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소비자들, 돈을 충분히 쓰지 않아
- 해외 기업들, 예전처럼 중국으로 몰려들지 않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사전에 나와 있는 단어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말이 ‘관세(tariff)’라고 말할 정도로 관세에 의한 무역전쟁의 첨병 역할을 하는 정치 지도자이다. 그는 미 대통령 두 번째 당선 이후 보좌진을 통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대화를 통해 오면서도 강력한 대중 관세 부과 조치를 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베이징은 17일 중국 경제가 2024년도 성장률이 5% 정도라고 발표했다. 이는 수십 년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 가운데 하나이다. 중국은 장기적인 부동산 위기, 높은 지방정부의 부채, 청년실업 등의 고질적인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베이징은 연간 성장 목표를 “약 5%”로 정했었고, 지난 12월 시진핑 주석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경제가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늘 그랬듯이, 우리는 바람과 비 속에서 성장해왔고, 힘든 시기를 통해 더 강해진다. 우리는 자신감으로 가득 차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BBC가 17일 전했다.
경제전문가들은 대체로 시 주석의 그 같은 말에 동의하고 있다. 세계은행은 차입 비용이 낮아지고, 수출이 증가하면, 중국이 연간 4.9%의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투자자들은 위험 요소에 대비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은 5,000억 달러(약 727조 2,000억 원) 규모의 중국 제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위협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이 내년에 성장 목표를 달성하는 데 방해가 되는 요소는 그것뿐만이 아니라는 게 문제이다.
기업과 소비자의 신뢰도가 낮고, 베이징이 성장을 촉진하고자 금리를 인하함에 따라 중국 위안화는 계속 약세를 보일 것이다.
시진핑 주석이 트럼프의 관세보다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는 세 가지이다.
첫째, 관세는 이미 중국 수출에 타격을 주고 있다.
2025년 중국 경제가 둔화될 것이라는 경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24년도 성장을 주도했던 주요 요인 중 하나가 이제 위험에 처해 있다. 그게 바로 수출 부문이다.
중국은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제조업에 의존해 왔다. 그 결과 전기자동차, 3D 프린터, 산업용 로봇을 역대 최대 규모로 수출했다.
미국, 캐나다, 유럽 연합(EU)은 중국이 상품을 너무 많이 생산한다고 비난하고, 국내 일자리와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중국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수출업체들이 이제 세계의 다른 지역에 집중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나라들은 북미와 유럽만큼 수요가 많지 않은 신흥 시장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사업 확장을 희망하는 중국 기업에 영향을 미쳐, 에너지 및 원자재 공급업체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
시 주석은 2035년까지 중국을 값싼 제품의 세계적 공장에서 하이테크 강국으로 변모시키고자 하지만, 관세가 상승하는 상황에서 제조업이 어떻게 계속해서 큰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둘째, 사람들은 돈을 충분히 쓰지 않는다.
중국에서 가계 재산은 대부분 부동산 시장에 투자된다. 부동산 위기 이전에는 중국 경제의 거의 3분의 1을 차지했으며, 건설업자, 개발자부터 시멘트 생산자, 인테리어 디자이너에 이르기까지 수백만 명의 사람들을 고용했다.
베이징은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하기 위해 많은 정책을 시행했으며, 금융시장 감독기관인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는 개혁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여전히 빈 주택과 상업용 부동산이 너무 많고, 공급 과잉으로 인해 가격이 계속 하락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의 심각한 문제를 해결해 ‘지출을 촉진’해야 한다고 말한다. 부동산 시장 침체는 올해 바닥을 칠 것으로 예상되지만, 미국 월가의 대형 은행 골드만삭스는 이번 침체가 중국의 경제 성장에 “수년간 방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잃어버린 수 년’을 예고했다.
이미 지출에 큰 타격을 입혔다. 2024년 마지막 3개월 동안 가계 소비가 중국 경제 활동에 기여한 비율은 29%에 불과했는데, 이는 팬데믹 전 59%에서 큰 폭으로 감소한 수치이다.
베이징이 수출을 늘린 이유 중 하나이다. 신차, 사치품, 그리고 거의 모든 것에 대한 국내 지출이 부진한 것을 상쇄하고자 하고 있다. 정부는 사람들이 세탁기, 전자레인지, 밥솥 등을 교환할 수 있는 소비재 교환과 같은 프로그램도 도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경제의 더 심각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도 이런 종류의 조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는 데 눈길을 주고 있다. 사람들은 지출이 회복되려면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려면 주머니에 더 많은 돈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한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중화권 및 북아시아 담당 수석 경제학자인 슈앙 딩은 “중국은 국민의 동물적 정신(animal spirit)을 되살려야 하지만 아직은 거리가 멀다”면서 “민간 부문이 투자와 혁신을 시작하면 소득과 일자리 전망이 증가할 수 있고 사람들은 소비에 대한 자신감이 더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높은 공공부채와 실업률도 저축과 지출에 영향을 미쳤다. 공식 수치에 따르면, 청년 실업률은 팬데믹 이전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임금 상승도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기업들이 예전처럼 중국으로 몰려들지 않는다
시진핑 주석은 정부가 ‘새로운 생산력’(new productive forces)이라고 부르는 첨단 산업에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지금까지 그 덕분에 중국은 태양광 패널, 전기자동차 배터리 등 재생 에너지 제품 분야에서 선두 주자가 될 수 있었다. 덕분에 작년에 중국은 일본을 제치고 세계 최대 자동차 수출국이 됐다.
전기자동차 수출은 중국의 엄청난 성장 동력이었다. 그러나 ▷ 활력이 없는 경제 상황, ▷ 관세에 대한 불확실성, ▷ 여타 지정학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외국 기업의 중국 투자에 대한 의지가 약해졌다.
재산 관리 플랫폼 스태쉬어웨이(StashAway)의 스테파니 렁은 “해외 투자나 국내 투자가 문제가 아니라, 기업의 미래가 밝지 않다는 게 문제”라면서 “그들은 더 다양한 투자자들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모든 이유로 전문가들은 경제를 지원하기 위한 조치가 잠재적인 새로운 미국 관세의 영향을 부분적으로만 완화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중국 수석 경제학자 후이 샨(Hui Shan)은 최근 보고서에서 “베이징은 크고 과감한 조치를 취하거나 경제가 그렇게 빨리 성장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우리는 베이징이 전자를 선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딩 씨는 “중국은 사회적 안정을 보장하기 위해,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하고 충분한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사 기관인 차이나 디센트 모니터(China Dissent Monitor)에 따르면, 2024년 6월부터 9월까지 중국에서 근로자와 재산 소유자가 주도한 시위가 900건 이상 발생했다. 이는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7% 증가한 수치이다. 경제적 불만과 부의 침식으로 인한 이러한 사회적 긴장은 중국 공산당의 우려 사항이 될 것이다.
결국, 폭발적인 성장으로 인해 중국은 세계적인 강국이 되었고, 번영의 확대에 대한 약속은 중국의 지도자들이 반대 의견을 엄중히 억제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언제까지 반대 의견 억압 정책을 유지할 것인가, 지속적인 반대 의견 억제가 성장을 보증할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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