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서해의 파도 위에 뜬 새로운 도시...시흥 거북섬의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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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서해의 파도 위에 뜬 새로운 도시...시흥 거북섬의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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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지대 뒤편, 바다가 열렸다...바다 위에 뜬 도시 '시흥 거북섬'
바다와 도시가 만나는 새로운 휴식의 공간
서핑·산책·축제가 함께하는 시흥의 새로운 명소
해양문화 플랫폼 ‘거북섬’이 여는 새로운 도시 브랜드

[뉴스타운/김병철 기자] 서해안 바다 위, 거대한 인공 파도가 도심을 향해 밀려온다.

시흥시 정왕동 앞바다에 자리 잡은 거북섬은 지금, 낯선 풍경을 일상으로 바꾸는 실험 무대가 되고 있다. 수도권에서도 몇 번만 길을 틀면 닿을 수 있는 이 해양공간은, 짧게 다녀가는 나들이 장소를 넘어 ‘도시와 바다가 만나는 생활 관광지’로 서서히 자리 잡아가고 있다.

거북섬의 중심에는 웨이브파크가 있다. 인공서핑장과 워터파크, 각종 야외행사가 결합된 이 공간은 이미 젊은 층 사이에서 ‘한 번쯤 가봐야 할 곳’으로 꼽힌다. 서핑을 처음 접하는 초보자부터 파도를 따라 움직이는 상급자까지, 계절과 실력을 가리지 않고 바다를 즐길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특히 퇴근 후 짧은 시간에도 들를 수 있는 ‘도심 속 바다 레저’라는 점은, 서해안에서는 흔치 않은 장점으로 평가된다.

밤이 되면 거북섬은 또 다른 표정을 드러낸다. 음악과 조명이 어우러진 야간 공연, 해양축제, 불꽃쇼가 이어지며 섬 전체가 하나의 야외 무대가 된다. 시민과 관광객이 함께 모여 바다를 배경으로 공연을 즐기고, 가족 단위 방문객은 수변 산책로에서 여유롭게 야경을 즐긴다.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야간 해양축제 무대”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거북섬의 의미는 단지 ‘새로운 놀거리’에 그치지 않는다. 시흥시는 이곳을 계기로 해양레저·관광·문화 콘텐츠를 한데 묶어 도시 정체성을 재정의하고 있다. 그동안 공업·배후도시 이미지가 강했던 시흥이 바다와 레저, 축제의 도시로 천천히 옷을 갈아입는 과정이다. 행정은 기반시설을 다지고, 민간은 콘텐츠를 채우는 방식으로 역할을 분담하면서 공공과 민간이 함께 도시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구조도 형성되고 있다.

무엇보다 주목할 대목은 거북섬이 “미완의 개발지”가 아니라 “진행형 플랫폼”이라는 점이다. 아직 여유 부지가 남아 있다는 것은, 향후 마리나·숙박·수변상업시설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실험할 수 있는 여지가 크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미 여러 투자·사업 구상들이 논의 단계에 올라와 있고, 시는 배곧신도시·정왕동과의 연계를 염두에 둔 장기 계획을 검토 중이다. 단순한 ‘관광섬’이 아니라, 서해안 해양문화의 거점으로 키워보려는 구상이다.

지역사회에서도 거북섬을 바라보는 시선은 점차 달라지고 있다. 주말마다 늘어나는 방문객, SNS를 통해 확산되는 사진과 후기, 축제를 찾는 가족·청년층의 발걸음은 이 섬이 지닌 잠재력을 보여준다. 인근 상권과의 연계, 교통·주차 인프라 보완이라는 숙제는 남아 있지만, 이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 역시 도시가 성장하는 자연스러운 단계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거북섬을 “서해안형 라이프스타일을 실험하는 테스트베드”라고 표현한다. 서핑과 공연, 축제와 일상 소비, 산업도시와 해양레저가 한 공간 안에서 섞이는 사례는 국내에서도 흔치 않기 때문이다. 성공 여부를 단정 짓기에는 아직 이르지만, ‘공장지대 뒤편의 바다’였던 공간을 시민과 관광객이 찾는 ‘열린 바다’로 바꿔낸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변화라는 평가가 나온다.

거북섬의 미래는 정해져 있지 않다. 대신 선택지는 늘어나고 있다. 해양레저 도시, 야간관광 명소, 가족형 수변공원, 청년문화 축제의 섬. 어떤 방향을 더 강하게 밀어붙일지, 시와 시민, 민간이 함께 만들어가야 할 질문이 남아 있을 뿐이다. 분명한 것은 하나다. 서해의 파도 위에 떠 있는 이 인공섬은, 이미 시흥의 오늘을 바꾸고 있고, 앞으로는 경기 서남권의 내일을 그려볼 수 있는 새로운 무대가 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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