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철 칼럼 연속⑤] 박관열 시장의 미래경제도시…인공지능·에너지·문화관광이 광주의 성장축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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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철 칼럼 연속⑤] 박관열 시장의 미래경제도시…인공지능·에너지·문화관광이 광주의 성장축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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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산업·물 산업·문화관광을 연결한 광주형 경제생태계 구축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과 연계해 연구개발·기업·인재 유치해야
관광객 수보다 체류시간과 소비액, 기업 수보다 양질의 일자리가 중요
김병철 기자

[뉴스타운/김병철 기자] 경기도 광주시가 인구 증가에 의존한 주거도시를 넘어 일자리와 산업, 문화가 함께 성장하는 자족도시로 전환할 수 있을까. 민선 9기 박관열 광주시장이 제시한 ‘인공지능·에너지·문화관광이 융합된 미래경제도시’ 구상은 이 질문에 대한 광주시의 새로운 답이다. 광주시가 가진 수도권 접근성과 철도망, 풍부한 수자원과 자연환경, 남한산성을 비롯한 역사문화유산을 하나의 성장전략으로 연결해 미래산업과 지역경제를 동시에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방향은 긍정적이다. 광주시의 미래경제 전략은 대규모 공장이나 산업단지 하나를 유치하는 전통적인 개발 방식과 다르다. 인공지능과 연구개발 기능을 역세권과 도시개발사업에 접목하고, 팔당호와 경안천 등 수자원의 가치를 친환경 물 산업으로 확장하며, 남한산성·퇴촌·곤지암을 비롯한 관광자원을 상권과 숙박, 먹거리, 문화산업으로 연결하려는 복합 구상이다. 제대로 실행된다면 광주가 오랫동안 안고 있던 베드타운 구조와 중첩규제, 지역 간 산업 격차를 새로운 성장 기회로 전환할 수 있다.

그러나 인공지능과 에너지, 문화관광은 각각 성격과 추진 방식이 전혀 다른 분야다. 세 분야를 하나의 시정 목표에 담았다는 사실만으로 융합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어떤 산업을 어느 지역에 유치할 것인지, 기업이 필요로 하는 부지와 인력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에너지와 물 산업을 어떤 수익모델로 발전시킬 것인지, 관광객의 방문을 지역 소비와 일자리로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계획이 뒤따라야 한다.

민선 9기 광주시 공약은 현재 5대 분야 70개 사업으로 분류돼 있으며 공약 재원은 3천250억 원 규모로 제시돼 있다. 출범 초기인 만큼 공약이행률은 아직 성과를 평가할 단계가 아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거대한 미래상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70개 공약 가운데 미래경제도시와 직결된 사업의 우선순위와 연도별 재원, 추진 주체, 목표 성과를 조기에 확정하는 일이다. 

광주시가 미래경제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첫 번째 축은 인공지능과 첨단산업이다. 박 시장은 경기광주역과 곤지암역 등 주요 철도 거점을 중심으로 약 3만 호 규모의 주거단지와 첨단산업, 교통 기능을 결합한 인공지능 스마트 자족도시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와 연계한 인공지능 연구협력단지를 유치해 광주시를 경기 동부권의 첨단산업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광주시는 서울·성남·용인과 가깝고 경강선을 통해 판교의 정보기술 산업과 연결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앞으로 수서~광주 복선전철 등 광역철도망이 확충되면 서울 강남권과의 접근성도 더욱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첨단기업과 연구인력이 입지를 결정할 때 교통 접근성은 중요한 경쟁력이다. 광주시가 역세권 개발과 교통망 확충을 산업유치 전략과 연결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경기광주역에는 제조업과 정보통신산업, 지식산업 기업이 입주할 수 있는 공공지식산업센터가 조성돼 입주기업을 모집해 왔다. 이러한 기반은 광주시가 기존 제조업과 인공지능·정보통신 기업의 협업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다만 건물을 조성하고 입주공간을 공급하는 것만으로 첨단산업 생태계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어떤 기업이 입주하고 지역에서 얼마나 많은 인력을 고용하며 기존 기업과 어떤 기술협력을 만들어 내는지가 중요하다.

