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철 시선, 연속보도①] 오리엔테이션은 끝났다…여주시의회, 이제는 ‘의정 실력’으로 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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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철 시선, 연속보도①] 오리엔테이션은 끝났다…여주시의회, 이제는 ‘의정 실력’으로 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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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한마디 "오리엔테이션은 의회의 출발을 알리는 절차일 뿐이다"
제5대 여주시의회 당선의원들이 26일 여주시의회 소회의실에서 열린 오리엔테이션을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당선의원들은 의회 운영 전반과 의정활동 지원, 의안처리 및 입법활동 등에 대한 안내를 받으며 개원을 앞둔 의정활동 준비에 나섰다. /여주시의회

[뉴스타운/김병철 기자] 여주시의회 제5대 당선의원 오리엔테이션이 열렸다. 의정활동 지원, 의사진행, 의안처리, 입법활동 지원 등 의회 운영 전반을 안내하는 자리였다. 개원을 앞둔 당선의원들에게 필요한 절차다. 그러나 시민의 시선은 다르다. 시민은 오리엔테이션 개최 자체보다 그 이후를 본다. 교육을 받았는지보다 의회가 제대로 일할 준비가 됐는지를 묻는다. 의회가 어떤 자세로 출발하는지, 집행부를 얼마나 견제할 수 있는지, 예산과 조례를 얼마나 깊이 들여다볼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지방의회는 설명을 듣는 기관이 아니다. 질문하는 기관이다. 집행부가 제출한 안건을 그대로 통과시키는 곳이 아니라 시민의 눈으로 따지고, 고치고, 필요하면 제동을 거는 곳이다. 오리엔테이션이 의미 있으려면 교육 자료를 확인하는 데서 끝나서는 안 된다. 당선의원들이 실제 회의장에서 어떤 질문을 던질지, 예산서 앞에서 얼마나 집요하게 따질지, 조례안 한 줄이 시민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검토하는 능력으로 이어져야 한다.

의회 운영 절차를 안다는 것과 의정활동을 잘한다는 것은 다르다. 의사진행 순서를 숙지했다고 해서 좋은 의원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의안처리 과정을 배웠다고 해서 집행부 감시가 자동으로 되는 것도 아니다. 입법활동 지원체계를 안내받았다고 해서 실효성 있는 조례가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다. 결국 핵심은 의원 개인의 공부와 의회의 검증 구조다. 교육은 시작일 뿐이고, 실력은 회의록과 예산 심사, 행정사무감사에서 드러난다.

여주시의회가 앞으로 가장 먼저 보여줘야 할 것은 ‘출발의 다짐’이 아니라 ‘검증의 태도’다. 여주시는 농업, 관광, 문화재, 도시개발, 산업단지, 지역경제, 복지, 교육 등 현안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도시다. 각 분야마다 시민 생활과 직결된 예산이 들어간다. 사업 이름은 그럴듯할 수 있다. 보도자료 문장은 화려할 수 있다. 그러나 의회가 봐야 할 것은 포장된 문장이 아니라 실제 예산 흐름이다. 사업 목적이 타당한지, 집행 근거가 충분한지, 성과지표가 구체적인지, 시민 체감 효과가 있는지 따져야 한다.

특히 예산 심사는 지방의회의 핵심 기능이다. 예산은 숫자로 쓰인 정책이다. 숫자를 읽지 못하는 의회는 정책을 견제하기 어렵다. 사업비가 왜 늘었는지, 감액된 사업은 무엇인지, 반복 편성되는 예산은 어떤 성과를 냈는지, 민간위탁과 보조금은 적정하게 집행됐는지 확인해야 한다. ‘전년도와 비슷하다’는 이유로 통과시키는 심사는 시민을 설득할 수 없다. 의원이 예산서를 제대로 보지 못하면 집행부의 설명에 끌려갈 수밖에 없다. 그 순간 의회는 견제기관이 아니라 통과기관으로 전락한다.

조례 심사도 마찬가지다. 조례는 지역의 규칙이다. 의원 발의 조례가 늘었다고 해서 곧바로 의정활동이 우수하다고 말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건수가 아니라 내용이다. 기존 조례와 중복되지는 않는지, 실제 집행 가능성은 있는지, 예산 수반 여부는 검토됐는지, 시민에게 실질적인 권리나 편익을 주는지 따져야 한다. 제목만 좋은 조례, 선언적 문구만 담긴 조례, 홍보용 조례는 시민 삶을 바꾸지 못한다. 여주시의회가 조례 발의를 성과로 내세우려면 그 조례가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했는지까지 책임져야 한다.

행정사무감사는 더 날카로워야 한다. 행정사무감사는 의회가 집행부를 상대로 1년 행정을 점검하는 중요한 시간이다. 하지만 질문이 부실하면 감사는 형식이 된다. 자료를 제대로 보지 않고 묻는 질문, 이미 보도자료에 나온 내용을 반복하는 질문, 집행부 답변을 듣고도 추가 질의를 하지 않는 감사는 시민 신뢰를 얻기 어렵다. 감사는 질의 시간이 아니라 검증 시간이다. 의원은 자료를 요구하고, 수치를 비교하고, 문제의 원인을 좁혀가야 한다. 그래야 행정이 바뀐다.

