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시장 유통구조 무엇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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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시장 유통구조 무엇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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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산업 유통구조 합리화를 위한 토론회 열려

현재 한국의 대중음악은 커다란 위기와 맞닥뜨리고 있다. 음반시장의 불황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해가고, 음악콘텐츠는 특정 장르에 한정되어 문화의 다양성을 점차 상실해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대중문화계 내부에서조차 "음악시장은 이제 죽었다"는 푸념이 나올 정도다. 음반시장 유통구조의 전근대성을 단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문화연대에 따르면 오프라인 음반시장은 2000년에 대략 4,200억원 규모이던 것이 2001년 3,700억원, 2002년 2,600억원 수준으로 점점 그 낙폭이 커지고 있다. 2003년 1분기 실적도 전년대비 30% 감소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러한 대중음악계의 위기를 더욱 심각하게 하는 것은 음반유통 구조의 비효율성과 전근대성 때문이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대중음악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콘텐츠 개발, 비주류 음악의 활성화를 비롯하여 음악시장을 지탱하고 있는 주요 제도인 유통에 대한 합리화 모색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 4월 초 문화관광부는 2007년까지 4천여억원을 투자하는 대규모 음악산업진흥정책을 내놓으며, 음반시장 유통구조 개선에 대한 대안을 제시했지만 그 내용에 있어서는 특혜시비 등 문제점이 많고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침체된 우리 음반시장의 정상화와 대중음악계의 발전을 위한 체계적인 음반마케팅 및 음반 유통구조 합리화 방안을 모색해보는 토론회가 문화연대와 대개련 주최로 10일 오후 서울 을지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교육장에서 열렸다.

 
   
  ▲ 오후 2시에 시작된 이날 토론회는 한국문화예술진흥원 후원으로 3시간 동안 진행됐다
ⓒ 석희열
 
 

'음반시장 정상화를 위한 유통구조 합리화 방안'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포럼에서 참석자들은 음반유통에 대한 정보자료의 통합화를 위한 '표준전산화' 작업과 함께 과도한 물류비용의 지출 등 전근대적인 유통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획기적인 제도의 도입을 정책당국에 촉구했다.

이동연 문화연대 문화사회연구소 소장은 "현재 음반유통의 정확하고 객관적인 정보자료가 통합적으로 제시되지 않고 있고, 물류비용은 여전히 과도하게 지출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대형도매상과 인터넷매장의 가격할인 경쟁으로 음반소매상은 고사직전에 몰려있으며, 또 음반사와 도매상, 도매상과 소매상 사이의 불공정한 유통관행들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유통시스템의 혁신을 주장했다.

음반물류유통이 몇 몇 메이저 유통사가 중심이 되어 소수 대형 음반사들의 음반을 집중적으로 유통시키면서 소형 음반사들의 음반유통이 점점 어려워지고 인디레이블(독립음반제작사)의 유통이 제한되거나 배제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동연 소장은 "음반유통이 몇 몇 유통사 중심으로 거래되는 것 자체를 시장자율질서에 반하여 물리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면서 "다만 음반유통사가 독점적인 지위를 이용하여 유통시장의 자유로운 시장질서를 역행한다든지, 비주류음반이 이러한 독점적 유통의 벽에 막혀 판로를 찾지 못하는 정도의 결과가 나타나는 것은 문제"라며 시장의 다양성을 대안으로 내놓았다.

이 소장은 특히 "음반유통의 혁신을 위한 문제들이 해결되기 위해서는 유통업계가 대부분 합의할 수 있고 동의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들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이를 위해 △표준전산화 △물류비용 감소와 가격정찰제 실시 △음반유통의 세제 혜택△음반유통의 관행 개선 △온라인을 통한 마케팅전략 마련 등의 선결과제를 제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공중파방송을 중심으로 마케팅이 이루어지고 있는 주류음악과는 달리 매체력을 갖고 있지 않은 비주류음악(인디뮤직, 언더그라운드뮤직)에 대한 유통개선을 위한 정책대안들도 쏟아졌다.

대중음악평론가 박준흠씨는 "이미 한국의 음반시장에는 20대 이상이 들을 음반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여기서 '보이지 않는다'는 말은 언더그라운드 및 인디씬의 좋은 앨범들은 홍보가 되지 않아 사기가 힘들다는 얘기"라며 "이는 서태지 출현 이후로 급속하게 10대 아이돌 스타 위주로 편향된 대중음악 시장 환경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20대 이상의 음반 소비자들이 떠나버렸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한국 음반시장을 키우는 방법은 첫번째로 다양성이 시장에 존재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라며 "다양한 음악은 음반소비자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것이며, '음반시장을 키우는 방법'='비주류음악에 대한 활성화'"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인디레이블에서 나온 음반의 경우 음반 판매의 손익분기점이 불과 3천장 내외이지만 현재의 시장상황은 손익분기점을 못 넘기는 음반이 대다수"라며 "현재의 시장구조는 음악성과는 상관없이 이들 인디음반이 소외될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하고 "이는 홍보루트가 없음으로 인한 인지도 미약과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같은 비주류음악의 유통을 활성화 시키기 위한 정책대안으로 △선결제 방식에서 위탁제 판매방식으로 전환 △반품율 상향 조정 △인디레이블 지원책 수립 △'벅스뮤직'과 같은 무료 스트리밍서비스 사이트 운영 지원 △인디뮤직 DB 개발 및 운영의 국책화 △음악전문 FM라디오 방송국 신설 △대중음악전문지 발간 지원 등을 제시했다.

김종덕 KRCnet 대표는 "IMF 이전에 22,000개이던 음반 소매점이 지금은 1천개 이하로 줄어들었다"면서 "음반시장은 이미 초토화되었다. 이제 정부의 도움 없이는 음반산업을 회생시킬 수 없게 되었다"며 "문화관광부는 현실을 직시하고 음악시장을 살려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경화 미디어신나라 이사는 "음반 소매상들이 하나 하나 없어지고 있다"면서 "이는 인터넷 온라인 유통과 대형 도매상들의 등장으로 지방의 소매상들이 고사당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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