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나노소재 플랫폼 ‘듀라필텍스®’ 기반 공조 필터 소재 직접 생산 국내 유일
국내 주요 반도체 제조시설 및 글로벌 장비사에 첫 완제품 출하 시작

국내 반도체 수출이 지난해 1천700억달러를 넘어선 가운데 생산시설의 청정환경을 유지하는 고성능 필터 핵심 소재를 국내 기업이 자체 개발해 공급을 시작했다. 반도체 경쟁력이 완제품과 장비뿐 아니라 소재·부품의 안정적인 조달 여부까지 확대되는 상황에서 국내 생산기반을 넓히는 사례로 주목된다.
첨단 필터 소재기업 뉴라이즌은 자체 개발한 나노소재 플랫폼 ‘듀라필텍스(Durafiltex®)’를 적용한 반도체 공정용 고성능 필터 여재를 국내에서 생산해 주요 반도체 제조시설과 글로벌 장비기업에 공급하기 시작했다고 11일 밝혔다.
반도체 생산시설은 공기 중 미세입자가 공정 수율과 품질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일정 수준 이상의 청정도를 유지해야 한다. 이를 담당하는 공조시스템(HVAC)에는 초미세입자를 걸러내면서도 공기의 흐름을 방해하는 압력손실을 줄이고 장기간 성능을 유지하는 고성능 필터가 사용된다.
뉴라이즌은 그동안 국내 반도체용 고성능 필터 산업이 해외에서 여재를 들여와 절곡·조립·패키징하는 후가공 중심으로 운영돼 왔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듀라필텍스를 기반으로 여재 개발부터 필터 완제품 생산까지 국내에서 수행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했으며, 반도체 공조용 필터 소재를 직접 생산하는 국내 업체는 자사가 유일하다고 밝혔다. 이 같은 ‘국내 유일’ 여부와 기존 시장의 정확한 수입 의존율은 별도의 공인 통계가 확인되지 않아 회사 측 설명에 해당한다.
이번 공급이 주목되는 배경에는 반도체가 국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점이 있다. 한국무역협회 무역통계에 따르면 2025년 국내 반도체 수출액은 1천734억600만달러로 전년보다 22.2% 증가했다. 같은 해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 7천93억3천만달러의 약 24%에 해당하는 규모다. 반면 반도체 수입액도 757억8천700만달러에 달해 반도체 생태계가 대규모 글로벌 공급망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음을 보여준다.
반도체 생산설비 확대와 함께 소재·부품·장비의 공급 안정성도 국가 산업정책의 주요 과제로 자리 잡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공급망 안정을 위해 수입처 다변화와 공급망 컨설팅 등을 지원하는 ‘소부장 공급망안정 종합지원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국가첨단전략산업 분야에서도 핵심 소재·부품·장비 중소·중견기업의 국내 생산기반 확충을 별도로 지원하고 있다.
정부의 산업정책 역시 반도체와 이차전지 등 첨단전략산업 생태계 구축과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 공급망 안정성 확보를 주요 방향으로 제시하고 있다.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나 특정 국가·기업의 공급 차질이 국내 생산공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핵심 소재의 공급처를 다변화하고 국내 생산능력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뉴라이즌은 앞서 LX세미콘과 포스코퓨처엠 등에 필터를 공급해 왔으며, 이번에는 국내 주요 반도체 제조시설과 글로벌 반도체 장비기업으로 공급 대상을 확대했다고 밝혔다. 실제 생산라인에 공급이 시작되면서 연구개발 단계에서 양산·상용화 단계로 넘어가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핵심 소재 국산화가 실제 공급망 안정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단순히 국내 생산 여부뿐 아니라 해외 제품과 비교한 여과효율과 압력손실, 내구성, 가격 경쟁력, 장기간 생산라인 적용 결과 등이 함께 검증돼야 한다. 반도체 공정은 생산 중단이나 불량 발생에 따른 비용이 큰 만큼 소재·부품 변경 과정에서도 까다로운 성능평가와 신뢰성 검증이 요구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소부장 핵심전략기술 분야의 공급망 안정과 글로벌화를 목적으로 ‘소부장 으뜸기업’ 등을 지속적으로 육성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다. 국산화의 의미가 단순한 수입 대체에 그치지 않고 해외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기술력과 생산능력을 확보하는 단계까지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승욱 뉴라이즌 대표는 “이번 출하는 필터의 심장에 해당하는 여재를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해 글로벌 반도체 생태계에 공급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며 “지속적인 기술혁신과 품질 고도화를 통해 국내 필터 산업 체질을 단순 가공 중심에서 첨단 소재 중심 체제로 전환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반도체가 국내 수출의 약 4분의 1을 담당하는 핵심 산업으로 성장한 상황에서 공정에 투입되는 소재와 부품의 안정적인 조달은 산업 경쟁력과 직결된다. 이번 공급이 지속적인 양산과 추가 고객사 확보로 이어질 경우 국내 필터 산업이 후가공 중심에서 고부가가치 소재 생산 분야로 영역을 넓히는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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