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주의를 밀고 나가는 트럼프/SNS
한국은 국내 정세가 어디로 흐를지 불투명한 혼란 상태에 놓여 있는 가운데, 미국의 트럼프 2.0 정부의 출범과 함께 세계 경제는 물론 한국 경제 역시 역사적인 기로를 맞이하고 있지만, 한국은 정치적인 문제로 전혀 대비하지 못하는 형국이다.
트럼프 2.0 정부는 보호주의를 공식화하고 ‘미국 우선주의’의 기치로 고관세 발동이 예고되어 있다. 우려되는 것은 세계 각국의 경기 악화에 머무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기존 질서 변경을 시도해 온 중국과 러시아와 함께 이를 수성하면서도 특히 중국 견제에 온 힘을 쏟는 미국의 치열한 경쟁이 트럼프 2기 출범으로 가속화될 것으로 보이며, 전후 질서의 출발점이 된 1944년 7월 미국 동부 뉴햄프셔주 피서지인 ‘브레튼 우즈(Bretton Woods)’에서 열린 회의였다.
영국의 경제학자인 존 메이나드 케인즈(John Maynard Keynes) 등 44개국 대표가 참여한 가운데 헨리 모건소(Henry Morgenthau. Jr) 미국 재무장관은 “1930년대 세계공황을 되돌아 보고, 국제적인 신뢰까지 파괴되어 마침내 전쟁을 낳았다”고 연설했다. 경제공황이 전쟁을 낳았고, 그 전쟁으로 인하여 국제간 협력의 출발점을 낳았다.
미국 등 강대국은 자국 산업을 지킨다며, 고관세로 다른 나라의 공산품이나 농산물을 퇴출시켰다. 이러한 “블록 경제”는 대립을 첨예화시켜, 비참한 전쟁을 불러들인 셈이다.
당시 프랭크 루스벨트 미 대통령이 그린 전후 구상은 “고립주의를 극복해, 안정된 국제질서를 달성하는 것이었다”고 미 국제 정치학자 존·러기(John Gerard Ruggie)는 지적하고 있다. 그것은 사람들 사이에서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평화를 쟁취하려는 계획이기도 했다.
관세를 매겨 각국의 경제 관계를 깊게 하는 자유무역의 추진을 내걸었다. 무역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통화(currency)로 가장 신뢰받는 달러를 전 세계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것들을 지지하는 국제적인 협정이나 조직이 미국 주도로 만들어져 전후의 부흥을 뒷받침해왔다.
그 후, 독일, 일본 등이 고성장을 이루어, 미국의 존재감은 저하시켰. 국제사회는 미국 1강을 대체할 새 틀을 세웠다. 석유 위기가 몰아닥친 1970년대에는, 미국, 유럽, 일본이 주요 7개국 정상회의(G7)를 발족시켜, 경제의 재건을 이끌었다.
1930년대 세계공황 이래의 불황이라고 일컬어지는 2008년의 ‘리먼·쇼크’에서는, 급격하게 부상한 중국, 한국 등을 더한 주요 20개국·지역(G20) 정상회의를 창설해 극복해 왔다. 이러한 협조 체제를 트럼프는 과감하게 경시하고 있다. 트럼프의 성격상 고관세로 상대방을 위압하고 양보를 얻어내는 다자주의적 거래 외교를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트럼프 여러차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이 관세(Tariff)라고 줄기차게 외쳐왔다. 그리고 트럼프 방식의 프레이밍(Trumpian Framing)은 ‘미국 우선주의, MAGA운동’을 바탕으로 세계를 호령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더 이상 대통령을 할 필요가 없기에 임기 1기 때와는 달리 소신껏 운용해 나갈 것이다.
특히 ‘보호주의’가 집권 1기 때보다 강경해지고 있는 것도 간과할 수 없는 일이다. 고관세 대상은 중국뿐 아니라 동맹관계에 있는 한국은 물론 일본과 유럽도 포함한 모든 나라라고 선언했다.
우크라이나 위기 이후 세계의 분열은 심화됐다. 미국, 유럽, 일본과 중국과 러시아의 대립에 가세해 “글로벌 사우스”라고 불리는 개발도상국에서는 ‘식량 부족’에 대한 불만이 소용돌이치고 있다. 경제 살리기를 논의해야 할 G20은 엇박자가 두드러지고 있다. 2025년 세기적 변화의 시점에 한국은 국내 정치로 세계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 기업의 할 일과 정부의 일이 따로 또 같이 가야 하지만 형편이 그렇지 못해 안타깝다.
거기에 트럼프가 보호주의 정책을 남발하면, G20으로 대표되는 다자의 틀은 결정적으로 기능부전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이곳에서 한국의 역할이 돋보이면서 이끌 수 있는 역량을 보일 수도 있지만, 현재의 정국은 암담하기만 하다. 하루빨리 계엄령 및 탄핵 정국 즉 내란 정국을 마무리하고 세계로 힘찬 발을 내딛어야 한다.
고관세의 발동은 상대국의 반발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특히 ‘글로벌 사우스’의 움직임은 중국과 함께 예사롭지 않다. 미국만을 쳐다보는 시대는 이미 마감됐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제재전에 돌입해 교역량이 크게 떨어지면 비로소 인플레이션이 고비를 넘긴 세계경제를 다시 얼어붙게 한다. 가장 타격을 받는 것은 개도국 빈곤층이다.
유엔 등을 통한 개도국 지원도 줄어들 우려가 크다. 트럼프는 미국 정부의 지출을 대폭 삭감하는 조직을 신설했다. 일론 머스크의 등장이다. 그는 이른바 정부효율부(DOGE)의 수장을 맡아 비효율과 규제를 과감하게 제거하면서 미국에 이롭지 않은 많은 예산을 삭감하거나 아예 없애버리는 일들이 벌어질 것이다. 이미 머스크는 국제기구를 지탱해 온 미국의 ‘거액 출연금’을 재검토할 뜻을 시사했다.
생활고를 피하기 위해 이민이 증가할 것이며, 이를 받아들이는 유럽 등에서 이민자 배척론이 퍼질지도 모른다. 미국의 독선적 자세가 국제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부정적인 것들의 연쇄를 일으킬 위험이 있다. 트럼프의 이민자 방지용 거대한 장벽은 국제사회의 이민 정책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다자간의 골조는 각국의 경제 관계를 안전화 시키는 것으로 평화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국제사회 전체가 나눠 가질 수 있는 ‘공통의 이익’을 실현해 왔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영향으로 자국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풍조가 한층 더 퍼지면, 전쟁 전과 비슷한 상황에 빠질 수도 있다. ‘브레튼 우즈 시스템’의 탄생과 이 이전의 역사가 보여주고 있다.
국내 사회든 국제사회든 손을 잡고 가야지 손을 놓고 서로 으르렁거리며 나갈 수는 없는 일이다. 연계(connection)와 연대(solidarity)의 틀을 유지하는 일이 매우 주요하다. 이러한 틀을 유지하면서 트럼프에 압박을 가할 수 있는 기개와 전략이 필요하다.
브렌튼 우즈 회의 당시 헨리 모건소 미 재무장관은 “국익을 지키기 위해서 가장 현명한 방법은 국제 협조”라고 강조했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보호주의’는 오히려 국익을 크게 해친다. 전쟁 역사의 교훈이다.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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