인공지능 산업은 이름만 붙인다고 만들어지는 산업이 아니다. 전문인력과 연구기관, 데이터, 투자자본, 실증환경이 동시에 필요하다. 광주시가 인공지능 연구협력단지를 추진한다면 먼저 산업의 범위를 구체화해야 한다. 반도체 설계와 공정에 적용되는 인공지능인지, 교통·환경·재난 관리에 활용하는 도시형 인공지능인지, 중소 제조업의 공정혁신을 지원하는 산업 인공지능인지에 따라 필요한 기업과 시설, 인력이 달라진다.

광주시의 여건을 고려하면 모든 인공지능 분야를 포괄하기보다 지역 산업과 행정수요에 맞는 특화 분야를 선정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관내 제조기업의 생산공정과 품질관리를 개선하는 인공지능 전환, 팔당호와 경안천 수질을 관리하는 환경 인공지능, 교통량과 버스 수요를 분석하는 스마트 교통, 재난과 산불·홍수에 대응하는 안전기술 등이 광주시와 연결될 수 있는 분야다.

인공지능을 산업정책으로 육성하면서 광주시 자체가 실증도시 역할을 맡는 방법도 있다. 지역기업이 개발한 교통·환경·안전 기술을 공공서비스에 시험 적용하고 성과가 확인된 기술은 다른 지방정부와 공공기관으로 확산하도록 지원하는 방식이다. 기업에는 기술을 검증할 시장을 제공하고 광주시는 행정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서로에게 도움이 된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지원 부서와 도시개발, 교통, 환경, 상하수도, 재난안전 부서가 공동으로 움직여야 한다. 각 부서가 개별 사업으로 인공지능 시스템을 도입하면 데이터가 분산되고 비슷한 장비와 용역이 중복될 수 있다. 민선 9기에는 부서별 사업을 조정할 전담체계를 만들고 공공데이터의 수집·관리·개방 기준도 함께 마련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 축은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와의 연계다. 박 시장은 국가 전략산업을 위한 협력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광주시의 희생이 당연시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광주지역을 통과하는 용수공급 사업과 관련해 반도체·인공지능 상생특별지원지역 지정, 첨단산업과 연구개발 기능 유치, 광역교통망과 교육 기반시설 확충 등을 정부에 요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광주시가 단순한 용수관로 통과지역이나 수도권의 배후 주거지가 아니라 국가산업 성장의 실질적인 참여자가 돼야 한다는 요구다. 광주시가 상수원 보호와 각종 규제로 오랫동안 개발 제한을 감수해 온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제기할 수 있는 주장이다. 국가산업단지에 필요한 자원을 제공하면서 지역에는 산업과 일자리, 교통 기반시설이 남지 않는다면 상생이라고 보기 어렵다.

다만 상생특별지원지역과 연구개발 기능 유치는 광주시의 요구만으로 확정되는 사업이 아니다. 중앙정부와 경기도, 용인시, 사업시행자, 관련 기업과의 협상이 필요하다. 광주시가 정부에 무엇을 요구할 것인지뿐 아니라 어떤 부지를 제공하고 어떤 산업을 유치하며 어느 정도의 고용과 투자를 목표로 하는지 구체적인 협상안을 마련해야 한다.

광주시에 대규모 반도체 생산시설을 그대로 유치하는 것보다 연구개발과 인공지능, 수처리, 소재·부품, 장비 유지관리 등 연관 분야를 특화하는 방안이 현실적일 수 있다. 용인 국가산단과 기능적으로 연결되면서도 광주시의 규제와 환경 여건에 맞는 저오염·고부가가치 산업을 선정해야 한다. 이러한 전략이 명확해야 중앙정부와 경기도에 지원을 요구할 명분도 강화될 수 있다.

