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령이 선포된 지 6개월 만에 새로운 대통령을 뽑는 본투표 일이 6월 3일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NBC 뉴스는 한국의 새 대통령이 직면해야 할 첫 번째 과제는 “(미국 대통령) 트럼프 대응”이라고 지적했다.
NBC뉴스는 3일 “3일 한국에서 새 대통령이 선출되면, 수개월간 이어진 국내 정치적 혼란은 끝나겠지만, 이들의 선택은 한국과 미국의 관계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자유주의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후보는 선거가 치러지기 6개월 전 윤석열 대통령이 갑자기 계엄령을 선포해 5천만 명이 넘는 동아시아 민주주의 국가를 혼란에 빠뜨린 지 6개월 만에 실시되는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지난해 12월 14일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령으로 인해 국회에서 탄핵된 이후, 한국은 여러 차례 임시 대통령(대통령 권한대행)을 교체하며 리더십 공백에 빠져 있었다. 이러한 불확실성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5%의 ‘상호 관세’를 부과하는 등 여러 가지 조치를 취한 상황에서도 워싱턴에 있는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에 제약을 가하고 있다.
4월 4일 대한민국 헌법재판소가 윤석열의 탄핵을 확정(대통령 파면)하면서 시작된 대선 보궐선거는 안정 회복을 약속하며, 사전 투표에 참여한 국민의 수는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최근 한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워싱턴 아시아 그룹 기업 컨설팅의 제니퍼 리 대표는 “많은 사람들이 긴 6개월이 지났기 때문에, 그 이전의 일상으로 넘어가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2022년 대선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근소한 차이(0.73%)로 패한 이재명(61세)은 윤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가장 유력한 차기 대통령으로 여겨져 왔다.
호놀룰루에 있는 외교 정책 연구소인 퍼시픽 포럼의 지역 문제 담당 이사인 롭 요크는 그러나 이재명 후보에 대한 대중의 지지는 이재명 후보의 정책 입장에 대한 동의보다는 윤석열의 행동을 비난하기를 거부한 보수 정당인 ‘국민의힘’에 대한 분노에서 더 많이 비롯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에 대한 열광이 특별히 강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는 여러 가지 이유로 특별히 고무적인 인물은 아니지만, 보수당은 지금 너무 오염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더욱 높이는 것은 보수층의 표가 국민의힘 후보 김문수와 반페미니즘적 발언으로 논란을 빚어 온 신생 개혁신당의 젊은 의원 이준석으로 나뉘고 있다는 사실이다.(그동안 김문수-이준석 단일화 시도는 여러 차례 있었으나, 끝내 단일화는 실패로 끝남)
이재명 후보는 선거운동 기간 중 중도로 이동했지만, 전임자보다 중국과 북한에 더 개방적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미국과 한국과 3자 안보 협력을 맺고 있는 일본에 대해서는 덜 우호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NBC 뉴스는 전했다.
아시아 그룹의 제니퍼 리는 윤석열이 “너무 친미적이고 강경한 미국적”이어서 한·미 관계가 지금처럼 강력하게 유지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그녀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 좀 더 균형 잡힌 행동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나 한국에 주둔한 28,500명의 미군에 대한 비용 분담과 같은 문제에 대해 "“경하게 나선다면, 앞으로 훨씬 더 많은 갈등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후보는 한·미동맹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고, 이미 트럼프 행정부에 접촉을 시작했다. 지난주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이재명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력에 탁월하다”며, 자신과 트럼프 대통령 모두 단순히 국민의 이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는 트럼프의 보수적 견해와 일치하지는 않지만, 대중적이고 직설적인 스타일을 좋아하는 지지자들은 과거에 이를 “한국의 트럼프”라는 별명으로 불렀다고 NBC 뉴스는 소개하기도 했다.
트럼프와 마찬가지로 이재명 후보도 작년 부산 방문 중, (암살범에 의해) 목에 칼에 찔려 목숨을 잃을 뻔했다.
요크는 “성격적으로 보면, 두 사람이 한 방에 있다면 아마 잘 어울릴 것 같다. 두 사람 모두 스스로를 협상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고, 서로에게 유리하게 보이는 협상을 성사시키는 데 더 관심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의 새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는 한국에 큰 타격을 준 관세 협상 타결이다. 25% 관세 외에도, 세계 10위 경제 대국인 한국은 철강과 자동차 등 주요 수출 품목에 대한 높은 관세 부담에 취약하다.
새 대통령은 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탄도 미사일과 핵무기 프로그램을 진전시켜 온, 더욱 강경한 북한과 마주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이재명 후보는 북한과의 더 큰 소통을 선호하며, 지난주에는 기술적으로 아직 전쟁 상태에 있는 두 경쟁국 간의 군사 핫라인을 복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과의 대면 외교를 부활시키고 싶다고 밝혔지만, 북한은 2018년과 2019년에 두 정상이 만났을 때보다 협상에 대한 관심이 훨씬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은 현재 러시아와의 안보 협력을 통해 중요한 경제적, 군사적 지원을 받고 있으며, 작년에는 북한이 더 이상 남한과 화해를 추구하지 않는다고 말한 적이 있다.
한반도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수천 명을 철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에도, 이 방안을 제시한 적이 있다. 한국 정부는 그러한 논의가 없었다고 밝혔지만, 국방부 관계자들은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이 지난 주말 싱가포르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미국의 접근 방식을 설명한 연설에서 한국과 주한미군은 거의 언급되지 않았으며, 이로 인해 미국이 워싱턴에서 어떤 입장을 취하는지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연세대 북한연구소의 봉영식 북한 전문가는 주한미군을 언급하며 “미국은 주한미군 감축을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실행할 수 있다. 결국 주한미군은 그들의 군대니까”라면서도 “하지만, 그들은 안보 파트너들이 처해 있는 상황을 고려하고 이에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미국에 좋은 것이 세계에도 좋다”는 식의 접근 방식을 취한다면, 그런 접근 방식이 얼마나 오래 효과가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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