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구나 자신의 성격에 한계가 있다. 그 성격의 한계를 벗어나 향상되기는 어렵다. 그러나, 인격은 노력으로 고칠 수 있다.”
그렇다면 ‘성격과 인격’의 차이는 무엇일까?
‘성격(Personality)’은 타고난 기질과 환경이 결합 된 것으로, 겉으로 드러나는 독특한 행동·감정·사고의 패턴(외면적)이며, ‘인격(Character)’은 후천적 경험과 의지, 도덕적 가치 판단이 포함된 내면적 품격(내면적)을 의미한다. ‘성격(性格)’은 일상적인 말과 행동에서 쉽게 드러나지만, ‘인격(人格)’은 갈등이나 위기 상황 등 특수한 순간에 드러난다.
인격은 후천적인 것이기 때문에 노력으로 고칠 수 있다고 하는데, 인격이 고쳐지면 성격도 바뀌게 될까?
인격을 고치려는 노력은 성격의 발현 방식과 행동 양식을 변화시켜, 결과적으로 성격이 고쳐진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지만, 타고난 기질이나 오랫동안 굳어진 성격의 '기본 경향성' 자체를 완전히 바꾸는 것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이는 ‘변화’보다는 ‘사회적 능력의 발전’이나 ‘행동 수정’으로 이해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는 설명이다.
‘행동 수정’만 되더라도 부분적으로 마치 바뀐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다. ‘인격을 고치면’ 성격의 ‘부정적인 표출’을 막고, 더 나은 행동을 선택할 수 있게 되므로 ‘성격의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겠다.
가장 과학적으로 뒷받침되는 ‘성격 심리학적 모델’(psychological model for personality)은 이른바 ‘빅 파이브’(Big Five)로, 성격을 “개방성(openness), 성실성(conscientiousness), 외향성(extraversion), 친화성(agreeableness), 신경증(neuroticism)”의 다섯 가지 차원으로 나눈다고 한다. 순서대로 첫 글자만 따서 합치면 OCEAN(오션)이 된다. (* Big Five=OCEAN)
각 차원은 다시 여러 특성으로 세분화되는데, 예를 들어 신경증에는 과도한 걱정(excessive worrying), 반추(rumination), 정서적 불안정성(emotional instability)이 포함되고, 외향성에는 자기주장(assertiveness)과 사교성(gregariousness)이 포함된다.
BBC는 “6주 만에 내 성격을 바꾼 방법”(How I changed my personality in six weeks)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심리학자들은 한때 성격이 상당히 불변적인 것으로 여겼다”면서, 미국 일리노이 대학교 어바나-샴페인 캠퍼스의 심리학 교수이자 영향력 있는 성격 연구자 중 한 명인 브렌트 로버츠(Brent Roberts)는 “1980년대에는 일부 동료들이 성격이 30세 이전에 결정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30년 동안 많은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그러한 입장이 누그러졌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심리학자들은 사람들이 평생에 걸쳐 신경질적인 성향은 줄어들고 성실하며 호감 가는 성격으로 변하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스위스 루체른 응용과학예술대학교의 성격 변화 연구원인 미르얌 슈티거(Mirjam Stieger)는 이러한 변화가 “생물학적 성숙과 성인으로서의 책임감을 키우는 삶의 경험 축적 모두의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몇 년 동안 심리학자들은 성격 변화에 대한 연구를 활발히 진행해 왔으며, 새로운 연구 결과는 ‘의식적인 선택’(conscious choices)을 통해 이러한 변화의 속도를 높일 수 있음을 시사했다. 더 많은 연구에서 ‘맞춤형 개입’(targeted interventions)을 통해 평생에 걸쳐 나타나는 성격 변화를 단 몇 달 만에 달성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 미르얌 슈티거의 실험에서는 단 6주밖에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미르얌 슈티거는 가장 먼저 ‘온라인 성격 테스트’(online personality test)를 통해 성격의 5대 핵심 요소(빅 파이브)가 어느 정도인지 알아봤다고 한다.
그 결과, ‘신경증’이 매우 높은 데다 ‘개방성’도 높게 나왔는데, 상위 93%에 해당했다(즉, 상위 93%보다 개방적이라는 뜻). 개방성은 새로운 경험과 아이디어를 잘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하므로,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요소라고 생각했다. ‘성실성’ 또한 매우 높게 나왔는데, 학창 시절 내내 완벽을 추구했던 성격이고, 지금도 완벽주의 성향이 남아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리 놀라운 결과는 아니다.
