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버팀목으로서의 큰 정치인이 나오길 간절히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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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故김대중 전 대통령 ^^^ | ||
또 선거를 통한 헌정 사상 최초의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뤄 대통령에 취임한 뒤에는 국제통화기금(IMF) 금융위기 극복, 햇볕정책, 남북 정상회담, 노벨 평화상 수상같이 그가 아니면 할 수 없는 큰 역사에 남는 업적을 남겼다.
특히, 인권문제에 남다른 열정을 보여 노벨 평화상을 받기 전 이미 다섯 차례나 외국 기관이 주는 인권상을 수상했다. 그는 노벨상 못지 않게 인권상 수상을 자랑스러워 했다. 반면 그는 대통령 선거 출마를 위한 분당(分黨), 정계 은퇴와 복귀 등의 과정에서 개인의 정치적 야망을 위해 야권을 분열시키고 정치발전을 가로 막았다는 비판도 받았다.
대통령 재임기간에는 친인척 비리 연루사건으로 어려운 시기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그가 야당 지도자로서 민주화 운동에 남긴 족적과 대통령으로서 통일정책의 기조를 바꿔 남북 화해 분위기를 조성한 것은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정치적 리더십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또 그의 정치 행태를 두고는 긍정적인 평가와 비난이 엇갈리지만 비판론자들을 집요하게 설득해 지지세력으로 만들고, 여야의 대치 상황에서 갖가지 투쟁방식을 동원해 정치적 목표를 달성하는 정치력은 누구도 따를 수 없었던 게 사실이다.
그가 야당 지도자로서 네번의 대선 도전 끝에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었던 저력도 결국은 여기서 나온 것이다. 그를 잘 아는 주변 인물들은 그가 오히려 대통령에 당선된 뒤 능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것 같다고 말한다.
야당 지도자로서 거리투쟁과 단식농성 등을 통해 지방자치제 도입 등 정치적 승리를 거머쥐었던 돌파력과 정치 9단의 전략적 사고가 대통령에 취임한 뒤 특유의 신중함에 눌려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물론 그는 정치인으로서 평생 꿈이었던 대통령에 당선되고, IMF위기를 국민과 함께 극복했으며, 그의 소신인 햇볕정책과 남북 정상회담으로 인해 노벨 평화상까지 받았으니 하고 싶은 일은 다 한 셈이라고 평가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집권 초기 소수정권이라는 약점 때문에 각종 개혁을 소신대로 밀고 나가지 못했고, 그 뿐 아니라 측근들의 공직 취임 자제 선언과 인물난으로 민의 수렴과 소통에 공백이 생기면서 그에 따른 부작용이 적지 않았던 측면도 있었다. 그 과정에서 그는 지역감정을 없애 국민 화합을 이루겠다는 필생의 꿈을 이루는데 실패했다.
한편으로 그의 뜻과 상관없이 우리 사회는 지역주의가 더욱 심해져 영남 호남에 충청까지 갈라지는 최악의 상황을 맞아야 했다. 지역주의 해소와 국민 화합의 실천을 위해 취임초 대통령비서실장에 별 연고도 없는 영남 출신 구 여권인사를 기용했던 김 전 대통령으로서는 그야말로 가슴아픈 일이 아닐 수 없었다.
퇴임후에도 대북송금 특검이 시작되면서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의 성과에 흠집이 가기는 했지만 그는 "생명이 다하는 그 날까지 민족과 국가에 대한 충성심을 간직하며 살아갈 것"이라고 했던 퇴임인사처럼 전직 대통령으로서 북한 핵사태를 포함해 남북문제에 대해 기회 있을 때마다 정치적 견해를 밝혔고 연설의 대가답게 각계의 연설요청에 응해 통일정책에 대한 소신을 펴왔다.
그의 서거로 이제 민주화 과정의 두 축을 형성하며 한국 정치의 격변기를 헤쳐온 '삼金(김대중 김종필 김영삼)'의 한 축이 사라지면서 그들이 펼쳐왔던 '보스정치'의 흔적들도 역사로 남게 됐다. 그가 한국 현대사에 그은 굵은 획의 무게만큼 그의 흔적은 곳곳에 남아있다. 한동안 김대중이라는 거목의 그림자가 우리 사회에서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정치적 업적 가운데에도 21세기의 현실 정치에서는 형태를 바꿔야 할 대목이 분명히 있다. 그의 업적 가운데 가장 큰 것은 국민들이 군사독재에 시달리며 민주화에 목이 말라있던 시절 몸을 던져 희망의 씨앗을 뿌린 것이다. 그 씨앗이 자라 민주화가 이뤄지고 그 세상에서 대통령을 맡아 그가 일궈낸 업적들은 역사가 한치도 가감 없이 평가할 것이다.
그러나 김 전 대통령이 야당 총수를 지내던 시절에는 군사정권과 거대 여당에 대응하는 유일한 방법이었다고 할 거리투쟁, 단식농성, 의원직 사퇴, 국회 봉쇄 및 폭력사태 등 극단적이고 폭력적인 정치행태가 지금 시대와 맞는지 정치권은 잘 따져봐야 한다.
국민은 요즘 같은 세상에 정치권 일각에서 독재정권이라는 말이 나오고, 거대 여당의 단독 국회나 법안 날치기 처리 같은 구 시대의 정치행태가 거론되는데 대해 깊은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 다른 분야는 모두 첨단화되고 발전하는데 정치는 김 전 대통령이 야당 총수를 하던 시절과 비교해 별로 나아진 것이 없는 게 현실이다.
사람들이 김 전 대 통령을 존경하듯 진정 어른으로서의, 사회의 버팀목으로서의 큰 정치인이 나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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