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마초 다문화 이음센터에 한국어교육 연계…구청·교육청 협력

인천의 이주배경학생이 10년 사이 약 3.8배 증가하고 초등학생의 사교육 참여율이 80%를 웃도는 가운데 서해구에서 공공 영어교육과 다문화 학생 지원, 신도시 과밀학급 문제를 함께 풀어야 한다는 요구가 나왔다. 교육 수요가 지역과 계층에 따라 달라지는 상황에서 지방의회와 교육청이 학교 밖 교육복지와 학교 신설 문제를 동시에 논의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고선희 인천 서해구의회 의장은 지난 3일 김남원 검단구의회 의장과 함께 인천시교육청을 찾아 도성훈 교육감과 지역 교육현안을 논의했다. 고 의장은 공공 영어교육 확대와 천마초 학교복합시설 내 다문화 이음센터 운영, 루원시티 과밀학급과 학교용지 확보 문제 등에 대한 교육청의 협력을 요청했다. 고 의장이 제10대 서해구의회 전반기 의장을 맡고 있는 사실도 의회 공식 자료에서 확인된다.
공공 영어교육 요구는 가계의 사교육비 부담과 맞닿아 있다. 국가데이터처와 교육부가 발표한 ‘2025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에 따르면 전국 사교육비 총액은 27조5000억원이었다. 전체 학생의 월평균 사교육비는 45만8000원, 초등학생은 43만3000원으로 집계됐다. 초등학생의 사교육 참여율도 84.4%에 달했다.
서해구에서도 교육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외국어교육 사업이 이미 운영되고 있다. 구는 저소득층 자녀와 학교 밖 청소년, 다문화·외국인·난민 가정 자녀 등을 대상으로 원어민과 일대일 화상영어를 제공하고 있으며 올해 서해구지역 지원인원은 월 231명이다. 이용자는 월 1만원만 부담하고 나머지 수강료를 지원받는다.
고 의장은 과거 영어마을 운영 경험을 거론하며 특정 시기에 한정된 체험 프로그램보다 학생이 지속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공공 영어교육 체계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현재 운영 중인 저소득층 화상영어와 학교 교육, 지역 공공시설을 어떻게 연계할지가 향후 정책 설계의 과제가 될 수 있다.
다문화 학생 지원 필요성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인천시교육청의 다문화교육 지원계획에 따르면 인천 초·중·고 이주배경학생은 2014년 3666명에서 2024년 1만3773명으로 약 3.8배 증가했다. 이 가운데 중도입국·외국인 학생은 2015년 975명에서 2024년 6404명으로 6배 이상 늘었다. 한국어 교육뿐 아니라 기초학력과 학교생활 적응, 학부모 통·번역 지원이 함께 필요한 이유다.
전국적으로도 다문화 학생 비율은 상승하고 있다. 2025년 교육기본통계에서 다문화 학생 비율은 초등학교 5.0%, 중학교 3.7%, 고등학교 2.6%로 집계됐다. 특히 초등학교는 학생 20명 가운데 1명꼴로 다문화 배경을 가진 셈이다.
고 의장은 이날 서해구의 다문화 학생 비율이 인천 평균보다 높은 지역적 특성을 언급하며 천마초 학교복합시설에 들어설 다문화 이음센터가 학생 지원에 그치지 않고 이주민 부모와 성인의 교육까지 담당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청은 한국어 예비학교와 찾아가는 한국어교육, 통·번역 지원 등 기존 사업과 센터를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천마초 학교복합시설은 이미 중앙정부 공모사업에도 선정됐다.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천마초는 지난 8월 교육부의 ‘2026년 제2차 학교복합시설 공모사업’에 선정됐으며 총사업비는 151억원이다. 이 가운데 약 44억원을 국비로 지원받는다. 학교 부지에 교육·문화·복지시설과 주차시설 등을 함께 조성하는 사업으로, 학생과 지역 주민이 공동 이용하는 형태다.
따라서 다문화 이음센터가 실제 설치·운영될 경우 기존 교육청의 한국어교육과 구청의 가족·복지서비스를 얼마나 유기적으로 연결하느냐가 중요하다. 학교에서 학생만 지원하고 가정의 언어·정보 접근 문제가 그대로 남을 경우 학습과 학교 적응 지원 효과에도 한계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루원시티에서는 정반대 성격의 교육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전국적으로 학령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신도시와 대규모 공동주택 입주지역에서는 특정 학교로 학생이 집중되면서 과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실제 2025년 전국 초등학생 수는 전년보다 14만9517명 감소했지만 중학생은 3만7506명 증가했다. 지역별·학령별 수요를 따로 분석하지 않고 전체 학생 수만으로 학교 공급을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다.
루원시티 학교용지 문제는 최근 처음 제기된 사안도 아니다. 인천시는 과거 ‘루원시티 학교용지 원안복원’을 요구하는 시민청원에 대해 교육청과 주민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마련해 대안을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신도시 개발과 학교 공급 시점이 맞지 않을 경우 과밀학급과 장거리 통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민 우려가 지속돼 온 것이다.
이번 면담에서는 루원시티 중심3·4블록의 학교용지 확보 가능성도 논의됐다. 교육청은 현재까지 해당 개발계획과 관련한 정식 협의가 들어오지 않았으며, 향후 협의가 진행되면 학교용지 확보와 학교 신설 필요성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학교 신설은 단순히 주민 요구만으로 결정되기 어렵다. 개발계획에 따른 예상 학생 수와 기존 학교의 수용 여력, 통학거리, 공동주택 입주시기와 재정투자심사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반대로 개발계획이 확정된 뒤에야 학교부지를 찾을 경우 적절한 용지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어 도시계획 단계부터 교육청과 지방정부가 수요를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해구는 지난 7월 인천 행정체제 개편에 따라 새롭게 출범한 자치구다. 기존 서구 가운데 검단지역이 검단구로 분리된 뒤 청라·루원시티와 석남·가좌 등 신도심과 원도심이 함께 포함된 생활권을 관리하고 있다. 서해구의회도 같은 달 새 의회를 출범시켰다.
지역에 따라 교육 문제의 성격도 다르다. 루원시티처럼 신규 주택 공급으로 학생이 집중되는 지역에서는 교실과 학교용지 부족 문제가 나타날 수 있는 반면, 원도심에서는 학생 수 감소와 교육환경 격차가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 여기에 이주배경학생 증가와 사교육비 부담까지 겹치면서 동일 자치구 안에서도 서로 다른 교육정책이 필요한 구조다.
고선희 의장은 “루원시티의 학교 신설 요구가 계속되는 만큼 학교용지 확보 방안을 미리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해구의회와 교육청은 앞으로 영어교육과 다문화 이음센터, 학교 신설 문제를 놓고 관련 기관 간 협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향후 정책의 성과는 공공 영어교육 이용 학생 수와 교육비 절감 효과, 다문화 학생의 한국어·기초학력 지원 실적, 루원시티 학교별 학급당 학생 수와 통학거리 등 구체적인 지표를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서로 성격이 다른 교육문제를 개별 민원으로 처리하기보다 도시개발과 교육복지 정책을 함께 설계할 수 있는 협의체를 만드는 것이 이번 논의의 실질적인 과제로 남는다.
뉴스타운
뉴스타운TV 구독 및 시청료 후원하기
뉴스타운TV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