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더더기 없는 ‘전쟁 속 인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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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더더기 없는 ‘전쟁 속 인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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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제9중대’-진정한 우정, 진정한 영웅이란 과연 무엇인가

^^^▲ 소-아프간 전쟁에 참전한 한 대령의 증언에 근거해 만들어진 영화 '제9중대'.
ⓒ 스폰지 제공 ^^^
‘전쟁과 평화’를 감독한 세르게이 본다르추크의 아들인 표도르 본다르추크가 아버지의 뒤를 이어 만든 전쟁 영화 ‘제9중대’가 13일부터 관객을 맞았다.

영화는 1980년대 후반 소-아프간 전쟁 당시 , 이에 직접 참가했던 발레리 대령의 증언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9중대에는 거의 불가능한 임무를 명령하고 가장 위험한 지역으로 파견했다”는 대령의 진술에 근거한 영화는 거대한 국가의 목적을 위해 희생당하는 젊고 아름다운 청년들, 전우의 죽음을 옆에서 봐야 했던 살아남은 자의 절규 등을 군더더기 없이 보여준다.

아프가니스탄 침공 9년째를 맞이한 1988년 겨울비가 내리던 어느 날. 좀처럼 끝이 보이지 않는 전장에 투입되기 위해 한 무리의 젊은 청년들이 기차역으로 모여든다. 그들의 처지는 같은 장소에 있다는 것 외엔 그 어느 하나도 같은 것이 없다.

군대에 물감과 팔레트를 챙겨들고 찾아온 예술가지망생 지오콘다(콘스탄틴 크류코프), 결혼 하루 만에 소집된 새 신랑 추가이노프(이반 코코린), 징집되는 역전에서 손잡은 부녀의 모습이 담긴 그림을 어린 딸에게서 건네받는 스타쉬(아르테옴 미하일코프), 사랑하는 연인과 헤어진 교생 바라비(알렉세이 차도프), 강한 인상의 소유자 류타예프(아서 스몰랴니노프).

다른 환경에서 다르게 자라온 일단의 젊은이들이 모여 과연 어느 정도까지 단결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영화는 이들이 지옥같은 3개월의 훈련을 이겨내고, 강한 개성 때문에 있을 수밖에 없었던 갈등을 넘어 마침내 끈끈한 전우애로 뭉치는 광경을 묘사한다. 젊은 병사들은 치열한 순간들을 지나며, 작은 희망까지도 함께 나누는 사이로 발전한다.

드디어 아프가니스탄의 땅을 밟던 그날, 임무를 마치고 본국으로 귀환하기 위해 수송기에 오르는 선임 병사들과 마주친 제9중대. 이들은 선임병들이 탄 수송기가 이륙한 지 5분도 안되어 폭격당하는 것을 목격하고 충격에 휩싸인다.

하지만 3개월간의 훈련을 거쳐 남자로 태어난 그들은 전쟁터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숨길 수밖에 없다. 수송부대가 후방까지 안전하게 물품을 보급하도록 방어하는 것이 주임무였던 제9중대. 이들은 드디어 무자헤딘과 맞서기 위해 자르단3234 고지에 올라 이제껏 경험해보지 못한 가장 실제적인 전투를 경험한다.

^^^▲ 표도르 본다르추크 감독은 전쟁에 관한 이야기보다는 전쟁 속 인간에 관한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다.
ⓒ 스폰지 제공 ^^^
영화는 전쟁을 열렬히 찬성하지도, 그렇다고 반대하지도 않는다. 그저 있는 그대로의 전쟁을 그리고 있을 뿐이다. 이 영화에서의 전쟁이란 그 이유도 시작도 끝도 불분명한 싸움이라는 것.

영화는 밑도 끝도 없는 이야기에 살을 붙이기보다는 게릴라전이나 지근거리(至近距離) 일대일 대면과 같은 좀 더 현실적인 장면 묘사에 공을 들였다.

“전쟁과 내가 겪어온 세대에 관한 거대한 스케일의 메이저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는 본다르추크 감독은 영화에서 전쟁에 관한 이야기가 아닌, 전쟁 안에 있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영화에는 할리우드 영화에서 봐 왔던 첨단무기의 위력을 보여주는 컴퓨터그래픽액션보다는 아프가니스탄의 산 중턱에서 마지막 총격까지 목숨을 내놓고 싸웠던 젊은 병사들과 이들이 함께 했던 전장의 생활들에 더 많은 시간과 화면을 할애했다.

본다르추크 감독은 이 영화가 만들어질 당시인 2005년, 감독의 변을 통해 “(1994년) 제1차 체첸 사태가 발발했을 때, 세계 언론은 ‘(체첸 인들은) 어떻게 젊은 소년들을 징집해서 험악한 전장으로 내몰 수 있는가’에 대해 떠들었지만 어느 누구도 10년에 걸쳐 아프가니스탄이라는 낯설고 먼 땅으로 어린 소년들을 보낸 우리 정부의 끔찍한 행위는 기억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영화의 기획 의도에 대해 “삶에 대한 온전한 가치관이 정립되지 않은 채 ‘나는 이곳에서 무시무시한 무기를 들고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고 끊임없이 자문해도 쉽사리 답을 얻을 수 없는 병사들의 모습을 비춰보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전쟁 영화를 보고 나면 생기는 마음의 울림과 슬픈 멜로영화를 보고 난 후의 애잔함, 가족의 의미를 전해 주는 영화에서 받는 따스한 느낌을 모두 받고 싶은 이들에게 이 영화, 제9중대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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