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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수미꾸리 ⓒ 이완숙 ^^^ | ||
꽃은 아름답기 때문에 꺾어 가지고 놀았고, 물고기는 잡는 재미로 그렇게 했다. 하지만 뱀은 여자아이들이나 겁 많은 아이들을 놀려 주려고 가지고 놀았다. 내가 그렇게 가지고 놀던 것 중에 몇 가지가 우리의 고유종이라는데 놀라게 되었다.
지난 25일 환경부는 한국고유 종(種)으로 2,356종을 최초로 확인하여 발표했다. 이중에 내가 어린 시절에 가장 많이 가지고 놀았던 개나리와 살무사, 미꾸라지가 있어서 신기하기도 하고 그것을 모르고 괴롭혔던 잘못도 생각나서 웃게 된다.
개나리는 한자로 여교(連翹)라 한다. 물푸레 나무과로서 꽃은 4월에 노랗게 핀다. 시골마을이나 도시를 막론하고 집집마다 울타리에 곱게 핀다. 야산이나 냇가에도 많이 피어서 봄이 오는 것을 제일 먼저 알려주는 꽃으로 매우 아름다운 꽃이다.
그래서 늘 우리가 가까이하고 사는 꽃이다. 너무 흔해서 어린 시절에도 많이 꺾어다가 소주병에 꽃아 책상에 놓았다. 공부하다가 졸기가 일쑤인 나는 그것을 팔로 쳐 엎어지면 물바다가 되어서, 책과 노트를 적셔서 어머니에게 야단을 맞곤 했다.
특별한 필기구가 없던 시절에 잉크로 쓴 과제물이 못쓰게 되면 어쩔 수 없이 그것을 들고 학교에 가서 선생님에게 야단을 맞기도 했다. 그런 개나리가 우리의 고유종이라고 하니 반갑기도 하고 신기한 생각도 든다.
이러한 개나리말고도 이번에 발표한 식물 종으로는 뻐꾹나리, 소사나무, 왕벗나무, 제주황기, 회양목, 흰철쭉, 수수꽃다리가 포함되어 있다. 또한 양서 파충류 종으로 살무사, 수원 청개구리가 포함되어 있고, 어류로는 얼룩동사리, 꺽지, 수수미꾸리, 퉁가리가 있다.
이중에 살무사와 미꾸라지도 내가 가장 많이 가지고 놀았던 종이다. 살무사는 너무 징그럽게 생겼다. 살모사라고도 하는 이 뱀은 마을 뒷산의 풀밭이나 돌무더기에서 산다. 모르고 지나가다 살모사를 발견하면 기겁을 한다. 얼마나 독성이 강한지 물리면 죽지만, 여기에 묘미가 있어서 가지고 놀았다.
이 뱀을 아이들에게 긴작대기로 던지면 너무 무서워서 멀리 줄행랑을 쳤다. 말을 안 듣는 여자아이들이나 심장이 약한 남자아이들에게 그런 놀이를 하면서 즐거워했다. 반면에 살모사는 독이 점점 올라서 쇳소리를 내며 달려든다. 그때의 무서움은 그야말로 공포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더욱이 물리면 죽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더욱 그런 놀이로 겁을 주었다. 독이 오르면 머리가 삼각형으로 변해서 더욱 무섭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와 같은 것에 비유해 독이 오른 사람을 살모사 같다고 하고, 살모사라는 말만 들어도 무서워하는데, 우리의 고유 종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서 매우 신기하다.
또한 물고기 잡기도 많이 하고 놀았다. 학교 하교 길에 바지를 걷어올리고 피라미나 미꾸라지, 붕어를 잡아서 검정 고무신에 담아 가지고 놀았다. 그런데 붕어를 잡으면 그 날은 신이 났지만, 흔하게 잡히는 미꾸라지를 잡으면 신명이 나지 않았다.
그래서 아이들은 그것을 신작로의 모래바닥에다 던지며 놀았다. 흙이 묻은 미꾸라지는 피부가 건조해져서 이내 죽었다. 하지만 이것을 몰래 여자아이들의 몸 속에다 넣으면 울고불고 야단이 났다. 그게 재미가 있어서 그런 못된 놀이를 하고 놀았다.
수수미꾸리는 4쌍의 수염이 있고, 맑은 물의 자갈 바닥에서만 산다.
그런 미꾸라지는 여러 종류가 있다. 그 중에 수수 미꾸리가 우리의 고유 종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미꾸라지와 미꾸리는 다르다. 미꾸리는 몸이 길고 둥근 원통형으로 입가에 3쌍의 짧은 입 수염이 있다. 연못이나 논두렁, 농수로 등 물 흐름이 없고, 바닥이 진흙인 곳에 서식한다.
미꾸라지는 미꾸리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미꾸리보다는 몸통이 옆으로 좀 납작하다. 입 수염도 훨씬 길고 습성은 미꾸리와 비슷하지만 미꾸리보다 논이나 농수로 하천 같은 곳에서 더 많이 살고 있다.
새코미꾸리는 미꾸리와 거의 비슷하지만 수염이 4쌍이고 머리에 비늘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주둥이부터 꼬리 끝까지 등 날을 따라 폭이 넓은 흰 띠가 있다. 지방에 따라 수수꺽지, 용미꾸라지, 호랑미꾸라지, 수수미꾸리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이번에 우리 고유 종으로 밝혀진 수수미꾸리는 현재 낙동강에서만 서식한다고 한다. 몸길이가 13-15cm이고, 빛깔은 담황색 바탕에 짙은 흙갈색의 작은 점이 산재하여서 매우 아름답다. 전체적으로 몸이 가늘고 길며 측편되어 있다. 4쌍의 수염이 있고, 맑은 물의 자갈 바닥에서만 산다.
출세한 사람을 보고 미꾸라지가 용되었다는 말을 한다. 이 말은 긍정과 부정이 함께 한다. 칭찬과 비웃음의 대명사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흙탕물을 일으킨다는 등 미꾸라지와 관련한 말이 많다. 그래서 용과 미꾸라지는 사람들을 가늠하는 잣대의 말로 사용되어서 많은 문학 작품에서도 그런 말이 비유된다.
따라서 그런 말이 오래 전부터 있어 왔고 비유된 것이, 우리의 고유 종에서 오는 친숙한 말에서 기인하였음을 알게 된다. 아무튼 이러한 어류 고유 종으로 미꾸라지말고도 얼룩등사리, 꺽지, 퉁가리가 있다고 한다.
이 외에 우리나라에 존재하고 있는 생물종은 약 29,851종이 기록되어있는데, 이 중에서 25,530종에 대해서만 검토를 하였다고 한다. 그 결과 한국 고유종이 전체의 9,2%인 114목, 449과 1,240속, 2,356종이라고 한다.
아무튼 내가 어린 시절에 가지고 놀던 것의 대부분이 우리 고유 종이란 것에 다시 한번 놀라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것 중에 일부가 외국에서 개종되어서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 라일락시장의 30%를 점유하는 미스킴라일락과 서구에서 크리스마스 나무로 인기를 끄는 구상나무가 그러하다.
이러한 종에 대한 국가의 권리가 1992년 6월에 생물다양성협약에 의해 인정됨에 따라 환경부에서는 다소 늦었지만, 이번에 조사한 자료를 바탕으로 한국 고유생물도감도 만들고, 국외 반출도 규제한다고 하니, 매우 고무적인 일로 보인다.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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