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J.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을 마무리하기 위해 백방(百方)으로 노력하는 과정에서 ‘전쟁이 꼭 필요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지속적인 전쟁 유지와 트럼프 대통령 본인의 경고조차 무시하자 격노하며 ‘네타냐후는 전시 총리’(a wartime prime minister)라며 ‘전쟁이 끝나면 곧바로 감옥에 갈 수 있는 사람임’을 시사하는 발언까지 했다.
든든한 뒷배인 미국을 믿고 중동 지역에서 수시로 갈등, 충돌을 야기시키며 무고한 시민들을 살해하는 등 네타냐후의 이스라엘은 이미 ‘집단살해’(Genocide)의 집단이라는 국제사회의 뜨거운 눈총을 받아 온 지 오래다.
‘세상에서 가장 큰 천장 없는 감옥’이라는 팔레스타인 자치구인 가자지구(Gaza Strip)는 끊임없는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포위되고 황폐해질 대로 황폐해진 그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은 단순한 인도주의적 재난을 훨씬 뛰어 넘어섰다. ‘같은 하늘 아래에서 함께 살 수 없다’(不共戴天之讐)는 듯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은 치밀하게 계획된 지정학적 재편이다.
이미 전문가들이 예견했듯이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에 대한 대부분을 영구적으로 점령하려는 계획은 거의 공개적으로 실행에 옮기고 있으며, 현재 진행 중인 ‘대량 학살’에 대한 사실들을 고려할 때 가자지구 초토화 전략(scorched earth strategy)으로 강제 합병의 길을 착실히 밟아 가고 있다.
국제적 눈길을 끄는 것은 트럼프가 만든 황금색 로고의 이른바 “평화위원회”(Board of Peace)가 앞으로 시행하려는 가자지구 로드맵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새롭게 설립한 이 위원회의 사무총장으로 지명된 불가리아 외교관 니콜라이 믈라데노프(Nickolay Mladenov)에게 쏠리는 눈길은 예사롭지 않다. 워싱턴의 ‘20개 항목의 가자지구 로드맵’(20-point Gaza roadmap)은 네타냐후의 야욕과 맞닿아 있다.
이른바 ‘평화위원회’는 2026년 1월 선언한 2단계의 골자는 팔레스타인 측의 광범위하고 일방적인 양보, 특히 무장 세력 하마스(Hamas : 이슬람 저항운동)의 완전한 무장해제를 요구하고 있다. 평화위원회의 1단계는 휴전 직후 인질(및 사망 인질)의 유해 송환, 팔레스타인 죄수·구금자 귀환 등 휴전 합의의 기본 이행 사항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2단계는 미국이 제안한 ‘20개 항의 평화 구상’으로 하마스의 무장해제, 이스라엘군 철수, 임시 행정기관 수립, 국제안정화군(ISF·International Stabilization Force) 파견 등 복잡한 이슈가 포함돼 있다.
언론인이자 작가이며, 팔레스타인 크로니클 편집장 람지 바루드(Ramzy Baroud) 박사는 평화위원회의 이러한 가자지구에 대한 구상은 실패로 이끌 지름길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이스라엘이 합의 1단계의 가장 기본적인 요건조차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더욱 그렇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일상적인 군사 침공을 중단하지 않고 있으며, 당초 합의된 ‘옐로우 라인’(yellow line) 경계선으로 병력을 철수시키지 않았고, 가자지구의 ‘민정 통치’(civilian administration)를 맡을 예정인 전문가 위원회의 입국 허가도 계속해서 거부하고 있다.
평화위원회 사무총장이라는 믈라데노프는 이스라엘의 1단계 이행은커녕 2단계 내용 중 ‘무장세력의 완전한 무장해제’만을 주장하는 것은 일을 그르치게 할 중요한 요인이다. 현재 가자지구에는 조직적인 기아(飢餓)와 의료 및 건설 물자 봉쇄를 팔레스타인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왜곡하는 일이다. 믈라데노프와 평화위원회는 ’거짓 프레임‘으로 팔레스타인을 ’악의 축‘으로 몰아가는 일이다. 사실 평화위원회 사무총장이라는 사람은 힘이 없다. 그는 네타냐후가 누르는 버튼에 의해 작동되는 거대 기계의 하나의 작은 부품에 지나지 않는 ’꼭두각시‘에 불과하다.