로버츠 교수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외향적이고 성실해지면서 신경질적인 성향은 줄어들기를 원한다.”면서, “좀 더 외향적이고 신경질적인 성향은 훨씬 줄어들고, 완벽주의적인 면에서는 ‘성실함’을 조금 줄이고 싶으며, 타인에 대한 불신이 자신의 ‘신경증’을 지속시키는 요인 중 하나라고 생각해 좀 더 원만해지고 싶은 마음이 생기고, 반대로 많은 사람들은 원만한 성격을 만만한 사람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원만한 성격을 버리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원만한 성격이 덜한 사람들이 더 많은 돈을 버는 경향이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연구에 따르면,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방향으로 성격을 변화시키면 삶이 훨씬 나아질 수 있다. 특히 ‘신경증 성향’이 낮고, 외향성이 높을수록 삶의 만족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 할까?
미국 텍사스 남부 메소디스트 대학교의 성격 심리학자 네이선 허드슨(Nathan Hudson)이 주도한 2019년 연구는 적극적인 개입을 통해 목표 특성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화시킬 수 있는지 살펴보았다. 연구진은 참가 학생들에게 바꾸고 싶은 성격적 측면을 선택하도록 한 후, “생각, 감정, 행동을 원하는 특성에 맞추도록” 매주 과제를 수행하게 했다.
15주 후,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학생들은 외향성, 성실성, 신경증과 같은 바람직한 특성에서 작지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변화를 보일 수 있었지만, 개방성이나 친화성에서는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더 많은 과제를 완료한 학생들이 가장 큰 변화를 경험했다.
슈티거는 2021년에 스마트폰 앱의 지원을 받는 유사한 개입을 실시했는데, 이 또한 외향성, 성실성, 신경증, 친화성에서 바람직한 변화를 가져왔지만 개방성에서는 변화가 없었다. 이러한 변화는 3개월 후 추적 조사에서도 지속되었다.
‘허드슨’의 논문에서 목표로 하는 각 성격 특성의 변화를 촉진하기 위한 활동들 몇 가지는 아래와 같다.
* 신경증 줄이기(Decreasing neuroticism) : 매일 명상을 시작하고, 정기적으로 감사 일기를 쓰고, 부정적인 생각에 긍정적인 생각으로 맞서거나, 단순히 그 생각과 그 생각이 당신에게 어떤 느낌을 주는지 적어보기.
* 외향성 증진(Increasing extraversion) :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행사에 참여하고, 상점 계산원에게 인사하고, 마음을 열고 친구에게 현재 삶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솔직하게 이야기해 보기.
* 호감도 향상(Increasing agreeablene) : 가까운 사람에게 작은 친절을 베풀어 본다. 누군가에 대해 험담을 하려고 할 때, 대신 긍정적인 말을 해 보자. 누군가 짜증 나는 행동을 하면 그 사람의 행동을 설명할 수 있는 외부적인 요인 세 가지를 생각해 본다(예 : "그 사람은 기분이 안 좋았나 봐"). 내적인 요인(예 : "그 사람은 나쁜 사람이야")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말라.
* 성실성 향상(Increasing conscientiousness) : 청구서를 받는 즉시 지불하고, 책상을 정리 정돈하고, 30분 동안 단기 및 장기 목표 목록을 작성해 보기.
* 개방성 증진(Increasing openness) : 외국에 관한 뉴스 기사를 읽거나, 시 낭송회에 참석하거나,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방문해 보기.
이러한 개입은 사고방식과 태도를 바꾸고 새로운 행동을 시도하는 것을 혼합하여 이루어진다. 핵심 논리는, 다른 사람이 되고 싶다면 그 사람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될 때까지 하는 척하라”는 것이다.
연구자들은 보통 몇 달에 걸친 개입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슈티거는 6주라는 짧은 기간 안에 결과를 얻기 위해 여러 성격 특성을 동시에 개선할 수 있는 활동들을 우선시했다. 예를 들어 요가 수업에 가거나 친구에게 속마음을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신경증, 친화성, 외향성’을 동시에 향상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다.
