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나무는 목본식물, 풀은 초본식물을 말하는데, 대나무는 목본식물일까 초본식물일까 ? 목본식물과 초본식물은 식물학적 특성이 다르지만 겨울에 땅위의 줄기가 살아있는가 여부로 구분하기도 한다.
목본식물은 겨울에 뿌리와 줄기가 모두 살아있지만, 초본식물은 지상의 줄기는 죽고 땅속의 뿌리만 살아 남아 다음 해 봄에 다시 싹을 틔운다. 대나무는 식물학적으로는 벼과에 속하는 초본식물이지만 겨울에 지상의 줄기가 살아 있다는 점에서 목본식물과 유사한 특이한 식물이다.
이러한 점에서 대나무는 다른 나무ㆍ풀과는 다른 사회적ㆍ경제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사회적으로는 첫째, 정신적 측면에서 대나무는 ‘대’라는 이름과 같이 줄기가 꼿꼿하고 단단하여 구부러지지 않으며 표면이 깨끗하여 선비정신을 대변하는 절개와 충정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이에 따라 매화ㆍ난초ㆍ국화와 함께 사군자(四君子)로 일컬어져 왔고,
윤선도의 오우가에 나오는 대나무 구절은 이러한 대나무의 성격을 문학적으로 형상화한 대표작이라 할 수 있다.
둘째, 종교적 측면에서 대나무는 영성을 의미한다. 예로부터 사람들은 대나무에 신령한 힘이 있다고 믿었으며, 민간에서는 엄나무ㆍ복숭아가지와 함께 대나무를 액막이하는 나무로 여겼고, 무속에서는 신성한 지역을 상징할 때 대나무를 사용하고 있다.
셋째, 예술적 측면에서 대나무는 전통적 예술재료이다. 대금ㆍ퉁소ㆍ피리 등 관악기의 대부분은 대나무로 만들어졌고, 대나무 악기는 정서를 표현하며 사회를 통합하는데 일조하였다. 또한 수묵화의 소재와 도자기에 그리는 그림에도 대나무를 선호하였다.
경제적으로 대나무는 어떠한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 첫째, 중요한 식용ㆍ약용재료이다. 5월∼6월에 나오는 죽순은 향기와 맛이 좋아 식용으로 쓰이고, 죽엽은 차로 마시며, 줄기 내부에 있는 종이처럼 얇은 껍질은 약재로 사용된다. 또한 마디가 막혀있는 대나무의 특성을 이용하여 최근 대나무통밥이라는 새로운 요리가 탄생하기도 하였다.
둘째, 여러 가지 기구ㆍ공예품의 재료이다. 대나무는 주변에서 구하기 쉽고 가공이 용이하여 건축재ㆍ농기구 등으로 사용하고, 죽부인ㆍ돗자리 등 가정용구와 민속품을 만드는데 사용된다.
셋째, 바이오제품과 웰빙산업의 새로운 소재이다. 죽염은 비누ㆍ치약은 물론 간장ㆍ된장 등 건강식품의 재료로 사용되고, 대나무목초액은 신종 의약품과 바이오농법에 활용되며,
대나무 숯은 불순물을 걸러주는 효능을 발휘하여 친환경 자재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시원하고 내구성이 좋은 대나무 온돌마루도 있고, 목재와 대나무를 복합시킨 집성재와 보드재도 개발되고 있다.
이와 같이 일상생활과 가깝고 효능있는 대나무의 재배면적이 산업화의 영향으로 줄어드는 가운데, 지난해 전남에서 1천ha의 대나무숲을 새로 조성하였고 앞으로 더 확대하여 특산품화시킬 계획이라는 소식에 한줄기 희망이 보이는 듯하다.
전통적 생활ㆍ예술 재료로서의 대나무, 새로운 바이오ㆍ웰빙 소재로서의 대나무가 우리의 생활과 더욱 가까워지게 되기를 바란다.
독자투고 : 산림청 산림보호본부장 허경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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