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식 '服務'와 'Service'
스크롤 이동 상태바
중국식 '服務'와 'Service'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방 30년차 중국적 서비스의 과제

 
   
  ▲ 한 외국인이 중국 식당 앞에 있다.
식당 입구 광고판의 '복무 스타'라는 선전문구를 읽고 있다.
 
 

10년 전 중국을 처음 여행할 때의 기억이 난다. 선양에서 다롄으로 가는 고속도로 위의 승용차 안에서 일행들에게 조금 심각한 일이 벌어졌다. 점심식사 때 손님들과 마신 꽤 많은 양의 맥주가 원인이었다. 도로변에라도 차를 좀 세워줬으면 좋으련만 안내를 맡은 잉커우시의 모 주임(국장)은 “조금만 참을 수 있냐?”고 계속 묻는다. 정답은 “그렇다!”였다.

그 주임은 ‘Service area(휴게소)’에서야 우리를 해방시켜 주었다. 신속한 절차로 일행들은 그날의 심각했던 우환을 간단히 해결할 수 있었다. 그런데 나는 주임에게 한가지 강력한 항의가 섞인 의문을 제기했었다. 물론 서울에서 여러 차례 만난 사이여서 진한 농담삼아 화를 낸 것이었다.

“1시간 동안 달려오면서 ‘복무구역’을 3개나 보았는데 왜 거길 지나쳤는가?”

나는 복무구역을 지나치면서 ‘무슨 복무를 할까?’ 여기면서도 그것이 휴게소일 거라는 생각을 하지는 못했던 것이다. 빙그레 웃기만 하던 그 주임은 이렇게 설명했다. “That’s not a service area. (거긴 휴게소가 아냐)”였다. 외국인들이 사용하기에 적합치 않은 화장실이라는 뜻이었다. “급한데 내,외국인이 어디 있나?”라는 생각 끝에 아까 지나친 3개의 복무구에는 영문 표기 ‘Service area’라는 말이 없었던 걸 깨달았다.

지금도 중국에는 ‘복무(服務)’와 ‘서비스’가 따로 존재한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더 정확하게 말해서 ‘Service’라는 의미의 중국어는 존재하지 않는 지도 모른다. ‘복무’라는 말은 그에 가장 가까운 용어라고 보이지만 실은 개념을 달리 한다.

복무란, 말 그대로 ‘일(임무)에 힘쓴다’는 뜻일 테고, 서비스란, ‘편의를 제공한다’는 뜻이 된다. 중요한 차이는 그 행위의 대상이 되는 고객이 있고 없고에 달렸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복무보다는 ‘봉사(奉仕)’라는 말이 더 맞지만 중국어에서는 복무라는 말로 통용되고 있다.

중국인들은 서비스 행위를 ‘푸우(服務)’라 말한다. 이 ‘푸우’는 자신의 일을 처리하는 것이 목적이지 그 일의 대상인 고객에 대한 봉사의 개념에 밀착되어 있지 않다. 이를테면 100명의 고객이 찾아오면 100가지 복무가 성립되는 게 아니라 1가지 복무행위가 100번 반복되기를 바란다.

이제까지 말하려 한 요지는 중국인들의 복무행위가 지니는 목적을 명확하게 이해하자는 것이다. 중국은 상업에서 전통적으로 ‘편의적 봉사행위’보다는 ‘거래행위’를 중시한다. 그래서 100위엔 짜리 지폐를 내면 한 뭉치의 거스름돈을 손님 앞에 던져 주기까지 한다.

그럼 이제부터는 복무의 수준을 말해 보자. 거스름돈 뭉치를 던지는 것이 손님이 잔돈을 확인하게 하기 위함이라 한다. 내가 보기에는 본능적으로 돈을 하찮게 여겨온 습관의 하나로 보인다. 잔돈 금액을 확인하게 하려면 잘 펴 놓아야지 않겠는가. 심지어 수 십 장의 1위엔 짜리 지폐를 섞어 둘둘 말아 쥐어주고는 지체없이 가버리는 택시기사도 보았다.

잔돈 금액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자신이 이미 확인했으므로 떠나도 무관하다는 생각일 것이다. 금액은 정확히 맞다는 걸 알기 때문에 헤아려 보지는 않는다. 기분은 역시 좋지 않다.

이런 경우가 바로 그 반증이 된다. 샹차이(香菜)를 먹지 못해서 식당에 갈 때마다 “뿌야오 팡 샹차이(不要放香菜)”라 요구한다. 가끔 샹차이가 든 채로 요리가 나온다. 다음 번엔 몇 번이고 강조해서 말한다. 그럼 절대 샹차이는 나오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여전히 복무원들의 복무관념이 고객보다는 자신의 편에 가깝다는 점을 말해준다. 자주 다니는 고급호텔이라면 그런 실수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호텔 복무원들은 미국이나 유럽의 서비스 메뉴얼에 의해 교육을 받은 이유다.

중국에 사는 한 사업가 친구는 급성 질환이 걸려 최고급 병원에 20일 정도 입원해 있으면서 업종을 바꾸어서라도 ‘의료기관 서비스 컨설팅’ 사업을 시작해 볼 생각을 했단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입원 예치금이 떨어졌는데 갑자기 당일 분 응급 치료제를 중단하더라는 것이다. 물론 미리 예치금 잔액을 말해주지도 않았다. 다급하게 입금을 하고 나서 전산망에 예금액이 확인되었지만 시간이 지났다고 하면서 결국 그 날 약을 주지 않았다고 한다. 친구는 예정보다 10일 정도 먼저 퇴원해 간병인을 두고 집에서 투약하면서 치료를 계속해야 했다.

복무원들이 반드시 친절해야 한다는 것. 이 역시도 자본주의 사회에서 길들여져 온 나의 고정관념이라고 치부한다면 할 말은 없다. 그러나 이것 하나는 생각해야 한다. ‘손님이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서 식당을 찾는 건 아니다’라는 사실이다. 손님은 식당에 들어서기 전부터 음식값과 자리값 외에 더 많은 돈을 지불할 준비가 되어 있다. 그렇다면 복무원들도 그들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야 하지 않을까?

“나를 위해 일하지 않는 중국 의사들에게 나의 생명을 맡길 수는 없었다”고 나의 친구는 말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메인페이지가 로드 됐습니다.
가장많이본 기사
칼럼/수첩/발언대/인터뷰
방송뉴스 포토뉴스
오피니언  
연재코너  
지역뉴스
공지사항
손상윤의 나사랑과 정의를···
뉴스타운TV 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