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적인 용산 참사를 지켜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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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적인 용산 참사를 지켜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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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부지시에 의한 무리한 진압이었는지 철저한 사실 규명 필요

용산 재개발을 서두르다가 참으로 비극적인 일이 벌어졌다. 사람들이 불타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은 정말 충격적이었다. 사건의 구체적 정황, 그리고 책임 소재에 대해 이미 많은 논란이 있어서, 거기에 대해 덧붙일 말은 없다. 진압이 혹시 상부 지시에 의해 무리하게 이루어졌는지에 대해서는 철저한 사실 규명이 있어야 할 것이다.

철거민 문제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세(貰) 들어 살던 사람이 생활 근거를 대책 없이 떠나야 하는 경우, 오랫동안 장사를 해온 사람이 영업권도 제대로 보상받지 못하고 생계수단인 장사를 접어야 하는 경우에 대해서, 순탄한 삶을 살아온 나 같은 사람이 무어라고 말을 한다는 자체가 우스운 일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오래된 도시는 정비를 해야 할 필요도 있으니, 재개발 자체를 ‘악(惡)’으로 보아서는 안 될 것이다. 재개발은 인정하되 그 보상제도를 보다 합리적으로 개선해야 할 것이다.

이해가 안 되는 점은 이번에 왜 그리 진압을 서둘렀는가 하는 부분이다. 용산이 서울의 한복판이라서 그랬는지, 또는 건설경기를 살리기 위한 ‘비즈니스 프렌들리’ 정책의 일환이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일각에선 이번 사태의 주된 책임은 시너 같은 위험 물질을 쌓아놓은 특정집단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고, 몇몇 한나라당 국회의원들도 그런 입장으로 내세우면서 경찰을 옹호한 모양이다.

건물 속에 어떤 목적을 갖고 위험물질을 무단으로 쌓아 놓은 것은 ‘잘못’ 정도가 아니라 ‘심각한 범죄’에 해당한다. 또한 ‘불법적 상황’을 해소해야 하는 것도 맞는 말이다. 하지만, 아무리 법을 집행한다고 해도 거기에는 ‘비례의 원칙’이 적용되어야 한다. 인명살상의 위험이 있는 경우의 법 집행은 극도로 주의해야 할 것임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래서 이렇게 ‘무모한 진압’이 이루어지게 된 배경, 그리고 어느 선(線)에서 ‘작전 지시’가 내려왔는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는 것이다.

나는 최근에 몇 년 동안 한국 전쟁, 베트남 전쟁, 그리고 이라크 전쟁에 대한 책을 제법 많이 읽었다. 거기서 느낀 점은 작전은 현지 지휘관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어야 성공한다는 사실이다. 정치적 고려에 의한 작전과 무모한 지휘관의 독선에 의한 작전은 실패하기 쉽고, 성공해도 필요 이상의 희생을 치르기 마련이었다. 군인들은 자기들의 건의가 반영되지 않더라고 명령은 명령이기 때문에 따라야 하고, 그래서 진실은 숨겨지기 일쑤였다.

우리 경찰이 이번 같은 사안을 처음 다루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이런 현장에 익숙한 경찰 책임자라면 사안의 위험성을 충분히 알고 있을 것이다. 일선 지휘관들에게는 시민의 생명과 안전 못지않게 경찰관의 생명과 안전도 중요할 것이다. 경찰관마저 목숨을 잃어버린 이 비극적 사건에 대해 일선 경찰관들은 아무런 할 말이 없는지, 그것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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