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시진핑 정상회담 ‘외화내빈(外華內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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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시진핑 정상회담 ‘외화내빈(外華內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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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P : 화려한 볼거리만 가득, 양국 관계 긴장 논의는 ‘시간 끌기’
미국이 돌아왔다는 트럼프 대통령. 시진핑과 나란히 / 사진=트루스 소셜-Truth Social 캡처 

“도널드 J.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형식적인 면은 화려했지만, 실질적인 내용은 부족했던 사흘간의 워싱턴 정상회담을 마무리 지었다.”

AP 통신은 26일 기사에서 이번 미·중 정상회담을 이같이 정리했다. 한 마디로 외화내빈(外華內貧 : Lots of pomp and no substance)라는 평가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과 쌓아온 개인적인 유대감에 만족감을 표했고, 시진핑 주석은 양측이 ‘어떠한 갈등이나 대립도 없도록 해야 하고, 또 선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두 정상은 이란과 우크라이나 전쟁뿐 아니라 인공지능(AI)과 대만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이번 방문에서 가장 중요한 정책 발표는 좋게 말해 소박했다. 11월에 만료될 예정이었던 무역 휴전을 두 달 연장(내년 1월 10일까지)하기로 합의한 것만이 두드러진다.

* 트럼프로부터 존경받은(?) 시진핑의 11년 만의 국빈방미(國賓訪美)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에게 보여준 극진한 환대는 불과 1년 전만 해도 두 사람이 세계 경제를 불황으로 몰아넣을 뻔한 ’관세 전쟁‘을 벌였던 것을 고려하면 놀라운 일이다.

트럼프의 이러한 우호적인 태도는 미국의 북쪽 이웃 나라이자 최대 수출 시장인 캐나다와 마크 카니 총리에 대해 보이는 적대감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지난해 트럼프의 관세에 맞서 보복 관세를 부과한 나라는 중국과 캐나다뿐이었다.

하지만 트럼프는 오타와를 맹렬히 비난하면서도 시진핑에게는 공손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일부 캐나다산 수입품에 50%의 관세를 부과하고, 오토바이와 주류를 포함한 일부 캐나다산 제품의 수입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트럼프는 심지어 미국 하키 유니폼을 입고 얼음판 위에서 겁먹은 카니 부통령을 내려다보는 자신의 사진을 게시하기도 했다.

전 미국 무역 담당 관리였던 제프 문(Jeff Moon)은 그 이유가 간단하다고 말했다.

제프 문은 ”트럼프는 기회가 되면 약자를 괴롭히는 것을 즐기는 폭군이지만, 더 이상 그럴 수 없으면 멈출 것“이라며, 캐나다가 수출의 약 70%를 미국에 보낸다는 점을 지적했다. 제프 문은 ’약육강식(弱肉强食)에 능숙한 트럼프를 꼬집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중국이 첨단 제조업에 필요한 핵심 광물(희토류) 공급을 중단하자 중국에 대한 압박을 완화했다. 중국 비즈니스 및 정책 전략 컨설팅, 차이나 문 스트래티지스(China Moon Strategies)의 설립자인 제프 문은 ”(그러나) 더 이상 약자를 공격하는 것은 불가능해졌다“고 말했다.

* 돌파구 찾지 못한 국제 문제들

두 지도자는 급속도로 발전하는 인공지능 기술을 주도하기 위해 경쟁하는 와중에도, 인공지능에 대한 안전장치 마련에 협력하라는 요구에 직면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미국과 중국이 인공지능을 인간의 통제하에 유지하면서 ”긍정적인 방향으로 개발하고 관리할 책임“이 있음을 인정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인공지능을 ”초지능“(SI)으로 재정립하려는 시도에 더 집중하는 듯하며, 25일 소셜 미디어에서 시 주석이 그 용어를 ”마음에 들어 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지만, 구체적인 논의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공화당 소속인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산업을 저해하고 싶지 않으며, 미국이 중국에 비해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

두 정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종식시키기 위해 고심 중인 이란 전쟁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논의했다. 중국은 워싱턴과 테헤란에 대화 복귀와 잠정 합의를 촉구했지만, 이란의 최대 무역 파트너인 중국은 막대한 영향력에도 불구하고, 평화를 위한 공개적인 노력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휘발유 가격 상승과 첨단 무기 재고 감소를 포함한 전쟁 비용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공화당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 할 말을 한 시진핑,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대만 압박 공세, 타이베이 우려 고조

중국 공식 발표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비공개 회담에서 미국이 자치 섬인 대만의 독립에 반대하는 ”올바른 입장을 고수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비공개 대화에 대해 아직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대만 외교부는 중국 측의 성명이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대만의 주권은 대만 국민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가 ’고수하다‘(adhere)는 단어를 선택한 것은 의미심장한데, 이는 베이징이 워싱턴이 이미 자신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행동하고 있다고 믿는다는 것을 암시하기 때문이라고 민주주의 수호 재단의 선임 연구원인 크레이그 싱글턴(Craig Singleton)은 말한다.