슈티거는 “솔직히 말해서 몇몇 활동은 너무 두려워서 시도조차 못 했다”고 한다. 그는 “카페에서 줄 서 있는 사람에게 커피를 사주겠다고 제안하기”는 상대방이 내가 어색하게 추파를 던지거나 뻔한 훈훈한 유튜브 영상에 찍으려고 몰래 촬영하는 거라고 생각할까 봐 걱정됐다. 술집에서 낯선 사람에게 말을 걸기는 아마 술을 너무 많이 마셔야 할 텐데, 그러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이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보다 훨씬 클 것 같았다“며 어려움을 실토했다.
감정 표현에 인색한 사람이라면 자기 확언은 언제나 우스꽝스럽게 느껴질 것이다. 이런 사람은 ”오늘 행복하기로 선택했어“라고 소리 내어 말하지만, 속으로는 겸손한 미소를 짓곤 한다.
슈티거는 가능한 한 많은 활동에 참여하려고 노력했다. 여름에 새 도시에서 몇몇 사교 활동에 억지로 참여하긴 했지만, 겨울잠에 빠질 뻔했을 때 이 과제를 받게 되었고, 덕분에 올해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활동할 수 있었다고 한다. 지역 활동에 참여하고, 가까이 사는 친구들을 만나고, 해외에 있는 친구들과 전화 통화를 하기 위해 다시 한번 노력했다.
슈티거는 ”낯선 사람들과 모임에 참석하는 것이 고립된 재택근무 생활에 엄청난 지장을 줄 거라고 생각했고, 새로운 독서 모임에 참석하고 나면 며칠 동안 회복해야 할 거라고 상상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정반대였다. 참석하는 모임이 많아질수록 오히려 더 편해졌다“고 한다.
슈티거는 ”거의 매일 명상을 하고 감사 일기를 쓰기 시작했고, 명상은 놀라운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는 온갖 생각의 소음을 잠재우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다. 그날 해야 할 일에 대한 생각들이 끊임없이 머릿속을 맴돌았을 뿐만 아니라, 명상하려고 애쓰는 동안에도 매 순간 경험하는 일들에 대한 생각이 마치 토끼처럼 쉴 새 없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섀넌 사우어-자발라(Shannon Sauer-Zavala) 미국 켄터키 대학교 심리학과 부교수는 ‘신경증’을 개선하려면 ‘사람들이 감정을 경험하려는 의지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신경증 환자들이 만성적으로 감정을 회피할 뿐만 아니라, 자신이 느끼는 감정에 대해 자책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한다.
사우어-자발라는 성격 특성을 고려한 ’개입‘을 통해 정신 질환을 치료하는 흥미로운 접근법을 연구하고 있다. 그녀는 “일반 불안 장애, 사회 불안 장애, 공황 장애, 섭식 장애 등이 아닌 신경증적 성향을 표적으로 삼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는 이 접근법 이 효과적임을 시사한다.
신경증적 성향만이 심리적 취약성을 유발하는 유일한 성격 특성은 아니다. 사우어-자발라는 성실성이 지나치게 높으면 완벽주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하는데 공감대가 형성된다.
슈티거는 “어떤 업무나 서류든 보내기 전에 강박적으로 확인하고 또 확인한다. 사우어-자발라의 말을 듣고 나서는, 회사 업무를 처리할 때 마지막까지 꼼꼼하게 확인하는 습관을 고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결국 다시 한번 열어보게 되고, 눈에 띄는 오류, 즉 특정 단어가 반복된 부분을 발견하게 된다. '봐!' 하는 생각에 마음이 불편해진다. 하지만 물론 그녀의 말이 맞다. 전혀 중요하지 않은 부분이고, 금세 잊어버린다.”고 털어놓았다.
6주간의 실험이 끝날 무렵, 슈티거는 근본적으로 달라진 것을 느끼지는 못했지만, 꽤 만족스러웠다는 것이다.. 슈티거는 “다시 실험을 해볼 때가 됐다. 초기에 나는 내 자신이 어떤 변화를 보일지도 모른다는 예감이 들었다. ’외향적이고 사교적인가‘?라는 질문에 예전 같았으면 분명 동의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6주 동안의 객관적인 데이터가 내 앞에 있었다. 객관적으로 볼 때, 나는 낯선 사람들과도 어울리며 꽤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어쩌면 나는 정말 사교적인 사람일지도 모른다. 연구자들이 말한 것처럼 특정 방식으로 행동하면, 자신에 대한 인식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결론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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