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들은 저소득층을 위한 주택이 비어 있는 상황에서도 주거지를 찾지 못하고 있다.”
AP통신은 7일(현지시간) 이같이 보도하고, “텍사스주 오스틴의 노숙자 쉼터에 사는 49세의 매튜 데이비스는 자신만의 아파트를 간절히 원하지만, 혈장 기증으로 버는 얼마 안 되는 돈으로는 수도 시설도 없고 화장실도 공동으로 써야 하는 월세 450달러(약 60만 원)짜리 작은 집조차도 감당하기 어렵다.”고 미국 정부 정책과 빈곤층의 현실적 괴리를 전했다.
오스틴에서 저렴한 주택으로 분류한 4,500채 이상의 주택, 즉 거의 16%인 720채가 비어 있는 상태이다.
미국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들은 저렴한 주택 부족에 가장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주 정부 주택 기관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자금 지원을 받아 건설된 저소득층 주택의 대다수는 해당 지역 중위 소득의 50% 이상을 버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는 사실이다.
일부 도시에서는 이러한 주택의 임대료가 시장 가격(市價)에 근접하면서 공실률이 증가하고 있다. 그 결과, 저렴한 주택으로 지정된 아파트들이 극빈층에게는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비어 있는 상태로 남아 있다.
따라서 어떤 사람들은 노숙자로 내몰리고, 또 어떤 사람들은 감당할 수 없는 주택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절박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 미국, 가장 가난한 사람들은 주거 선택권이 거의 없다.
전미 저소득층 주택 연합(National Low Income Housing Coalition)의 최근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 1,100만 가구의 극저소득 임차 가구를 위해 이용 가능한 저렴한 임대 주택은 36.4%인 약 400만 채에 불과하다.
이들은 연간 소득이 연방 빈곤선(1인 가구 기준 약 1만 6천 달러-2,150만 원) 미만이거나 해당 지역 중위 소득의 30% 중 더 높은 수준인 사람들이다. 이들은 미국 임대 가구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며, 저임금 근로자, 노인, 고정 수입으로 생활하는 장애인 등이 다수 포함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극저소득 임차 가구의 약 4분의 3이 소득의 절반 이상을 임대료와 공과금으로 지출하고 있어 다른 필수품에 쓸 돈이 거의 남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전국 주택 기관 협의회(National Council of State Housing Agencies)의 자료에 따르면, 이러한 임차인을 위해 마련된 주택은 2024년 저소득층 주택 세액 공제(Low-Income Housing Tax Credit)를 통해 자금을 지원 받은 저렴 주택의 약 12%에 불과했다. 저소득층 주택 세액 공제는 개발업자가 최소 30년 동안 임대료를 낮게 유지하는 조건으로 세액 공제를 제공하는 연방 프로그램이다.
대다수는 해당 지역 중위 소득의 50% 이상을 버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다. 오스틴의 경우, 이는 1인 가구가 연간 약 47,000달러(약 6,319만 원)를 버는 것을 의미하며, 극저소득층은 28,000달러(약 3,764만 원) 미만을 버는 것을 의미한다.
이 프로그램은 40년 전 시작된 이후 전국적으로 약 400만 채의 저렴한 주택을 지원해 왔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이 프로그램이 비효율적이며 주택 바우처보다 비용이 더 많이 든다고 지적한다.
자유지상주의 성향의 싱크탱크인 카토 연구소(Cato Institute)의 경제학자 크리스 에드워즈(Chris Edwards)는 “이 프로그램은 엄청나게 복잡하고 관료적이며, 규정이 너무 복잡해서 건설 비용을 엄청나게 증가시킨다”며, 프로그램의 복잡성 때문에 이를 관리하기 위한 법률 및 회계 법인이라는 산업이 ‘생성됐다’고 의회에 전했다.
그는 주택 바우처(housing vouchers)를 언급하면서 “저렴한 주택 공급을 보조하려면, 그 돈을 세입자에게 직접 지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전문가들은 세금 공제 혜택을 받아 건설된 부동산은 바우처를 의무적으로 수용해야 하는 반면, 많은 주에서 시장 가격으로 임대되는 아파트의 집주인은 바우처를 수용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두 프로그램이 잘 협력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연방 정부의 재정 지원에는 심각한 부족 현상이 있다. 전문가들은 자격이 있는 가구 중 단 4분의 1만이 주택 바우처를 받는다고 추산한다. 바우처는 저소득층이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주택 비용을 충당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대기 기간이 몇 년씩 걸릴 수 있다.
일부 저렴 주택 개발업체들은 바우처 없이는 극저소득층을 위한 주택을 제공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워싱턴 DC 지역의 저렴한 주택 개발업체인 트루 그라운드 하우징 파트너스(True Ground Housing Partners)는 다음과 같은 예를 제시한다. 해당 지역 중위 소득의 60%인 연간 약 7만 달러(약 9,408만 원)를 버는 사람들을 위한 주택은 월 1,715달러(약 230만 원)의 임대료를 받는다. 하지만 1,575달러(약 211만 원)의 주택담보대출 상환금과 운영비를 제외하면 남는 돈은 140달러(약 18만 원)에 불과하다.
