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 속에 여인의 본능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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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 속에 여인의 본능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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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보는 세상 142> 마광수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
꼭 금이나 다이아몬드가 아니더라도
양철로 된 귀걸이, 반지, 팔찌를
주렁주렁 늘어뜨린 여자는 아름답다
화장을 많이 한 여자는 더욱더 아름답다
덕지덕지 바른 한 파운드의 분(粉) 아래서
순수한 얼굴은 보석처럼 빛난다
아무 것도 치장하지 않거나 화장기가 없는 여인은
훨씬 덜 순수해 보인다 거짓 같다
감추려 하는 표정이 없이 너무 적나라하게 자신에 넘쳐
나를 압도한다 뻔뻔스런 독재자처럼
적(敵)처럼 속물주의적 애국자처럼
화장한 여인의 얼굴에선 여인의 본능이 빛처럼 흐르고
더 호소적이다 모든 외로운 남성들에게
한층 인간적으로 다가온다 게다가
가끔씩 눈물이 화장 위에 얼룩져 흐를 때
나는 더욱 감상적으로 슬퍼져서 여인이 사랑스럽다
현실적, 현실적으로 되어 나도 화장을 하고 싶다
분으로 덕지덕지 얼굴을 가리고 싶다
귀걸이, 목걸이, 팔찌라도 하여
내 몸을 주렁주렁 감싸 안고 싶다
현실적으로
진짜 현실적으로

 

 
   
  ^^^▲ 사위질빵의 열매
ⓒ 우리꽃 자생화^^^
 
 

마광수 교수. 여러분은 한때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 라는 다소 파격적인 글로 장안의 화제를 불러모았던 마광수 교수를 기억하고 계십니까. 마광수 교수는 그 당연한 글로 인해서 졸지에 필화사건에 연루되기도 했고, 잠시 학계를 떠나 있어야만 하는 서글픈 처지에 놓이기도 했지요.

그렇습니다. 나도 야한 여자가 좋습니다. 타고날 때부터 주어진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스스로 더욱 빛나게 하는 일, 그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또한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는 그 말도 누구나 가슴 속 깊숙히 간직하고 있었던 말인지도 모릅니다.

단지 사회적인 지위와 체면, 서푼어치도 안되는 그 알량한 자존심 때문에 그렇게 말을 하지 않고 있었을 뿐이었다는 것이죠. 그렇습니다. 사람뿐만 아니라 어쩌면 지구촌에서 살아가는 모든 생명체는 자신의 아름다운 모습을 최대한 드러내려고 몸부림치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스스로에게 주어진 단점을 감추며 살아가고자 하는 것, 그것은 사람뿐만 아니라 지구촌에 있는 모든 생명체의 본능일 것입니다. 이 시에서는 스스로의 아름다움을 더욱 돋보이게 드러내려고 노력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가장 솔직한 삶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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