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 갈등, 어디로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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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中 갈등, 어디로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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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식차이가 대립원인, 파국 우려할 상황

 
   
     
 

최근 동, 서양의 문화적 차이에 대한 흥미로운 조사연구가 활발하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이 차이에 대한 연구가 지금 본격적으로 재기되는 것은 참 다행한 일이다.

중국과 미국. 이 두 나라가 바로 지금 그 차이의 대척점에 서 있다. 구글사태로 촉발된 두 나라의 갈등은 오바마 대통령의 달라이 라마 접견이라는 돌발 변수를 만나 증폭되고 무역문제라는 대목에서는 보복의 차원으로 비화했다.

양국 갈등에 대해 두 나라의 국민, 아니 정치 지도자들에게 물어본다면 그들은 아마도 이렇게 대답할 개연성이 매우 농후하다. 미국의 리더 그룹에서는 ‘여전히 군사력에서 우리가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어 결국 중국은 고립되거나 굴복할 것이다.’ 그렇다면 중국의 지도층에서는 어떻게 인식할까. ‘이미 대세는 우리 편이므로 미국은 물러설 수밖에 없어.’ 이렇게 말이다.

처음에는 구글사태 등의 돌출에 의한 우발적인 갈등으로 보았으나 일관된 노선을 견지하고 있는 지금으로서는 이 대립이 다소 의도적이고 전략적 판단에 기초한 것이라는 전제하에서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매우 성급하고 비이성적 결정이었다고 볼 수 있다.

똑같은 상황에 대해 서양인들이 중요한 한 가지 ‘이슈(Issue)’를 따로 떼내어 분석하는 것과 달리 동양인들은 전체적인 ‘관계(關係)’를 인식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주변과 배경을 중시하고 중국인들 역시 꽌시로 살고 꽌시 때문에 죽는다고들 한다.

지금 워싱턴은 고조된 갈등의 결과에 대한 분석적 해법에 집중하고 있을 테지만 베이징에서는 이 갈등의 전개과정과 전체적인 모양새에 신경을 쓰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바마 팀이 결정타를 고민한다면 후진타오 팀은 주변국을 포함하여 변화무쌍한 공세와 수세에 대해 고민한다는 의미다. 결국 이 갈등은 두 나라를 모두 피곤하게 하고 불행하게 할 것이 자명하지만 양측은 어차피 통과해야 할 협곡이라는 인식 때문에 결전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 미국으로선 구겨진 체면을 더 이상 보이고 싶지 않았을 것이고 중국으로서는 치고 빠져도 좋으나 일단 협곡 입구까지 가서 보자는 생각일 지도 모른다.

이 인식의 차이가 비극을 불러올 수 있다. 동서양의 관념구조의 차이는 결코 전면적인 합의에 도달하기 어려운 분명한 한계선을 가진다. 미국은 중국이 약점 투성이라고 여기겠지만 그것을 중국 자체가 얼마나 아파하느냐의 문제는 좀 다르다고 본다. 이를테면 티베트나 신장위구르 문제에 대해 중국이 아주 예민하게 반응하지만 정작 문제가 표면화하면 중국은 가장 손쉬운 방식, 즉 그들의 방식에 따라 해결하거나 묻어버린다. 중국은 미국이 종이호랑이라고 치부하겠으나 경제적 체질이 허약해졌을 뿐 여전히 군사적 절대 강대국이며 수많은 아시아 국가들이 미국으로부터 무기를 사오지 않으면 생존 자체가 보장되지 않는 힘의 원천으로서 건재하다.

양측의 인식은 결코 합치될 수 없다. 미국의 경제가 완전히 회복되거나 중국이 군사적으로 첨단화하지 않는 이상 양국은 외교적 합의상태, 즉, 둘 중 하나가 열세를 인정하고 외교적 기술을 통해 상대의 요구에 부응함으로써 목적에 도달하는 힘의 균형상태를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다.

현재로서는 나는 내 길을 갈 테니 알아서 따라오라는 ‘My way'식이나 다름없다. 보통 한 사람이 빵을 들고 한 사람이 칼을 들고 있으면 여러 사람들 앞에서는 타협할 필요충분 조건이 된다. 지금 그렇지 못한 이유는 상대가 가진 그것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데 있으며 더욱 심각한 문제는 앞에 지적한대로 이 인식 차이를 해결하는 방법에 있어서 자신들의 입장이 주효할 것이라는 것인데 그것 역시 바로 문화적 차이인 것이다.

나는 이 갈등의 양상이 오래 끝나지 않거나 외교상 웃으며 다시 만나 수사를 주고받음으로써 표면적으로는 해소된다 하더라도 상당한 미래까지 잠재적으로 파괴적 에너지를 축적할 것이라고 본다. 인식 차와 함께 주변 국가들의 이해와 자세가 이 갈등의 다양한 돌발변수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과 일본의 미군 주둔문제와 대만에 대한 신무기 공급, 그리고 6자회담과 위안화 절상, 소수민족 문제와 무역마찰 등. 산 넘어 산으로 가는 길목에서 만난 협곡 앞에서 두 나라는 상대가 마이-웨이로부터 물러서 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지금 물러서는 것이 영원히 물러나 앉는 것임을 분명히 인식한 두 나라로서는 어느 누구도 추호의 양보의지를 보이지 않는다.

이 갈등이 지향하는 다음 목적지는 바로 동아시아이다. 한국, 북한, 일본, 대만으로 이어지는 극동 아시아의 군사적 특수상황에 미국이 던질 변수는 자못 심각하다. 미국은 이미 일본에 대해 후텐마 및 도요타 사태를 거쳐 ‘정 떼기’ 포석을 펼치는 게 아닌가 의심해 본다. 예정된 일이었긴 하나 미군차출과 작전권 인수문제 역시 같은 포석이라면 문제는 아주 심각해 보인다.

정을 떼고 거래를 하기 시작한다면 결과적으로 그 재정 및 외교적 부담은 동아시아 각국이 안게 되고 최종적 군비경쟁의 부담은 눈덩이가 되어 중국에게 돌아가게 될 것이다. 천만다행한 것은 현재 우리 정부가 그리 나쁜 재정상태가 아니라는 점이며 부분적인 군사력 증대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점이다. 가장 우려할 점은 이러한 긴장상태가 대중국 교역을 포함해 우리 경제에 미칠 파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결코 누구에게도 이롭지 못한 이유는 역시 공들여 함께 쌓은 협력무드의 탑이 심각하게 균열될 수 있다는 것이다.

두 나라가 제1,2위 교역 상대국인 우리로서는 이 갈등이 빨리 해소되고 외교적 화해무드를 기초로 글로벌 경제위기의 해법을 찾는 데 머리를 맞대기를 바랄 뿐이다. 양국 간에는 문화적 인식차이가 있다고는 하나 이해득실을 따져 볼 때에는 국제사회의 불확실성을 증폭시키는 최근의 노선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을 인식하고 자제해 주기만을 촉구할 따름이다.

호랑이와 사자가 한 굴에 살 수 없다는 이치는 맞다 하더라도 세계 패권의 문제나 글로벌 경제 주도력의 문제는 결국 한판 승부로 가려질 문제가 아니라 양국이 내포한 국가경영의 결과에 의해 조만간 승부가 날 것이며 지금의 과도기적 혼란상황에서 여전히 빵과 칼의 무게를 달 필요는 없다는 인식에 동조해야 할 것으로 본다. 인식의 차이를 좁히는 패러다임이야말로 그 공든 탑을 쌓은 일을 계속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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