세 번째 축은 친환경 에너지와 물 산업이다. 광주시는 팔당상수원과 한강수계 보호를 위해 오랜 기간 여러 규제를 받아왔다. 주민들은 재산권과 개발 기회에서 상당한 제약을 감수했고 광주시도 산업과 도시개발에 어려움을 겪었다. 박 시장은 이러한 물을 더 이상 규제의 상징으로만 보지 않고 미래 성장의 핵심 자산으로 전환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박 시장은 취임 전 경기도 수자원본부 관계자들과 정책간담회를 열어 한강수계기금 운영 개선과 친환경 물 산업 협력단지 조성 방안을 제안했다. 수처리와 물 재이용, 수질관리 분야의 기업과 연구기능을 집적해 광주시를 물 산업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규제를 단순히 해제해 달라고 요구하는 데서 벗어나 환경보전과 산업 육성을 함께 추진하겠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물 산업은 광주시의 지역적 특성과 연결할 수 있는 분야다. 상수원 관리와 하수처리, 수질측정, 물 재이용에 필요한 기술은 광주시 내부에서도 실증할 수 있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오염원을 예측하거나 하천 수질 변화를 분석하고, 에너지 효율이 높은 정수·하수처리 기술을 시험하는 것도 가능하다. 인공지능과 물 산업을 결합한다면 민선 9기가 말하는 산업 간 융합을 실제 사업으로 보여줄 수 있다.

그러나 친환경이라는 이름만으로 모든 사업이 정당성을 얻는 것은 아니다. 물 산업 협력단지를 추진한다면 입지와 규모, 기업 유치 가능성, 환경영향, 사업비와 운영 주체를 객관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산업단지를 먼저 조성한 뒤 기업을 찾는 방식은 미분양과 재정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수요기업과 연구기관의 참여 의사를 확인하고 단계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강수계기금도 단순한 보상금이나 개별 지원사업에 머물지 않고 규제지역의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만드는 방향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주민 생활환경 개선과 친환경 산업, 생태관광, 에너지 전환 사업을 함께 지원할 수 있도록 정부와 제도 개선을 협의해야 한다. 광주시가 수도권 주민의 식수원 보호에 기여한 만큼 그 가치가 지역의 일자리와 소득으로 환원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에너지정책 역시 보급 대수나 설치량을 넘어 지역경제와 연결돼야 한다. 전기자동차와 전기이륜차 보급, 공동주택 에너지 절감, 태양광과 그린리모델링 사업은 탄소배출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보조금을 지급하고 설비를 설치하는 것만으로 에너지산업이 형성되지는 않는다.

민선 9기는 에너지 설비의 시공과 유지관리, 에너지 진단, 건물 효율개선 분야에서 지역기업과 인력을 육성해야 한다. 공공청사와 체육시설, 복지시설의 에너지 사용량을 진단하고 절감사업을 추진하면서 지역업체의 참여 기회를 넓힐 수 있다. 청년과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전기차 충전시설, 태양광 유지관리, 건물에너지 관리 분야의 직업교육을 운영하면 에너지정책을 실제 일자리로 연결할 수 있다.

네 번째 축은 문화관광이다. 광주시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남한산성을 비롯해 팔당호와 경안천, 퇴촌 토마토, 도자문화, 곤지암과 화담숲 주변 관광자원, 지역 미술관과 박물관 등 다양한 자원을 가지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에서 접근하기도 비교적 쉽다. 그럼에도 광주시 관광이 지역경제의 확실한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하기에는 아직 과제가 많다.

관광객이 광주를 방문하고도 특정 관광지만 둘러본 뒤 다른 지역으로 이동한다면 지역에 남는 경제효과는 제한적이다. 문화관광정책의 성과는 방문객 숫자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관광객의 평균 체류시간과 숙박일수, 지역 내 소비액,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방문율, 재방문율을 함께 측정해야 한다.

남한산성은 광주시를 대표하는 역사문화자원이지만 성남과 하남 등 인접 지역과 관광권역이 겹친다. 광주시가 남한산성의 이름만 홍보하는 데 머물지 않고 광주지역의 음식과 숙박, 전통시장, 박물관, 자연관광을 연계한 자체 관광동선을 만들어야 한다. 남한산성에서 경안시장과 경안천, 도자박물관, 퇴촌과 팔당호로 이어지는 관광코스를 개발하고 대중교통과 관광안내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

퇴촌 토마토축제와 지역 농산물도 관광경제의 중요한 자산이다. 축제 기간에만 소비가 집중되는 구조에서 벗어나 토마토와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가공식품, 체험농장, 음식점, 로컬마켓을 상시 운영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농업과 관광, 외식업, 청년창업을 연결하면 문화관광이 농촌지역의 소득과 일자리로 이어질 수 있다.

