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힘에 의한 거래’ 자기 인생의 전체가 ‘거래’라고 말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일방적으로 압박해 자신이 구상한 그대로 관철시켜 나가고 있는 양상이 미국-우크라이나 ‘휴전안 협상’이다.
30일간의 휴전 실현을 목표로 하는 우크라이나와의 합의는, 미국에 있어서 트럼프 생각대로 전개가 됐다. 트럼프에게 소통은 ‘왕이 신하에게 명령을 내리면, 신하는 어떤 토도 달지 못하고 그대로 이행해야 하는 양상’을 외교무대에서 나타난 게 ‘힘 있는 미국’과 ‘힘없는 우크라이나’의 현실을 볼 수 있다.
지난 2월 28일 백악관에서 가진 트럼프-젤렌스키 정상회담이 세기의 불화를 일으킬 정도로 파국을 맞은 이후, 힘없는 젤렌스키는 굴욕적인 항복성 협의와 합의에 이른 것이다. 트럼프가 정상회담 이후 젤렌스키가 엎드려 항복할 때까지 미국의 지원을 중단시켜 버렸다. 힘이 빠진 젤렌스키는 휴전 조건에 관한 자신의 소신을 테이블 위에 올려 조기 휴전을 무엇보다 우선하는 트럼프의 손길만 쳐다보는 처량한 신세가 됐다. 그는 그렇게라도 미국의 지원이 절실했다.
별수 없이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최근 명확한 입장을 표명했다. 노벨 평화상을 노린다는 소문이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른바 ‘평화 구상’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로서는 멋진 승리의 첫 장면이라 할 수 있겠다.
우크라이나 대표단과 미국의 마이크 월츠 국가안전보장 담당 보좌관은 8시간의 휴식을 가진 후 협상의 결과를 매우 만족스럽게 발표했다. 예견됐던 트럼프 승리의 장면이다. 평화를 지극히 사랑(?)하는 트럼프의 첫 단추가 멋져 보였을지도 모른다.
2월 28일 트럼프-젤렌스키 정상회담이 파국을 맞이한 후, 양국 고위 관리들이 처음으로 얼굴을 맞대고 이뤄낸 합의는 관계 복원이었으며, 공동성명을 깔끔하게 트럼프의 원안대로 정리한 것은 무엇보다 좋은 징조라는 게 미국의 평가이다.
독재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원조 독재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과 ‘브로맨스’를 외치며, 사회주의(공산주의)의 독재자들과 교분을 바탕으로 평화를 구축하겠다는 트럼프의 평화를 사랑하는 마음은 미국의 동맹국과 파트너 국가들의 가슴엔 멍이 들게 하는 역설을 낳고 있다.
트럼프는 처음엔 우크라이나를 완전히 배제하고 침략자 푸틴과 직접 협상을 통해 전쟁을 종식시키려 했다. 트럼프의 구상 속에는 러시아로부터의 양보를 거부하는 우크라이나가 ‘장애물’로 인식됐을 것이다. 트럼프의 그러한 불만이 2월 정상회담에서 폭발했다고 볼 수 있다. 근육이 큰 트럼프는 ‘키도 작고 근육량도 별로 없는 볼품없다고 느꼈을 젤렌스키’를 자신의 구상 통째로 받아들이도록 군사 지원이나 정보 공유 중단 조치를 내밀었다.
우크라이나가 기존의 자세를 전환해 미국이 주장하는 전면적인 휴전안을 그럴듯한 모양이 나게 한 것은 미국에 있어서 시나리오 그대로였다. 트럼프 정권 발족 후 처음으로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함께 휴전을 주장하는 구도가 완성되어 협상은 새로운 전개를 맞이하게 됐다. 트럼프의 전략적 거래 방식이 먹혔다는 홍보 수단의 첫 장이 만들어졌다.
동시에 미국은 계속해서 휴전안에 대해 러시아 측과 협상을 벌이기 위해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이제 공은 러시아 측에 있다”며 푸틴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힘없는 젤렌스키는 그동안 주권 국가의 대통령으로서 힘을 보여주고 싶었지만 역부족이었다. 군사적으로 미국 의존도가 절대적인 우크라이나는 과거의 핵 강국 시절이 떠올랐을 것이다. 하지만 핵무기 전부를 파기한 우크라이나지만, 관련 당사국들의 우크라이나 안보 약속은 휴지 조각이 됐다.
