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정부 지출을 대폭 삭감하겠다는 약속에도 불구하고, 국방부 예산을 증액해, 약 1조 달러(약 1,425조 원) 규모의 국방비 책정을 발표했다. 그러나 그 예산이 어디에서 나올 것이며, “더 중요한 것은 마련된 국방비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사용할 것인가”하는 문제가 과제라고 ‘내셔널 인터레스트’가 11일 보도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스테티스타(Statista)의 자료에 따르면, 현재 미 국방비 예산은 다음 9개국 총지출을 초과하는 규모로, 전 세계 군사비 지출의 40% 이상을 차지한다. 최근 몇 년간 의회 의원들이 군사비 지출을 통제하려고 노력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예산 규모는 갈수록 커지고 있는 양상이다.
트럼프는 낭비를 줄이고 연방 정부의 규모를 대폭 축소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지만, 국방부 예산을 약 12% 늘려 ‘1조 달러’에 이르게 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백악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함께 한 기자회견에서 “아무도 이런 일을 본 적이 없다”며 국방비 증액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트럼프는 “우리는 군대를 강화해야 하고, 비용에 매우 민감하다. 그러나 군대는 우리가 반드시 구축해야 하는 것”이며, “지금 세상에는 악의적인 세력이 많기 때문에 우리는 강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는 특정 프로그램이나 미군의 어느 부서에 예산을 늘릴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지출은 절실히 필요한 군사 장비와 첨단 플랫폼에 사용될 것이라고만 밝혔다.
이전에 국방부 예산 삭감을 지시했던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X (옛. 트위터)에 “대통령님, 감사합니다! 곧 첫 번째 조 달러 규모의 국방부 예산이 발표됩니다. 대통령께서 우리 군을 빠르게 재건하고 계십니다. (추신 : 우리는 납세자들이 낸 모든 돈을 치명성과 준비 태세에 현명하게 사용할 것입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 누가 국방부의 새로운 예산을 지불할 것인가?
백악관은 일반적으로 매년 봄 다음 회계연도의 전체 예산을 공개한다. 2026 회계연도(FY26)는 2025년 10월 1일에 시작된다. 총액은 앞으로 몇 주 안에 변경될 수 있다. 작년에 의회는 국가 방위 프로그램에 8,920억 달러(약 1,271조 원)의 예산을 승인했다.
일부 의원들은 미군이 노후 장비를 교체하고 미국 전투원이 잠재적 적에 비해 전략적, 전술적 우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예산 증액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의사당의 다른 의원들은 연방 예산을 균형 있게 조정하고, 미국 시민들에게 세금 감면을 제공하기 위해 국방 지출을 억제하려고 노력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납세자들의 세금을 현명하게 사용하려는 의도”라고 밝혔지만, 문제는 그 돈이 어디서 나올지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것이 기술계 억만장자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정부효율부(DOGE)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만 언급했다.
미 육군은 현재 계획에 따라 병력 규모를 최대 9만 명까지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비판론자들은 이러한 조치가 최근 몇 년간 육군이 신병 모집 목표를 달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숙련된 인재를 감축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국방부 예산 인상, NATO 약속에 미치지 못할 듯
트럼프가 1조 달러라는 숫자를 어디서 내놓았는지는 불분명하지만, 밀리터리 타임스(Military Times)가 보도한 바와 같이 “설령 증액이 이루어져 미국의 군사 예산이 1조 달러에 달하더라도 트럼프가 모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의 국내총생산의 5%를 국방에 지출한다는 공언한 목표에는 미치지 못한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NATO가 정당한 몫을 지불하지 않는다고 거듭 주장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NATO 내에서 GDP 대비 최대 지출국조차 아니다. 현재 미국은 GDP의 약 3.6%를 국방비로 지출하고 있는데, 이는 폴란드와 에스토니아가 지출하는 약 4%보다 낮은 수치이다. 더욱이 리투아니아는 올해 초 국방비를 최대 5% 지 증액하겠다고 발표했다.
* 국방부 예산 증액은 현대화에 사용될 예정
미군 당국은 또 항공기와 군함을 더 구매하거나 기존 플랫폼 현대화에 예산을 투자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더 많은 예산이 승인되더라도, 국방부 관계자들은 예산 집행 방식을 놓고 의원들과 갈등을 빚을 수 있다.
또한, 국방 예산에는 국방부뿐 아니라 다른 기관에도 자금이 지원되므로 그 범위가 더 넓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군대’라는 단어를 구체적으로 사용한 것은 그가 다른 부처나 연방 기관보다 전통적인 군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가장 큰 우려는 특정 임무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너무 많은 돈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해리슨 카스는 이전에 내셔널 인터레스트에 기고한 글에서 “지구상 200여 개국 중 국방비 지출 면에서 미국에 근접하는 나라는 없다”면서 “물론 미국은 대부분의 다른 국가들보다 더 야심에 찬 전략적 목표를 가지고 있고, 한 세대 동안 단독 패권 국가로 군림해 왔지만, 가장 가까운 경쟁국의 세 배에 달하는 국방비를 지출하는 것은 엄청난 투자라고 지적했다.
카스는 또 ”미국은 매년 군사비로 거의 1조 달러를 지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군사적 관점에서 세계 질서를 지배할 능력이 없다… 미국은 여러 전선에 동시에 병력을 배치할 수 있지만 미국이 요청을 받는다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무력으로 중국을 봉쇄할 수 있을까? 미국이 중국과 러시아에 동시에 맞설 수 있을까?"라고 경고했다.
미국이 이들 국가들보다 훨씬 더 많은 예산을 지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방부의 일부 프로그램은 여전히 엄청나게 비싼 편이다. 핵 추진 초대형 항공모함의 경우, 건조에 수십억 달러, 운영에 수백만 달러, 퇴역 시 수백만 달러가 추가로 소요된다. 마찬가지로, 미국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의 후티 반군과 값비싼 소모전을 벌이고 있다.
중동에서 군함과 항공기의 존재를 유지하고, 무장세력이 미국 해군 함정과 상선에 발사한 비교적 저렴한 무인 항공기(Drone)에 대응하기 위해, 매달 10억 달러(약 1조 4,250억 원)에 달하는 비용이 지출되고 있다. 하지만 후티 반군은 1년 반 전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강력하다. 정권 교체의 시대는 끝났을지도 모르며, 후티 반군은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냉전 시대의 소련과는 달리, 미국은 21세기의 싸움에서 돈을 쏟아붓더라도 이길 수 없다.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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