국제사회에 이미 잘 알려진 대로 ’전시 총리‘에 불과한 네타냐후는 진정한 평화 로드맵을 따를 뜻이 전혀 없다. 그는 가자지구를 영구적이고 단계적으로 점령할 계획임을 명확히 밝힌 지 오래됐다.
네타냐후는 지지자들에게 “현재 서안 지구 영토의 60%를 장악하고 있다는 것을 여러분도 알고 있을 것이다. 50%에서 60%로 늘렸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그러자 한 지지자는 “100%로”라고 외치는 장면은 네타냐후 탐욕의 끝을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이것은 이스라엘 정부가 국내 여론에 공개적으로 밝힌 실제 청사진이다.
오죽하면 든든한 뒷배인 미국의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이러한 노골적인 네타냐후에 불만을 드러냈다. 지난 6월 2일 루비오 장관은 의회 증언에서 이스라엘의 영토 확장을 언급하며 ”우리에게도 계획이 있지만, 그 계획에는 그런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도 어쩔 수 없이 유대인 자본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처지이다. “결국 우리가 원하는 것, 그리고 이스라엘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하마스가 아닌 다른 세력이 통치하는 가자지구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며 초점을 돌렸다. 이스라엘을 떼 낼 수 없는 유대인에 의한, 유대인을 위한, 유대인의 미국 정치의 근육이 힘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팔레스타인인들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생존 문제이다. 누구에 의한 통치가 아니라 생명을 구하는 “식량, 깨끗한 물, 의약품, 그리고 기본적인 생존”이지만, 네타냐후와 루비오는 인도주의, 본질적인 생존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인 렌즈”(a political lens)로 팔레스타인을 들여다보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이 하고자 하는 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다른 무엇보다도 “힘에 의한 해결”(resolution by force)만을 선호하고 있다. 그들의 사고는 매우 단선적(單線的)이다.
이미 국제사회는 팔레스타인 문제 해결에 해법을 내놓았다. 이른바 “2개 국가 해법”(Two-state solution)이다. 유엔 대변인 스테판 뒤자릭(Stéphane Dujarric)은 유엔의 입장을 명확히 밝혔다. “가자지구 전체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것이어야 한다.” 하지만 문제는 유엔의 이러한 수사적 표현이 실질적인 강제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10월 10일 발효된 휴전협정 이후, 이스라엘의 빈번한 휴전 위반과 공습으로 팔레스타인인 약 1,000명이 사망 하고 수천 명이 부상 입었는데, 희생자의 대다수는 여성과 어린이이다. 전쟁 초기 2년간의 참혹한 인명 피해를 포함하면, 공식적으로 집계된 팔레스타인 사망자 수는 73,000명을 넘어섰고, 부상자는 173,000명 이상이다. 피해자 수는 실제로는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들은 자신의 목숨이 네타냐후의 손에 달린 비참한 현실에 놓여 있다. 네타냐후의 “단계적” 합병 계획은 팔레스타인 파벌들의 결정에 달려 있지 않으며, 그의 팽창주의적 일정은 팔레스타인의 협조 여부와는 무관하게 정해져 있다. 평화위원회가 이러한 네타냐후를 지원할 것이기 때문에 가자지구엔 죽음의 사자들(Death Lions)이 어른거리고 있다.
가장 비열한 것은 네타냐후 등과 같은 전범들이 굶주림(Starvation)을 정치적 지렛대(political leverage)로 이용하는 일이다. 이는 용납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국제사회는 참으로 연약하다. 국제사법재판소(ICC)는 2024년 11월 네타냐후 총리와 전 이스라엘 국방장관 요아브 갈란트, 하마스 지도자 등에게 전쟁범죄 및 반(反)인도 범죄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그러나 체포영장은 실제로는 종이조각에 불과하다. 그래서 네타냐후는 집단 학살 등으로 자신의 탐욕을 부리고 있다.
아랍 세계, 무슬림, 동맹국과 파트너들은 지금까지의 외교 전략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람지 바루드 박사는 주장한다. 그는 “가자지구의 ‘미래 통치 혹은 비무장화’와 ‘인도적 지원’을 완전히 분리할 것”을 강력히 주장했다. 한마디로 국제사회는 극단주의 연합의 정치적 야망에 팔레스타인인의 생존이 인질로 잡혀서는 안 된다는 분명한 인식으로 ‘2개 국가 해법’을 다뤄나가야 한다.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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