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구청장과 송도주민이 국제학술대회를 중단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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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구청장과 송도주민이 국제학술대회를 중단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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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학술대회가 지역경제에 악재가 돼 후유증으로 갈등 우려

지난 11일 오전 10시 인천 연수구 송도동 컨벤시아 2층에서 보건복지부와 가천길병원이 아주대 의대·카이스트 등 전국 10여개 의대 의료진, 보건복지부 및 소방방재청 관계자 등 300여명이 모인 가운데 '국지전 및 재난에 대비한 민·관·군의 응급의료체계 구축 방안'이라는 주제로 열리고 있는 국제학술대회에 고남석 연수구청장과 주민 30여명이 몰려들어 대회를 중단시킨 사태가 벌어졌다.

이 학술대회는 지난해 11월 23일 보건복지부가 연평도 도발사건 당시 접경지역에서 북측 도발로 인한 민간인 사상자 발생시 신속한 이송 및 치료체계구축 필요성 제기에 대한 전문가들의 토론과 필요한 교육을 실시하는 대회로 ▲‘국지전 재난 상황에서 응급의료’ 순서를 통해 부상종류별 응급처치에 대한 논의 ▲‘제2의 국지전 발생 시뮬레이션’ 순서를 통해 국지전 전개양상과 군과 병원의 역할과 의료협력 체계에 대한 논의 ▲‘국지전 재난대비 응급의료체계 구축방안’ 섹션에선 복지부와 국회, 의료계와 국군병원, 언론 역할과 앞으로의 과제에 대한 매뉴얼이었다.

이날 오전 10시, 평일에 송도국제도시(4만여명 거주)에 북한 방사포가 떨어진다는 가정으로 카이스트 이태식 교수의 연구발표로 시작됐다. 240㎜ 방사포탄이 30분에 걸쳐 두 차례 떨어지면 23명이 현장에서 목숨을 잃고 50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다. 방사포가 떨어지기 10분 전에 경고 사이렌이 울리지만 대부분의 시민들은 단순한 훈련으로 생각해 대피하지 않아 피해가 커진다. 지하철 역과 충전소, 컨벤시아가 폭발하면 당황한 주민들이 급히 승용차를 이용해 빠져나가려다 교통 사고가 잇따른다. 재난 상황에 맞게 응급의료체계를 개편하면 인명 피해를 상당히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논의가 진행되는 시간에 주민들이 들이 닥쳤다.

주민은 "송도를 세계적인 도시로 키워야 할 판에 이게 뭐하는 거냐" 며 “SBS 보도를 보고 놀랐다. 우리가 사는 송도에 전쟁이 벌어지면 몇 명이 죽고 몇 명이 부상당하는지 보여주는 화면은 충격적이었다”면서 “송도를 대상으로 왜 이런 행사를 하느냐”며 학술대회를 중단하라는 구호를 외치자 주민을 진정시키려던 주최 측은 결국 오후 12시경 행사를 취소했다.

이번 행사로 흥분한 주민들은 "타 도시를 대상으로 설명할 수도 있는데 왜 송도신도시를 대상으로 삼느냐. 이같은 세미나가 외부로 알려지면 부동산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고남석 연수구청장은 "송도를 방문하는 외국인이 한국의 안보 문제에 관심이 많은데 이런 연구 결과가 나가면 어떻게 생각할 것이냐"며 "연구 취지는 존중하지만 비밀리에 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고 청장은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정식으로 사과하라는 공문을 보낼 것"이라고 했다.

학술대회 주최 측은 “전쟁이 나면 어떻게 되는지가 아니라, 전쟁을 대비해 이런 준비를 하자는 게 포인트인데, 주민이 의도를 오해한 것 같다”면서 “분단국가로 전쟁의 위험이 여전히 존재하는 한국에서 의료계에 꼭 필요한 논의가 무산돼 아쉽다”고 전했다.

그러나 천안함, 연평도 사건으로 예민해진 지역을 대상으로 실전 가상 시뮬레이션을 놓고 토론하는 이번 학술대회가 지역경제에 악재가 된다는 파장을 예상 못한 주최 측과 지자체간 묘한 갈등이란 후유증으로 남게 됐다.

이번 국제학술대회를 주최하게 된 복지부는 지난 2000년 이후 800여 차례의 테러와 인접국가로부터 하루에 수십 수백발의 로켓 포격을 받는 사건들이 빈발하나 이에 대처할 수 있는 군, 경찰, 소방, 의료기관들로 이루어진 효율적 협력체계가 구성된 이스라엘과 미국 등 선진국의 국지전 대비 평상시 준비상황 및 대응체계를 벤치마킹해 우리나라 실정에 적합한 모델을 개발한다는 목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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