사장 겸 CEO인 카르멘 로메로(Carmen Romero)는 “수학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The math does not lie.)며, 극저소득층은 그 임대료의 절반만 지불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우리의 지출 내역으로는 엄청난 규모의 보조금이 없이는 평균 소득의 30%에 해당하는 주택을 마련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런 보조금은 현실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 저렴한 주택, 시장 가격 임대료와 경쟁
* 빈곤층 임대 주택 얻기 위한 절차도 매우 복잡
소득 수준 60% 이하 가구를 위한 저렴한 주택 임대료는 오스틴, 덴버, 오리건주 포틀랜드와 같은 미국 도시에서 시장 가격 아파트 임대료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그 결과, 일부 사람들은 소득 증명 절차가 간소하고 승인이 더 빠른 시장 가격의 아파트를 조금 더 비싸게 지불하는 쪽을 선택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저렴한 주택이 점점 더 공실 상태로 남게 되고 있다.
부동산 데이터 및 분석 회사인 코스타(CoStar)에 따르면, 오스틴의 모든 저렴 주택 공실률은 거의 16%에 달하며, 4,500채 이상의 주택이 비어 있다. 적정 공실률은 약 5%라고 한다.
저렴한 주택 개발업체인 엘디지 디벨로프먼트(LDG Development)는 오스틴에서 자사의 저소득층 주택(AMI 60%)의 공실률이 12%에 달한다고 밝혔다. AMI(Area Median Income units)는 특정 지역 가구 소득의 중간값을 의미한다. ‘AMI units’는 임대료나 입주 자격이 이 지역 중간 소득의 일정 비율(예: 30%, 50%, 80% 등)에 맞춰 설정된 주택을 말한다.
최고 포트폴리오 책임자인 레베카 피셔(Rebekah Fischer)는 LDG가 최근 오스틴에 건설된 수천 채의 신규 시장 가격 아파트와 ‘직접적인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피셔는 저렴한 주택 신청자들에 대해 “모든 은행 거래 내역서, 모든 급여 명세서, 모든 청구서, 친구들과 주고받은 모든 벤모(venmo : 페이팔이 소유한 모바일 결제 서비스) 거래 내역까지 다 제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임차인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 시장 가격 계약이라면 2분 안에 승인을 받을 수 있지만, 안타깝게도 저렴한 주택의 경우에는 시간이 더 걸린다는 것이다.
콜로라도 주택금융청에 따르면, 덴버에서는 연방 세금 공제 프로그램으로 자금을 지원받은 소득 수준 60% 이하 주택의 공실률이 13%에 달하고, 소득 수준 80% 이하 주택의 공실률은 21%에 이름에도 불구하고, 도시의 최빈곤층을 위한 주택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저소득층을 위한 주택 부족 현상이 심각한 포틀랜드에서는 저렴한 주택 공실률이 7.5%에 달하며, 현재 1,700채 이상의 주택이 비어 있다고 포틀랜드 주택국은 밝혔다. 이들 주택 대부분은 지역 평균 소득의 60%에 해당하는 소득을 올리는 1인 가구(약 5만 4천 달러-약 7,236만 원)를 위한 것으로, 월세는 1,444달러(약 193만 원)로 상한선이 정해져 있다.
이는 통계청이 공개한 CoStar 자료에 따르면, 시장 가격으로 임대되는 원룸 아파트의 평균 임대료인 1,581달러(약 212만 원)에 근접한 수치이다.
포틀랜드 주민인 제이든 바비는 지역 중간 소득의 약 55%를 벌고 있으며, 저렴한 주택 대기자 명단에 올라 있지만, 그는 길고 복잡한 신청 절차를 피하기 위해 시세대로 임대되는 아파트에 더 많은 돈을 지불할 의향이 있다고 말한다. 그는 “차라리 200달러(약 26만 원)를 더 내더라도 내가 원하는 곳에 쉽게 들어갈 수 있고, 복잡한 절차가 필요 없는 곳에 가는 게 낫다”고 말했다.
오스틴시 당국은 2018년부터 2027년까지 극저소득층(시 전체 가구의 17%)을 위한 주택 20,000 채를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시 문서에 따르면 2024년까지 목표의 2.71%인 겨우 543채만 건설됐다. 대신, 해당 지역 중위 소득의 60%에서 80% 사이를 버는 사람들을 위해 계획된 15,000채의 주택은 모두 건설되었다.
AP 통신의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오스틴 주택국은 최빈곤층을 위한 주택 공급을 늘려야 할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며, 소득 수준에 따른 주택 가격의 30%를 포함하는 사업안에 우선권을 주는 등 관련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스틴의 한 쉼터에 들어가기 전 1년 동안 차에서 생활했던 데이비스에게 자신과 같은 사람들을 위한 주택 부족은 매우 답답한 문제라고 말했다. AP통신은 “데이비스는 ‘(제대로 된 문이 있는 집에서) 밤에 문을 닫고 편안하게 잠들고 싶다. 정말 딱 맞는 곳을 찾고 싶을 뿐”이라고 말을 전하며, 빈곤층을 위한 트럼프 행정부의 소극적인 대책을 AP는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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