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임승객 비율 35% 전국 최고…국가 책임 근거 요구

전국 6개 도시철도 운영기관 노사가 지난해 7754억원에 달한 무임 수송 손실을 더 이상 운영기관과 지방자치단체만의 부담으로 남겨서는 안 된다며 국비 보전의 법제화를 공동으로 요구했다. 부산교통공사는 지난해 무임 수송 손실액이 1854억원으로 당기순손실의 86.5%를 차지했고 무임승객 비율도 35%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고령화로 무임 수송 대상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도시철도 재정과 교통복지를 함께 유지할 국가 차원의 비용 분담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이번 공동 건의의 핵심이다.
부산교통공사 등 전국 6개 도시철도 운영기관 노사 대표자들은 7일 오후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간담회를 갖고 도시철도 무임 수송 손실에 대한 국가 책임과 지원 체계를 제도화해 달라는 공동 건의문을 전달했다. 이에 앞서 노사 대표자들은 공동협의회를 열어 무임 수송 손실에 대한 국비 보전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실을 찾아 공동 건의 내용을 공식적으로 제시했다.
공동 건의문에는 도시철도 무임 수송 손실에 대한 국비 보전의 법제화가 첫 번째 요구사항으로 담겼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도시철도 운영기관 사이에 합리적인 재원 분담 체계를 마련하고 도시철도를 지속 가능하게 운영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단기적인 재정 보조를 넘어 무임 수송 비용을 어떤 주체가 어느 정도 부담할 것인지 법률로 명확히 정하자는 취지다.
도시철도 무임 수송은 일정 요건에 해당하는 이용자가 운임을 내지 않고 도시철도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교통복지 제도다. 이 제도는 1984년 정부 방침에 따라 도입된 이후 40여년째 이어지고 있지만 현행 도시철도법에는 무임 수송 손실을 국가가 보전하도록 하는 명확한 근거가 없다. 관련 법률 개정안은 약 20년 동안 국회에서 여러 차례 발의됐지만 폐기를 반복하면서 비용 부담을 둘러싼 문제가 계속 이어져 왔다.
현재 제22대 국회에는 도시철도법 개정안 등을 포함해 무임 수송에 대한 국가 지원 근거를 마련하는 법률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전국 도시철도 운영기관 노사는 이번 공동 건의를 통해 국회에 계류된 관련 법안을 조속히 논의해 제도적인 지원 근거를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무임 수송을 국가 차원의 복지정책으로 운영하면서 비용은 지방과 운영기관이 부담하는 현재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한국철도공사와 도시철도 운영기관 사이의 지원 방식 차이도 쟁점으로 제시됐다. 한국철도공사는 철도산업발전기본법에 따른 공공 서비스의무 보상을 통해 무임 수송으로 발생하는 손실의 상당 부분을 국비로 지원받고 있다. 반면 도시철도 운영기관에는 같은 방식의 국비 보전 근거가 없어 운영 주체에 따라 지원 체계가 달라지는 형평성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재정 부담은 수치에서도 확인된다. 고령화에 따라 무임 수송 이용자가 늘면서 2025년 기준 전국 6개 도시철도 운영기관의 무임 수송 손실액은 7754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이는 전체 당기순손실의 52%에 해당한다. 이 정도면 도시철도 운영기관 전체 손실의 절반 이상이 무임 수송에서 발생한 셈이어서 각 기관의 재정과 안전 투자 여력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부산교통공사의 부담은 전국 평균보다 더 큰 수준이다. 부산교통공사의 지난해 무임 수송 손실액은 1854억원으로 당기순손실의 86.5%를 차지했으며 무임승객 비율도 35%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본인 상황과 비교해보면 부산 도시철도 이용객 3명 가운데 1명가량이 무임승객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부산교통공사가 국비 보전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는 배경을 숫자로 확인할 수 있다.
도시철도 운영기관 노사 대표자들은 한병도 원내대표와의 면담에서 "국민에게 교통복지를 안정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국가 책임을 명확히 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관련 법안이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논의와 협조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무임 수송 제도의 취지를 유지하면서도 운영기관의 누적 적자를 줄일 수 있는 재정 구조를 법률로 정해 달라는 요구다. 특히 지방자치단체별 재정 여건에 따라 도시철도 서비스의 지속 가능성이 달라지지 않도록 국가가 일정 부분 책임을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교통복지 제도인 무임 수송에 대한 지원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수년째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며 "현장의 어려움을 충분히 살펴 관련 법안을 국회에서 조속히 논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제22대 국회에 관련 법률 개정안이 이미 발의돼 있는 만큼 향후 국회 논의가 실제 입법으로 연결될지가 주요 관건이 됐다. 법률이 개정되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운영기관 사이의 비용 분담 기준을 구체적으로 정할 수 있는 제도적 근거가 마련될 가능성이 있다.
이병진 부산교통공사 사장은 "도시철도 무임 수송은 교통약자 이동권 보장, 노인 건강 증진 등 광범위한 사회적 편익이 발생하는 국가 차원의 복지정책인 만큼 국가가 함께 책임지는 것이 타당하다"며 "무임 손실로 누적된 부담이 안전 투자 압박으로 이어지는 만큼 정부가 비용 분담에 참여하는 합리적인 구조와 근거가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교통공사는 무임 수송 손실이 단순한 회계상 적자를 넘어 시설과 안전 분야의 투자 여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국비 보전 필요성의 주요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앞으로 국회에서 도시철도법 등 관련 개정안이 어떤 방식으로 논의되고 국가 지원 근거가 실제로 마련되는지가 부산을 비롯한 전국 도시철도 운영기관의 재정 부담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남게 됐다.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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