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이제는 내 나이도 불혹의 중간 언덕을 지나는 즈음이다 보니 과음을 하면 이튿날 지독한 숙취로 인해 하루종일 힘들다. 그래서 지금은 술을 가급적 줄이고 있는데 아무튼 술을 마시는 사람들은 반드시 그 유형이 있다. 그래서 잠시 소개하고자 한다.
술만 취하면 숨겨져 있던 '끼'를 발산하는 '심봉사 눈뜨는 형'이 있는가 하면 술만 먹으면 우는 '상갓집 아르바이트형'이 있다. (내가 그 범주였다) 또한 술만 먹으면 아무데서나 잠을 자는 '숙취성 혼절형'이 있으며 술자리에서는 잘 헤어졌다가도 다음날 얘기해 보면 밖에서 잤다고 고백하는 '방랑시인 김삿갓형'도 있다.
'분노의 질주형'은 참으로 대책 없는 유형인데 이들은 술에 취하면 이유 없이 뛰기 시작하며 흥이 날 경우에는 차도의 중앙선과 철길 등도 가리지 않는다. 술만 취하면 싸우는 '정의의 용사형'도 골치 아픈 유형이다.
그 외에도 '람보(코만도)형'과 '대중가수 지망형'외에도 '정의의 사자형'등 주당들의 유형은 실로 다양하기 이를 데 없다. 술은 조금만 마시면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고 대인관계에 있어서도 부드러운 윤활유 역할을 한다.
하지만 과하면 '과유불급'의 교훈 그대로 결국엔 '술이 사람을 마시는 형국'으로 발전하기에 이른다. 나도 젊었을 때는 술을 그야말로 말술로 마셔댔었다. 흐르는 세월엔 항우장사도 소용 없고 또한 술에는 그 누구도 장사가 없다더니 그 말은 부동의 진리였다. 나이를 먹다 보니 이제는 과거처럼 기운도 없고 술도 많이 마시질 못 하는 처지로 전락하고야 말았다.
과거 나의 술주정의 유형은 '상갓집 아르바이트형''이었는데 하지만 아들이 입대할 정도로 성장했기에 나의 그 술주정은 이젠 아예 버리기로 했다. 아들이 휴가를 나올 때면 통음을 할 터인데 그 때는 '얌전한 새색시형'으로 내 술주정의 유형을 바꿀 참이다.
그나저나 오늘도 하염없이 내리는 빗줄기는 다시금 술을 부르고 있으니 이 일을 어쩜 좋단 말인가. 내일은 여유자적한 일요일이요, 또한 나는 이제 차도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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