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U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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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개표소 앞에서 즉석 기자회견을 열어 언론과 시민들에게 공정한 보도와 민주적 시위를 호소하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뉴스핌 화면 캡처
잠실 개표소 앞에서 즉석 기자회견을 열어 언론과 시민들에게 공정한 보도와 민주적 시위를 호소하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뉴스핌 화면 캡처

사실 이번 6·3 지방선거 투표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산소호흡기를 떼는 보호자 동의서 날인 같은 것이었다.

대통령의 범죄혐의 지우기와 사법부 장악, 우파 내란 세력 몰이, 여대야소 입법 강행, 여기에 치명적인 개헌이 착착 준비되던 차였다. 물론 언론과 여론은 숨 쉴 틈조차 없이 장악된 상태였다. 국민은 무기력해 보였고, 정치에 무관심해 보이기까지 했다.

승기를 잡은 대통령의 자신감은 하늘을 찔렀다. 그런 자신감이 견고한 권력 기반 아래 깊은 함정을 파고 있다는 사실을 그 누구도 알지 못했다. 그저 이 나라는 벼랑 끝을 향해 달려가는 낡은 마차처럼 보였다. 선거 마감 한 시간 전까지는.

이 선거는 마감되지 않았다. 개표가 끝난 지금 이 시점까지도 선거는 끝나지 않았다.

투표지 부족. 이 희대의 국민 기본권 유린 사건이 모든 것을 싹 밀어내 버렸다. 그 자리에 ‘함성’이 가득 채워졌다. “선거 무효! 재선거!”가 잠실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앞에서 진동했다. 내일 일을 미루고 밤샘 시위에 나선 시민들, 공부나 취업 준비를 하다 나온 청년들, 아이 밥을 차리다 온 주부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그리고 스마트폰과 카메라를 들고 뛰쳐나온 유튜버들이 그 함성을 수천, 수만 배 키웠다. 수백 개 채널의 유튜브가 수천, 수만 명씩 시민들을 불러내는 데는 몇 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그러나 아직 국민 저항은 제대로 시작되지 않았다!

하루하루 생업과 장사에 바쁜 수백만 명의 자영업자들이 아직은 일터 테이블에 유튜브 생중계를 틀어놓고 부글부글 끓는 가슴을 안고 식탁을 닦고, 박스를 옮기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직은 대승적 타결의 시간이 남아 있다. 그들이 밥 먹던 숟가락을 내려놓고 뛰쳐나오는 순간이 이 저항의 시작이다.

그들이 숟가락을 포기하고 나온다는 것은 밥보다 중요한 무언가를 얻기 위함이다. 20-30의 혈기보다 무서운 게 그런 결기다. 하루 이틀 사이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국민들이 거실에 앉아 울분을 삼키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이 사태는 너무나 확신적이고, 또 그 종착지점이 분명하다. 다소의 갈등과 충돌이 수반될 수 있지만, 승부가 결정된 치열한 패(覇)싸움 같은 것이다.

다만 청와대와 민주당, 진보 세력의 긴 침묵은 낯설다. 우파 세력의 궐기를 바라보는 좌파 정권의 시각, 그 자체가 우리 역사에서 낯선 구도이기 때문이다. 굴복이나 타협의 습관이 없는 좌파 정권의 긴 침묵은 결코 해피엔딩을 말하지 않는다.

흥분하면 자멸한다. 냉정한 자가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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