병력과 탄약이 턱없이 부족한 우크라이나는 미국의 지원을 잃은 채, 전투를 계속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할 정도다. 미국의 제안에 동의하는 것 이외의 옵션은 없었던 것이 처참한 실정이다. 미국 우선주의를 주창하는 트럼프에게는 미국 의존에 처해 있는 젤렌스키는 좀 심하게 말하자면 ‘노리개’(trinket)나 다름없어 보인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휴전 합의를 어기고 다시 침략할 것을 우려했고, 미국과 유럽으로부터 “안전 보장 보증”을 얻는 것이 휴전(休戰) 혹은 종전(終戰)의 전제 조건이라고 반복적으로 호소해 왔다. 러시아에 의한 점령 고정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전투의 동결’에도 반대해 왔지만 트럼프와의 협상에서는 봉인(封印)할 수밖에 없었다.
우크라이나는 트럼프 정권과의 관계를 호전시키고, 미국의 지원 재개를 이끌어 내는 성과를 우선시한 형태다. 향후 협의에서 러시아가 휴전안을 거부하면, 푸틴에 대한 트럼프의 비판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우크라이나에 유리한 상황이 태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전황이 유리한 러시아가 즉시 휴전이나 종전 협상에 응한다고 보장할 수 없다. 승리의 고지가 바로 저 앞인데 푸틴이 쉽게 포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트럼프가 러시아에서 타협을 이끌어내기 위한 '카드'로서 우크라이나 대통령 선거실시가 부상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퇴임은 러시아가 요구하는 요구 중 하나다. 지난 11일 공동성명(우크라이나 대표단-미국 협상단)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의견이 나왔을 가능성도 있다.
젤렌스키는 2024년 5월 이미 대통령 임기가 만료됐으나 전쟁 중이어서 대통령직을 유지하고 있다. 트럼프는 그를 두고 ‘선거 없는 독재자’라는 말을 꺼내기도 했었다.
영토 문제나 러시아의 재침략을 막기 위해 우크라이나가 주장하는 “안전의 보증”에 관하여 합의를 찾아내는 것은 쉽지 않다. 미국이 러시아의 요구를 뒤집는 전개가 되면, 우크라이나는 한층 더 많은 양보를 강요당할 우려가 있다.
*** 미국-우크라이나 공동성명의 요지
*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지금이야말로 영구적인 평화를 향한 프로세스를 시작해야 할 때라는 인식으로 일치했다.
*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이 나라의 국민이 트럼프 대통령, 미국 의회, 미국민에게 강한 감사의 뜻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 우크라이나는 미국이 제안한 즉각적이고 잠정적인 30일간의 정전을 받아들일 준비가 있다고 표명했다. 이 정전은 당사자의 합의로 연장할 수 있으며, 러시아가 받아들여 동시에 실시하는 것이 조건이 된다.
* 미국은 러시아가 상호주의의 정신을 나타내는 것이 평화 실현의 열쇠라고 러시아 측에 전한다. 미국은 즉시 우크라이나에 대한 기밀 정보 공유의 일시 정지를 해제하고 군사 지원을 재개한다.
* 두 대표단은 또 평화 프로세스의 일환으로 특히 정전 기간 동안 포로 교환, 구속된 민간인의 해방, 강제로 이송된 우크라이나의 아이들의 귀환 등 인도적 구호 활동이 이루어지는 중요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 두 대표단은 협상팀을 지명하고, 우크라이나에 장기적인 안보를 제공하는 영속적인 평화를 향해 협상을 즉시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미국은 이러한 구체적인 제안에 대해 러시아 측과 협의하겠다고 약속했다.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유럽의 우호국이 평화 프로세스에 관여한다고 강조했다.
*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경제를 확대하고 장기적인 번영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의 광물 자원에 대한 포괄 협정을 최대한 빨리 체결하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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