싱글턴은 ”베이징의 목표는 트럼프가 중국의 레드라인을 안정적인 관계에 대한 자신의 정의에 포함시키도록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만 관련 입장에 대한 불안감은 이미 고조된 상태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베이징 방문 이후 대만에 대한 140억 달러 규모의 무기 판매를 중단했다.

* 시진핑, 트럼프의 제로섬 게임식 세계관에 이의 제기. 반박 못 한 트럼프

시진핑 주석은 세계 경쟁을 국가 간 승패가 갈리는 제로섬 게임으로 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점을 은근히 거부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는 게 AP통신의 판단이다.

중국 지도자는 미국과의 경쟁은 제한적이고 ’정해진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견제하려 애쓸 필요가 없다는 점을 시사했다. 물론 시 주석은 역사와 외교적 뉘앙스를 살려 발언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반박할 만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미국은 관세와 수출 통제를 통해 중국 제조업을 견제하려 했지만, 그 효과는 미미했다. 중국은 전기 자동차(EV) 분야에서 혁신을 지속하고, 인공지능 분야에서도 획기적인 발전을 이루며, 세계 무역 흑자를 확대하고 있다.

시 주석은 “인공지능 분야에서 선두 주자가 자동으로 '승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따라잡기 위한 경쟁이 되어야 한다”며, 인공지능 분야에서 앞서 나가는 자가 자동으로 '승리'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공개적으로 반박했다.

* 트럼프, 군사적 라이벌 시 주석에 ’마린 원 헬리콥터‘로 과시

미국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에게 이곳저곳을 안내하며 국빈 방문에 앞서 급히 완공한 새 헬리콥터 착륙장을 둘러보는 데 시간을 할애했다. 그러나 주요 군사적 라이벌인 공산주의 국가의 국가원수인 시진핑 주석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고 철저하게 보호되는 항공기 중 하나인 헬리콥터에 탑승하도록 초대한 것은 놀라운 일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공중 보안 문제로 여러 차례 논란을 겪었다. 카타르가 대통령 전용기로 제공한 호화 제트기는 기존 대통령 전용기에 탑재되는 첨단 방어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 않았다. 이 문제는 매우 심각하여, 지난 7월 이란의 위협이 현실화 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케이터링 트럭에 숨어 다른 비행기를 타고 비밀리에 탈출해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백악관 신축 연회장 건설 현장을 공개했는데, 그는 이 시설이 군사 및 안보 작전을 수용할 것이라는 이유로 건설 사업을 부분적으로 정당화해 왔다. 시진핑 주석과의 국빈 만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관리들과 모든 참석자들에게 건설 현장을 직접 둘러보도록 초대했다. 하지만 그 초대에 응한 사람이 있었는지는 불분명하다.

* 트럼프의 지속적인 언론 공방, 어색한 역학 관계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은 CNN, MS Now, Politico의 백악관 출입을 금지했고, 이로 인해 시진핑 주석의 방문을 무색하게 하는 법적 공방이 벌어졌다.

백악관이 지정한 5개 방송사 공동 취재단은 CNN에 대한 조치에 항의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행사 취재를 거부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 미디어에서 방송사들이 “수년 만에 가장 크고 아름다운 행사 중 하나를 취재를 거부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가 언론과 벌인 갈등은 마치 양면 화면처럼 기이한 광경을 연출했다.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독재자를 호화로운 국빈 방문으로 맞이하는 한편, 미국의 주요 언론 매체들이 국회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법정 공방을 벌였다.

* 미·중 정상회담은 계속된다

시진핑 주석의 워싱턴 방문 이후, 두 정상은 올해 두 차례 더 만날 예정이다.

이는 양측의 의견 교환이 최종 합의 사항이 아닌 지속적인 대화의 일환임을 의미한다. 또한, 2027년 1월 10일까지 두 달간 연장된 무역 휴전이 추가로 연장될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11월에는 시 주석이 중국 선전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주최하고, 12월에는 플로리다주 트럼프 내셔널 도랄 마이애미 골프 클럽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시진핑 주석은 25일 워싱턴을 떠나기 전, 트럼프 대통령을 곧 다시 만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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