다르더라도 아무런 결과 없이 이스라엘 정부를 맹목적으로 침묵하며 지지하는 것이라는 가정하에 운영되어 왔다“면서 ”그것이 우리의 실수였다. 무조건적인 지지는 미국의 우려를 무시하더라도 자신의 전략적 이익에 아무런 손해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스라엘) 총리를 만들어냈다.“고 강조했다.
* 중도 성향의 민주당 인사. 이스라엘에 대해 소극적 입장
대통령직에 출마하려는 미국인이 다른 나라, 그것도 이스라엘처럼 긴장이 고조된 나라를 방문하여 그 나라 정치 지도부를 그토록 신랄하게 비판한 전례는 거의 없다. 람 이매뉴얼과 같은 중도 성향 인사들은 최근 몇 년간 미국의 이스라엘 지원에 대해 민주당의 진보적 지지층 보다 문제를 제기하는 데 더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 네타냐후는 어떻게 반응할까?
람 이매뉴얼의 발언은 네타냐후 총리로부터 비슷한 수준의 격렬한 반응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과거 미국 하원 최초의 유대인 의장이 되려 했던 람 이매뉴얼을 ”자기혐오에 빠진 유대인“이라고 비난한 적이 있다. 10월 재선 도전에 나선 네타냐후 총리는 국제적인 비난 속에서도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이매뉴얼과의 대립을 정치적 이득으로 활용하려 할 수도 있다.
8일 이매뉴얼 연설에 앞서 텔아비브에 도착한 그는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다가오는 이스라엘 선거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위해 방문 기간 동안 이스라엘 선출직 공무원들과의 접촉을 의도적으로 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의 일정에는 이스라엘인과 팔레스타인인이 함께 이용하는 병원 방문과 10월 7일 인질극 희생자 가족과의 만남이 포함되어 있다.
가자지구 전쟁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끄는 공화당에 기울어진 것으로 보이는 네타냐후 총리의 행보로 인한 파장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고심하는 민주당 대선 후보들에게 이번 연설은 특히 정면 승부를 펼치는 전략이 될 것이다.
가자지구 전쟁은 미국의 양대 정당 모두에서 정치적 연합을 흔들었고, 젊은 유권자들은 이스라엘의 전쟁 방식에 반감을 품으며 미국 지도자들에게 더욱 강경한 입장을 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 문제는 올해 일부 민주당 하원 예비선거를 뒤흔들었으며, 2028년 민주당 대선 후보 지명 경쟁에서도 주요 쟁점으로 남을 수 있다.
람 이매뉴얼은 전쟁 종식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거의 기울이지 않는 네타냐후를 질책하며 ”전 세계적으로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다“고 지적할 것이다.
그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당신들은 유럽을 잃었다. 당신들의 과학자들은 국제 연구 네트워크에서 배제되고 있다. 당신들의 예술가와 학자들은 전시회와 학술대회에서 배척당하고 있다.“
* 이스라엘에 대한 국제적 지지 약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 및 공화당과 대체로 강력한 유대 관계를 구축해 왔지만, 최근 몇 년 동안 민주당 지지층 사이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는 약화되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점점 더 고립되고 있다는 람 이매뉴얼의 발언은 최근 JD 밴스 부통령의 발언과 맥을 같이하며, 이는 양당 모두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밴스 부통령은 최근 미국이 이란과의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던 중 백악관 브리핑 룸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현재 이스라엘에 우호적인 유일한 국가 원수“라고 칭했다.
강경한 발언을 서슴지 않는 이매뉴얼은 유대인이며 아버지가 예루살렘에서 태어났다는 점에서, 때로는 공감과 이해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한다. 그는 2023년 10월 7일 하마스 주도 무장 세력이 이스라엘에 공습과 지상 공격을 감행하여 약 1,200명을 살해하고 250명 이상의 인질을 잡았던 사건의 참상을 언급했다. 또 팔레스타인 지도자들과의 이전 평화 회담에서 나타난 실망스러운 결과들을 지적했다.
그는 ”역사를 인정하는 동시에, 앞으로 나아갈 길은 오로지 비난으로만 규정되는 과거에 갇혀서는 안 된다“고 말할 것이다. 그는 ’두 국가 해법‘(two-state solution)을 ’신뢰를 잃은‘ 것이라며, 대신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그리고 아랍 연맹의 나머지 21개 회원국이 평화 협정에 참여하는 ”23개국 해법“(23-state solution)을 추진할 것이다.
그는 ”수십 년 동안 팔레스타인 인권을 구호로 내세워 온 21개 아랍 국가들은 이제 소매를 걷어붙이고, 이 땅과 유대인의 역사적 연관성을 인정할 수 있는 통치 기구를 세워야 한다“고 말할 것이라고 AP는 내다봤다.
아직까지 2028년 대선 출마를 공식적으로 선언한 유력 민주당 인사는 없지만, 11월 중간선거 이후 후보군이 수십 명에 이를 가능성이 있어 상황이 곧 바뀔 수도 있다. 백악관 비서실장, 하원의원, 시카고 시장, 미국 대사를 역임하며 지난 30년간 다양한 공직을 맡아온 람 이매뉴얼만큼 출마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인물은 드물다.
현재는 공직을 맡고 있지 않지만, 그는 여러 정책 제안을 발표하고, 조기 투표가 실시되는 뉴햄프셔주를 자전거로 누비고, 팟캐스트에 출연하고, 소셜 미디어 활동을 강화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로 주목받고 있다.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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