곤지암권은 철도와 고속도로 접근성, 자연환경, 관광시설을 갖추고 있어 광주 동부권 관광의 거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곤지암역세권 개발과 관광자원을 연결하고 지역 음식점과 숙박업소, 전통시장, 농촌체험 프로그램을 하나의 상품으로 구성해야 한다. 방문객이 특정 대형시설 안에서만 소비하고 돌아가는 구조라면 지역경제 파급효과는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문화관광에는 지역주민과 예술인의 참여도 중요하다. 외부 전문업체에 축제와 행사를 맡기는 방식으로는 지역에 경험과 역량이 축적되기 어렵다. 광주시문화재단과 지역 예술인, 상인, 농업인, 청년기획자가 공동으로 콘텐츠를 만들고 수익을 나누는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지역의 역사와 생활문화를 잘 아는 주민이 관광해설과 체험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지원하는 것도 방법이다.

인공지능 기술을 문화관광에 활용할 여지도 있다. 관광객의 이동과 소비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 코스를 추천하고, 다국어 안내와 디지털 해설을 제공하며, 혼잡도와 주차정보를 실시간으로 안내할 수 있다. 다만 관광데이터 플랫폼 구축이 또 하나의 용역사업에 그쳐서는 안 된다. 실제 이용률과 지역 소비 증가 효과를 측정하고 관광사업자와 데이터를 공유해야 한다.

민선 9기의 미래경제도시 구상이 성공하려면 각각의 산업을 연결하는 공간전략이 필요하다. 경기광주역권은 지식산업과 창업, 인공지능 기업의 거점으로, 곤지암권은 관광과 물류·친환경 산업이 결합된 동부권 거점으로, 퇴촌·남종권은 수자원과 생태·농촌관광 중심지로 기능을 특화할 수 있다. 지역마다 똑같은 시설을 배치하기보다 기존 자원과 교통 여건에 맞는 역할을 부여해야 한다.

인재양성도 빼놓을 수 없다. 기업을 유치해도 지역에서 필요한 인력을 공급하지 못하면 일자리는 외부 통근자에게 돌아가고 지역 청년은 체감하기 어렵다. 광주시는 대학과 특성화고, 직업교육기관, 기업과 협약해 인공지능·수처리·에너지·관광 분야의 교육과정을 만들고 채용으로 연결해야 한다. 교육 수료 인원보다 취업률과 지역 정착률을 성과지표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창업정책도 행사 중심에서 성장지원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 광주시는 2026년 창업행사 기획을 위한 수요조사를 실시하며 설명회와 상담, 창업경진대회 등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이러한 과정은 창업자의 수요를 파악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하지만 창업설명회와 경진대회 개최 건수만으로 성과를 평가해서는 안 된다. 창업 이후 일정 기간 생존율과 매출, 투자유치, 고용 창출을 추적하고 임대공간과 기술검증, 판로를 연계해야 한다.

지역의 기존 중소기업을 미래산업으로 전환하는 정책도 중요하다. 외부 첨단기업 유치에만 집중하면 유치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전략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관내 제조업체의 디지털 전환과 에너지 효율 개선, 온라인 판로 확대를 지원하면 기존 기업의 경쟁력과 일자리를 함께 지킬 수 있다. 외부 기업 유치와 내부 기업 성장을 두 축으로 추진해야 경제정책의 안정성이 높아진다.

기업유치 성과는 협약 체결 건수나 투자계획 금액보다 실제 투자와 고용으로 검증해야 한다. 투자협약을 체결한 기업이 예정대로 입주했는지, 약속한 규모만큼 투자하고 지역주민을 채용했는지, 세수와 지역업체 거래가 얼마나 증가했는지를 공개해야 한다. 민선 9기는 기업유치 발표 이후의 이행 상황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문화관광도 축제 방문객 숫자보다 지역경제 효과를 측정해야 한다. 축제별 예산과 방문객 수, 지역 내 카드 소비, 숙박률, 상인 매출 변화를 분석하고 효과가 낮은 사업은 과감하게 개선해야 한다. 객관적인 성과평가는 문화와 관광을 비용이 아니라 산업으로 성장시키는 출발점이다.

