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북구 매곡동의 김덕조(75) 할머니는 오전 9시면 어김없이 동네 어린이집으로 향한다. 일흔이 넘은 나이지만 할머니는 보육도우미로 만 1세 영아반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 한참 엄마 손이 필요한 나이라 그런지 아이들은 할머니를 보자마자 품에 안겨 이것저것 떼를 쓰며 재롱을 피운다. 그런 아이들을 김 할머니는 환한 웃음으로 정성껏 안아주고 보살핀다. 간단한 놀이에서부터 밥 먹이기, 기저귀 갈기 등 할머니는 반나절을 아이들과 보내며 한바탕 전쟁을 치른다. 잠시만 한 눈을 팔아도 장난감을 입에 물거나 물건을 놓고 서로 싸우는 통에 정신이 없을 정도지만 그래도 귀엽기만 하단다.
김 할머니는 "아이들을 키워봤지만 이런 일은 처음이라 걱정을 많이 했다"며 "아이들 재롱에 시간가는 줄 모를 정도로 너무 즐겁다. 이제는 아이들하고 정도 많이 들어 안 보면 오히려 걱정이 될 정도"라고 웃음지었다.
허리가 아픈 할아버지를 대신해 생활비를 벌 요량으로 보육도우미 활동을 하고 있는 할머니는 전처럼 밖에서 힘들게 일하지 않고 손주같은 아이들과 함께여서 아주 좋단다.
북구청은 올해 처음 지역 노인일자리 사업의 일환으로 보육교사 도우미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과거처럼 환경정비 등 일회성 단순 노동이 아닌 어르신들에게 지역사회를 위해 보다 뜻 깊고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도록 새롭게 사업을 추가했다. 보육교사 도우미사업은 현재 북구지역 56곳의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모두 56명의 어르신들이 젊은 보육교사와 호흡을 맞추고 있다. 연령대는 70대가 45명으로 가장 많고, 60대가 10명, 그리고 80대 어르신 1명도 참여하고 있다.
어르신들의 반응도 좋지만 무엇보다 일선 어린이집에서 대환영이다. 김 할머니가 근무하는 키즈스포츠 어린이집에서는 월, 화, 수 주 3회 근무를, 할머니의 양해를 얻어 목, 금까지 주 5일 연장하면서 따로 늘어난 시간만큼 임금 일부를 부담하고 있다.
키즈스포츠 어린이집 김혜경(39) 원장은 "일단 아이들의 반응이 너무 좋고, 조금은 힘든 일이지만 열심히 하는 모습에 할머니께 먼저 근무 연장을 얘기했다"며 "노인 일자리사업이 아니라도 할머니들에게 딱 맞는 일인 것 같아 어르신들과 계속해서 함께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뉴스타운
뉴스타운TV 구독 및 시청료 후원하기
뉴스타운TV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