여주시의회가 경계해야 할 것은 ‘좋은 분위기’에 갇히는 일이다. 개원 초기에는 화합, 협력, 소통이라는 말이 자주 나온다. 물론 필요하다. 그러나 의회가 집행부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만으로 시민에게 평가받을 수는 없다. 협력은 필요하지만 견제 없는 협력은 위험하다. 집행부와 의회가 서로 불편한 질문을 피한다면 그 피해는 시민에게 돌아간다. 의회의 존재 이유는 박수치는 데 있지 않다. 필요한 순간 멈춰 세우고, 다시 따지고, 시민 입장에서 대안을 요구하는 데 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공개성이다. 시민은 의회가 어떻게 판단했는지 알아야 한다. 어떤 의원이 어떤 안건에 어떤 의견을 냈는지, 예산 심사에서 무엇을 지적했는지, 조례 심사에서 어떤 쟁점이 있었는지 공개돼야 한다. 회의록은 형식적 기록이 아니라 시민 평가의 근거다. 의정활동은 사진 한 장으로 증명되지 않는다. 행사 참석 횟수로도 충분하지 않다. 진짜 의정활동은 회의장 발언, 자료 요구, 현장 확인, 정책 개선 결과로 남는다.

당선의원 오리엔테이션은 그래서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단순히 안내를 받는 행사가 아니라 의회가 어떤 기준으로 출발할지 확인하는 첫 장면이기 때문이다. 시민은 의원들이 얼마나 성실히 배웠는지도 보겠지만, 더 나아가 배운 내용을 어떻게 쓰는지를 볼 것이다. 회의장에 앉아 있는 것과 일하는 것은 다르다. 출석하는 것과 감시하는 것도 다르다. 발언하는 것과 핵심을 짚는 것도 다르다.

여주시의회는 이제 선택해야 한다. 관례대로 흘러가는 의회가 될 것인지, 시민 눈높이에 맞춰 스스로 기준을 높이는 의회가 될 것인지 말이다. 의회가 스스로 엄격해지지 않으면 시민의 평가는 더 엄격해질 수밖에 없다. 지방의원에게 주어진 권한은 명예가 아니라 책임이다. 그 책임은 회의장에서 시작되고, 예산서에서 검증되며, 조례와 감사 결과로 평가된다.

제5대 여주시의회가 진짜로 시민 중심 의회를 말하려면 몇 가지 원칙부터 분명히 해야 한다.

첫째, 모든 예산은 목적과 성과로 따져야 한다. 둘째, 모든 조례는 실효성과 집행 가능성으로 판단해야 한다. 셋째, 모든 감사는 자료와 수치에 근거해야 한다. 넷째, 모든 의정활동은 시민에게 설명 가능해야 한다. 이 기준이 없다면 의회는 바쁘게 움직여도 시민에게는 보이지 않는다. 반대로 이 기준이 선명하다면 작은 질문 하나도 시민에게 의미 있는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

오리엔테이션은 끝났다. 이제부터는 실전이다. 여주시의회가 보여줘야 할 것은 교육 이수의 흔적이 아니라 의정 실력의 증거다. 집행부가 제출한 사업을 얼마나 꼼꼼히 검토하는지, 예산 낭비 가능성을 얼마나 줄이는지, 시민 불편을 얼마나 제도 개선으로 연결하는지, 지역 현안을 얼마나 깊이 파고드는지가 앞으로의 평가 기준이 될 것이다.

시민은 더 이상 말로만 일하는 의회를 원하지 않는다. 시민은 질문하는 의회, 따지는 의회, 고치는 의회, 책임지는 의회를 원한다. 제5대 여주시의회가 그 기대에 답하려면 첫 단추부터 달라야 한다. 오리엔테이션은 준비의 끝이 아니라 책임의 시작이다. 이제 여주시의회는 시민 앞에 실력으로 증명해야 한다.

김병철 기자

기자 한마디 "오리엔테이션은 의회의 출발을 알리는 절차일 뿐이다. 시민이 평가하는 것은 교육 참석 여부가 아니라 예산을 얼마나 따졌는지, 조례를 얼마나 제대로 만들었는지, 행정사무감사에서 무엇을 바로잡았는지다. 여주시의회가 시민 신뢰를 얻으려면 이제부터는 사진보다 회의록, 구호보다 실적, 협력보다 균형 있는 견제로 답해야 한다."

본지는 제5대 여주시의회 개원 이후 첫 임시회와 상임위원회 운영을 중심으로 의원별 출석 현황, 조례 발의 내용, 예산 심사 발언, 집행부 상대 질의 수준, 자료 요구 내역, 시민 민원 반영 여부 등을 종합 점검할 예정이다. 단순한 개원 분위기가 아니라 실제 의정활동이 시민 눈높이에 맞게 이뤄지고 있는지 후속 보도를 통해 살펴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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