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운/송은경 기자] 지방자치의 경쟁력은 얼마나 많은 사업을 추진했는가에만 머물지 않는다. 시민과 얼마나 가까운 거리에서 호흡하고 시민의 목소리를 시정 운영 과정에 얼마나 충실하게 반영하는가가 성숙한 지방정부를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민선 9기 출범을 앞두고 임병택 시흥시장이 마련한 시민경청회는 단순한 행정행사가 아니라 시흥시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과 행정 철학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장면으로 읽힌다.
임병택 시장은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사흘 동안 정왕평생학습관 대강당과 시흥ABC행복학습타운 ABC홀, 시청 늠내홀 등을 찾아 시민들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시민에게 길을 묻다’를 주제로 진행된 이번 시민경청회는 민선 9기 시정 비전을 시민들과 공유하고 지역 현안과 생활 속 불편사항, 미래 정책 방향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시민과의 대화는 지방행정의 기본이지만 실천은 결코 쉽지 않다. 행정은 예산을 편성하고 사업을 추진하며 민원을 해결해야 하고 도시개발과 산업 육성, 교통 확충과 복지 확대라는 다양한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시민들의 공감이 없다면 행정의 완성도는 높아질 수 없고, 시민들이 체감하지 못하는 성과는 숫자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결국 시민의 목소리를 듣는다는 것은 단순히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가 아니라 행정이 시민에게 책임을 다하겠다는 약속이며 시민과 함께 도시의 미래를 만들어 가겠다는 선언이다.
민선 9기는 시흥시에게 또 하나의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시흥시는 수도권 서남부를 대표하는 성장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배곧신도시와 은계지구 개발, 광명·시흥 신도시 조성, 첨단바이오 산업 육성, 시흥스마트허브 경쟁력 강화, 서울대학교 시흥캠퍼스와 연계한 미래산업 생태계 구축 등 굵직한 사업들이 동시에 추진되고 있다. 서해선과 신안산선, 월곶~판교선 등 광역교통망 확충도 이어지고 있다. 도시의 외형은 커지고 산업 구조는 변화하고 있으며 인구 역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성장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시민들의 기대 수준도 높아진다. 시민들은 도시가 얼마나 커졌는지를 평가하기보다 얼마나 살기 좋아졌는지를 묻는다. 교통은 편리해졌는지, 교육 환경은 개선됐는지, 청년들이 정착할 수 있는 일자리가 늘어났는지, 문화와 여가를 누릴 공간은 충분한지, 노년층의 삶은 안정적인지,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 안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는지가 행정의 성과를 가늠하는 기준이 된다. 결국 행정의 평가는 시민들의 일상 속에서 이뤄진다.
시흥시는 이번 시민경청회를 준비하며 온라인 사전 질문을 접수했고 현장에서도 자유로운 질의응답이 가능하도록 운영했다. 시민들은 교통과 교육, 주거와 환경, 문화와 복지, 지역 균형발전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이는 단순한 민원 접수를 넘어 도시가 해결해야 할 과제를 공유하고 미래의 방향을 함께 고민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행정은 전문가들의 영역이기도 하지만 시민들이 경험하는 일상 속에는 정책 개선을 위한 중요한 해답이 숨어 있다. 매일 출퇴근하는 시민들은 교통 문제를 가장 먼저 체감하고,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은 교육 환경의 부족함을 가장 빨리 느끼며, 청년들은 주거 부담과 일자리 문제를 누구보다 절실하게 경험한다. 어르신들은 복지 서비스의 사각지대를 피부로 느끼고 지역 상인들은 경기 흐름의 변화를 가장 가까이에서 마주한다. 시민들의 경험은 행정이 놓칠 수 있는 부분을 채워주는 가장 현실적인 정책 자산이다.
민선 9기 시흥시는 성장 중심 행정을 넘어 체감 중심 행정으로 나아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기후위기 대응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가 됐고 인구 구조 변화 역시 지방정부가 해결해야 할 현실적인 문제다. 첨단산업 육성과 미래 성장동력 확보, 청년 정착 기반 마련, 저출생 대응, 복지 수요 증가와 같은 다양한 과제들은 행정의 노력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도 적지 않다. 결국 시민들의 참여와 협력이 필요하다. 시민의 경험과 지혜가 정책 과정에 반영될 때 행정은 더욱 현실적이고 실효성 있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래서 시민과의 소통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고 있으며 시민에게 길을 묻는 행정은 지방자치의 본질과도 맞닿아 있다.
임병택 시장이 강조한 시민경청회가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민선 9기 시흥시를 대표하는 지속 가능한 소통 플랫폼으로 자리 잡는다면 이는 시흥시만의 행정 브랜드가 될 수 있다. 시민과 함께 길을 찾고 시민과 함께 미래를 설계하는 도시, 시민의 목소리를 정책으로 연결하고 시민이 체감하는 변화를 만들어 가는 도시, 그것이 민선 9기 시흥시가 보여주고자 하는 새로운 지방자치의 모습일 것이다.
경청은 단순히 듣는 행위가 아니다. 시민들의 이야기를 정책으로 바꾸고 시민들의 기대를 삶의 변화로 연결하는 과정이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이 쌓일 때 시민들은 행정을 신뢰하게 되고 도시는 더욱 단단한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민선 9기 시흥시의 새로운 4년이 시민과 행정이 함께 만드는 희망의 시간으로 기록되기를 기대해 본다.
기자 한마디 “경청은 가장 강력한 행정의 출발점이다. 시민과 마주 앉아 이야기를 듣는 시간은 결국 도시의 미래를 함께 설계하는 과정이다. 민선 9기 시흥시가 시민의 목소리를 정책으로 연결하며 시민이 체감하는 변화를 만들어 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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