부서 간 협업은 가장 중요한 실행 조건이다. 인공지능은 디지털정보와 기업지원, 교통, 도시개발 부서가 관련되고 물 산업은 환경과 상하수도, 기업유치, 도시계획 부서가 함께 움직여야 한다. 문화관광은 문화재단과 관광, 농업, 지역경제, 교통 부서의 협력이 필요하다. 부서별로 사업을 나누어 추진하면 ‘융합 미래경제도시’라는 목표가 행정 내부에서 다시 분절될 수 있다.

박 시장이 직접 주재하는 미래경제 전략회의나 분야별 민관협의체를 운영해 주요 사업을 통합 관리할 필요가 있다. 회의 개최 횟수가 아니라 사업별 문제를 해결하고 예산과 일정을 조정할 실질적인 권한이 중요하다. 기업과 연구기관, 대학, 지역상인, 농업인, 문화예술인, 시민이 정책 설계에 참여해야 현장과 동떨어진 사업을 줄일 수 있다.

재원 조달도 냉정하게 살펴봐야 한다. 광주시 민선 9기 전체 공약 재원이 3천250억 원 규모로 제시된 만큼 모든 사업을 시비로 감당하기는 어렵다. 중앙정부 공모와 경기도 지원, 민간투자, 한강수계기금 등을 적절하게 활용해야 한다. 그러나 국·도비 확보 가능성이 불분명한 사업까지 계획에 포함해 놓고 재원을 확보하지 못해 장기간 지연시키는 방식은 피해야 한다.

사업별로 시비와 국·도비, 민간자본의 부담 비율을 공개하고 재원이 확보되지 않은 사업은 준비사업으로 구분해야 한다. 민간투자를 활용할 경우에는 수익구조와 공공성, 위험 분담방식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기업이나 민간사업자에게 과도한 특혜가 돌아가거나 장기적인 운영비를 광주시가 떠안는 구조가 돼서는 안 된다.

민선 9기 미래경제도시 구상의 궁극적인 목표는 시민의 삶을 나아지게 하는 데 있다. 인공지능 기업을 유치하고 친환경 산업단지를 조성하며 관광객을 늘리는 것 자체가 최종 성과는 아니다. 안정적인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청년이 광주에서 미래를 설계하며 소상공인과 농업인의 소득이 늘어날 때 비로소 정책의 의미가 완성된다.

박관열 시장이 제시한 인공지능·에너지·문화관광 융합 전략은 광주시가 가진 한계를 새로운 가능성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다. 수도권 배후 주거도시라는 한계는 인공지능과 지식산업을 갖춘 자족도시로, 상수원 규제라는 부담은 친환경 물 산업의 경쟁력으로, 개별적으로 흩어진 관광자원은 체류형 문화관광산업으로 바꿀 수 있다.

성공의 조건은 선택과 집중, 연결과 실행이다. 광주시에 적합한 인공지능 산업을 선택하고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과 실질적인 연계 기능을 확보해야 한다. 물과 에너지 분야에서는 환경보전과 기업육성을 함께 달성할 수 있는 사업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문화관광에서는 방문객을 지역상권과 숙박, 농업, 문화예술의 소득으로 연결해야 한다.

민선 9기는 이제 구상을 실행계획으로 전환해야 한다. 사업별 부지와 재원, 추진 일정, 유치 대상, 고용 목표, 환경 기준, 성과지표를 시민에게 제시할 때 미래경제도시는 실체를 갖게 된다. 기업 수보다 양질의 일자리, 관광객 수보다 체류시간과 지역 소비, 시설 규모보다 시민에게 돌아가는 경제적 효과가 정책평가의 기준이 돼야 한다.

광주의 미래는 외부에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광주시가 가진 사람과 물, 자연, 역사, 교통, 기업을 어떻게 연결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박 시장의 미래경제도시 구상이 선언에 머물지 않고 광주만의 산업과 일자리로 뿌리내린다면 민선 9기는 주거도시 광주를 일하고 머물고 성장하는 자족도시로 전환한 중요한 출발점으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다.

본지는 다음 [김병철 칼럼 연속⑥]에서 박관열 시장이 제시한 배움과 돌봄이 일상이 되는 시민행복도시 구상을 중심으로 교육환경 개선과 생애주기별 복지, 아이돌봄, 청년·어르신·장애인 지원정책이 광주시민의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정책의 실행 가능성과 과제를 집중 분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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