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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겨울 소백산의 풍경비로봉에서 바라본 겨울 소백산의 풍경 ⓒ 김봉수^^^ | ||
4년 전 어느 겨울, 토요일 오후, 여행을 떠나기 전엔 늘 그렇듯이 설레는 마음으로 배낭을 꾸렸다.
그 무렵 나는 산에 빠져있었다. 주위에서 친구들은 나더러 산 귀신이라 부르기도 했던 그때, 내 여행의 시작은 산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산을 중심으로 여행을 다녔다. 밤이고 낮이고 두려움 없이 혼자서 남부 지방의 산은 거의 안 올라 본 곳이 없을 정도였다. 지금 생각하면 나도 참 겁이 없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때엔 그런 도전 정신이 좋았다. 무모할 정도의.
그날 역시 난 홀로 겨울 새벽 산행을 준비하고 있었다. 사실 혼자 산행을 시작하고 여러가지 위험에 빠진적도 많았지만 그 위험의 순간이 지나고나서는 또 산을 못 잊어 산을 찾는다. 그 지난해 봄. 지리산 형제봉 정산부근에서 실족으로 인해 손에 큰 부상을 입고 그 산속에서 자신과의 사투를 벌이다 겨우 하산하여 부산까지 돌아온 걸 생각하면 아찔한 마음도 들었지만 그 두려움도 산에 오를 수 있다는 설레임 앞에서는 어느새 사라지고 없었다.
토요일 일을 마치고 배낭을 꾸리고, 소백산으로 차를 몰았다. 그렇게 소백산 희방사 입구에 도착하니 새벽 2시 30분쯤 되었던 것같다. 일단 5시쯤에 산행을 시작하기로 맘 먹고 차 안에서 구부린채 새우잠을 청했다.
알람소리에 눈을 비비며 잠을 깨어 손전등 등의 장비를 꼼꼼히 챙기고 산행을 시작했다. 겨울이라 새벽 5시 임에도 산 속은 칠흑같이 어두웠다. 그리고 주위엔 아무도 없는 그저 어둠 뿐이었다. 손전등 불빛을 따라 그렇게 조금 오르다보니 꽁꽁 얼어붙어 있는 희방 폭포가 보였다.
폭포 옆으로 나있는 계단을 오르면서 소백산 새벽 산행이 시작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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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화봉 일출소백산 연화봉에서의 일출 ⓒ 김봉수^^^ | ||
열 번 남짓한 겨울 야간 산행의 경험으로 인해 만반의 준비를 해온 덕분에 차가운 겨울 바람에도 이겨 낼만한 두터운 점퍼와 아이젠으로 그리 어렵지않게 능선에 올랐다. "이제 어려운 길은 다 지났군!" 하고 혼자 중얼거리며 능선길을 걸어 연화봉으로 향했다.
어둠을 친구 삼아 중간 중간 쉬었다가 그 고독함을 나름대로 즐겨가며 그렇게 걸어 올라갔다. 야간 산행의 묘미는 해본 사람이 아니면 알수 없을 정도로 색다르다. 손전등 불빛을 따라 어둠을 해치고 자연과 하나가 될 수 있는 그런 특별함을 맛볼 수 있다.
연화봉이 가까워지자 동쪽으로 붉은 빛이 감돌기 시작했다. 해가 막 뜨려는 참이다. 그 순간을 놓칠새라 난 뛰기 시작했다. 그렇게 늦지 않게 연화봉에 도착하니 나 말고도 그 광경을 보기 위해 모여든 사람이 대여섯 기다리고 있었다. "나 같은 사람들이 여기 또있네.." 하고 내심 기분이 들떴다. 그때 해가 막 떠오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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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백산 연화봉에서의 일출 ⓒ 김봉수^^^ | ||
와! 멋지다!
감동의 물결이었다. 난 연화봉에서의 해가 뜨는 감동을 사진 속에다 여럿 컷 담아가며 감동을 연발했다. 그해는 참 운이 좋은 해였다. 한 달 전쯤인 1월 1일엔 지리산 천왕봉에 올라서 삼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그 보기 힘든 지리산 천왕봉의 일출을 보았는데 그 감동이 채 가시기도 전에 여기서 또 일출을 보게 되다니...
그렇게 일출쑈는 끝나고, 난 준비해온 쵸코렛바 하나를 먹고 비로봉으로 향했다. 눈이 온지 얼마 되지않아서 인지 소백산을 비롯한 주위 모든 것들이 온통 하얗다. 소백산의 설경은 이미 정평이 나 있을 정도로 아름답다. 또한 소백산에서의 조망은 그 어느 산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조망을 자랑한다. 하나같이 빼놓을 수 없는 경치에 힘든 줄 모르고 걷다보니 어느새 비로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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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백산 비로봉의 겨울 풍경 ⓒ 김봉수^^^ | ||
이른 아침이어서인지 비로봉에는 아무도 없었다. 아마도 오늘 여기에 오른 사람들 중에 내가 일등인가보다. 잠도오고 배도 고팠다.
두 팔을 벌리고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을 온몸으로 맞았다. "이제 정신이 좀 드는군." "배가 고파서 이제 그만 하산 해야겠다."
다시 왔던 길로 연화봉과 천문대를 지나 희방사와 희방폭포를 지나 차에 도착하니 낮 12시가 조금 안 된 시각이다. 도로변에서 얼른 라면 하나를 꺼내 끓여 배고품을 달래고, 짐을 챙기고 땀으로 범벅이된 옷도 갈아입고.
다시 차를 몰고 죽령재를 넘어 휴게소에 들러 잠시 몸을 쉰 후에 다음 행선지로 향했다.
그해 소백산으로 떠났던 겨울 여행 중에 보았던 연화봉의 일출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을 정도의 감동으로 내 기억 속에 남아있다. 언젠가 오랜 시간이 흘러 내 아이와 함께 그 곳에 다시 올라 아이에게 그 감동을 전해 주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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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행중 소백산 비로봉을 등지고 ⓒ 김봉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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