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 주적(主敵),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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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 주적(主敵),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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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철 국방부장관 후보/채널A 화면 캡처
강신철 국방부장관 후보/채널A 화면 캡처

부동산 문제나 사관학교 통합보다 더 실망스러운 것은 ‘주적(主敵)’에 대해 얼버무리는 모습이었다.

강신철 국방부장관 후보자 청문회를 보는 국민의 심정은 착잡하다. 용혜인(성평등가족부)과 김승원(법무부) 장관 후보에 뿔난 국민이 반듯해 보이던 강신철 후보자에게서까지 ‘역시나’ 반응이 터져 나오고 있다.

강 후보는 임종득, 강선영 의원의 우리 군의 주적에 대한 질문에 “개념이 바뀌어서...”라며 모호한 대답을 했다. 현행 국방백서에서 논란이 되는 것처럼 그 역시 북한을 주적이라 하지 않고 적이라 말한 것이다.

적, 주적, 위협. 이 세 가지 개념의 차이는 무엇일까?

군사적 개념의 논란을 일으키는 것 자체가 적에 대한 인식의 혼란을 야기하려는 불순한 의도에서 시작됐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북한을 적대시하지 않는 것이 평화를 지키는 것이라는 말은 허울일 뿐이다. 주적을 주적이라 말하지 않는 게 평화와 무슨 상관이 있다는 말인가? 따라서 용어 장난에 불과한 위협이라는 개념은 아예 빼겠다.

적이란, 군대에서 자주 쓰는 말이지만, 일반명사에 가깝다. 국방이나 군사적으로 의미를 가지는 용어가 아니라는 것이다. 북한 정권이나 북한군을 포함해 군사적인 위협이 되는 모든 대상에게 적이라는 말을 쓸 수 있다.

주적(主敵)이란, 대한민국 군대가 싸워야 할 가장 위협적인 적을 말한다. 당장이라도 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대상, 즉, 북한이다. 한국군은 무기체계와 군사시설 배치, 군사작전 계획, 기동훈련, 심지어 병사들의 총검술 동작 하나하나까지 주적인 북한을 겨냥해 치밀하게 짜야 한다. 그게 주적의 개념이다.

주적 개념은 김영삼 정부 때인 1995년 북한의 ‘서울 불바다’ 발언을 계기로 국방백서에 처음 사용됐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 때인 2004년 국방백서부터 ‘직접적 군사 위협’, ‘현존하는 북한의 군사적 위협’ 등으로 대체됐다.

이 주적 개념이 빠진 군대는 항로 없이 떠도는 배와 같다. 휴전 상태인 대한민국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것을 누구보다 잘 알만한 강 후보의 청문회 발언은 단지 실망만으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방위병 복무 당시 탈영 의혹 등으로 물러난 전임 안규백 장관이 추진해 온 총체적인 국방력 와해 정책이 강 후보에 의해 계속될 거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이 정부가 전시작전권을 환수하라면 하고, GP 초병에게서 기관총을 빼앗으라면 그 역시 빼앗을 텐가?

이 정권 동안 전쟁이 나지 않기만을 바라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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