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휴전 협정, 트럼프 ‘대가 큰 부분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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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휴전 협정, 트럼프 ‘대가 큰 부분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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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은 트럼프에게 부분적인 정치적 승리이다. 그는 극적인 위협을 가했고 원하는 결과를 얻어냈다. 그러나 이번 휴전은 일시적인 유예일 뿐, 영구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미국과 이란 간의 휴전 협정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일시적인 정치적 승리로 보이지만, 그 대가는 컸으며, 협상이 지속적으로 필요함을 보여준다고 BBC 뉴스가 8일 보도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고 적대 행위를 중단하기로 동의했으나, 양측 간의 긴장과 불신은 여전히 존재한다. 그동안 서로 모순되는 트럼프 대통령의 욕설과 강경 발언은 국내외적으로 큰 논란을 일으켰으며, 그의 리더십에 대한 비판도 이어져 왔다. 이번 휴전은 일시적 조치로, 영구적인 해결책을 찾기 위해 앞으로 2주간의 협상이 매우 중요하다.

그동안 특히 미국 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행동에 대한 정치적 비판과 지지가 혼재한 가운데, 트럼프의 장담과는 달리 이란은 여전히 지역 내 대리 세력과 지정학적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핵무기 개발과 관련된 의문점도 남아 있다.

따라서 이번 휴전은 일시적인 조치에 불과하며, 영구적인 평화 해결책은 불확실하다는 게 중평이다.

트럼프의 냉철한 판단, 적어도 지금 이 순간에서는 그렇다는 게 BBC의 판단이다.

워싱턴 시간으로 오후 6시 32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 미디어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에 미국과 이란이 ‘확정적인’(definitive) 평화 협정을 향해 ‘상당히 진전된’(very far along) 상태이며 협상 진행을 위해 2주간의 휴전에 동의했다고 게시했다.

완전히 마지막 순간은 아니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면, 미국이 이란의 에너지 및 교통 인프라에 대한 대규모 공격을 감행하겠다고 경고한 미국 동부시간 20시(수요일 그리니치 표준시 00시)라는 시한이 임박했기 때문에 거의 마지막 순간과 같았다.

이 모든 것은 이란이 적대 행위를 중단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상업용 선박 통행에 완전히 개방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데, 이란 정권은 그렇게 하겠다고 밝히면서도 여전히 해협에 대한 "지배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합의로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밤 온 문명이 멸망할 것”(whole civilisation will die tonight)이라는 극단적 공언을 통해 사태를 악화시키거나, 아니면 물러서서 자신의 신뢰도를 훼손하는 위험한 선택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미국 대통령이 얻은 것은 일시적인 유예일 뿐일지도 모른다.

미국과 이란은 향후 2주간 협상을 진행하며 영구적인 해결책(a permanent settlement)을 모색할 시간을 벌고 있다. 험난한 여정이 예상되지만, 장외 거래에서 원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떨어져 며칠 만에 처음으로 하락했고, 미국 주식 선물은 급등했다. 최악의 상황은 지나갔다는 낙관적인 분위기가 감돌고 있는 듯하다.

8일 한국의 코스피(KOSPI)는 장중 6% 가까이 올라 5,800대를 나타내고 있었다. 이날 코스피는 오전 11시 10분 현재 전장보다 324.86포인트(5.91%) 오른 5,819.64를 기록했다.

야후 파이낸스 8일 보도에 따르면, 국제 유가 기준인 브렌트유 선물은 16% 이상 하락하여 배럴당 90.78달러까지 떨어졌다. 미국 유가 기준인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역시 16% 하락하여 배럴당 94달러를 약간 웃도는 수준에서 거래됐다.

이 소식에 ‘주식 시장’도 급등하여 S&P500 선물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100 선물은 ​​약 2% 상승했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선물은 ​​900포인트 이상 급등했다.

7일 아침까지만 해도 이런 진전은 전혀 확실하지 않았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문명을 다시는 되살릴 수 없을 것”(Iranian civilization never to be brought back again)이라며 종말을 고했다.

* 트럼프의 충격적 위협이 통한 것인지는 불분명

트럼프의 이처럼 충격적인 위협이 이란이 이전에 거부했던 종류의 휴전에 동의하도록 압력을 가했는지는 불확실하다. 분명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비슷한 욕설이 난무하는 트루스 소셜의 요구를 한 지 불과 이틀 만에 내놓은 이 놀랍고 선동적인 선언은 현대 미국 대통령이 지금까지 제기하거나 암시했던 그 어떤 것과도 다르다는 점이라는 게 BBC의 진단이다.

설령 2주간의 휴전이 영구적인 평화로 이어진다 하더라도, 이란 전쟁과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발언은 전 세계가 미국을 바라보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았을지도 모른다.

한때 세계 안정의 수호자로 자처했던 한 나라 즉, 미국이라는 나라가 이제 국제 질서의 근간을 뒤흔들고 있다. 국내 정치에서 규범과 전통을 깨뜨리는 것을 즐기는 듯했던 대통령이 이제 국제 무대에서도 똑같은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미국 민주당은 7일 트럼프의 발언을 즉각 규탄했으며, 일부는 그의 사임을 요구하기까지 했다.

호아킨 카스트로(Joaquin Castro) 하원의원은 X(엑스. 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대통령의 건강이 계속 악화되고 있으며, 지도자로서의 자격이 없다는 것이 분명하다“고 썼다. 또 미국 상원 민주당 대표인 척 슈머(Chuck Schumer)는 이란 전쟁 종식을 위한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공화당 의원은 ”이 사태의 모든 결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겅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소속 정당 내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대통령을 지지했지만, 이는 그가 흔히 누리는 거의 만장일치에 가까운 지지와는 거리가 멀었다. 조지아주 출신의 공화당 하원의원이자 하원 군사위원회 고위 위원인 오스틴 스콧(Austin Scott)은 ”문명이 멸망할 것“이라는 트럼프의 발언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이어 그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발언은 역효과를 낳을 뿐이며, 나는 그 발언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평소 트럼프 대통령에게 충성스러운 인물로 알려진 위스콘신주 상원의원 론 존슨(Ron Johnson)은 트럼프 대통령이 폭격 계획을 실행에 옮긴다면 "엄청난 실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텍사스주 하원의원 너새니얼 모런(Nathaniel Moran)은 소셜 미디어에 ”문명 전체의 파괴“를 지지하지 않는다면서, ”이것은 우리의 모습이 아니며, 오랫동안 미국을 이끌어 온 원칙과도 일치하지 않는다“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과 자주 의견 차이를 보여온 알래스카주 리사 머코스키(Lisa Murkowski) 상원의원 역시 마찬가지로 직설적으로 비판하며, 대통령의 위협은 "이란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려는 시도로 치부될 수 없다"고 썼다.

하지만 백악관은 이러한 압력이 효과를 발휘했다고 반박할 가능성이 높다. 지지율 하락, 당내 비판 세력 증가, 그리고 높은 에너지 가격으로 어려움을 겪는 경제 상황에 직면한 대통령에게는 갈등 해소의 실마리가 될 만한 어떤 것이든 반가운 소식일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휴전을 발표하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 '트루스 소셜' 게시물에서 미국이 모든 군사 목표를 "달성하고 초과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란의 군사력은 상당히 약화됐다. 이슬람 근본주의 정권이 여전히 집권하고 있지만, 많은 최고 지도자들이 공습으로 사망했다.

*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은 풀어내야 할 과제

그러나 현재로서는 미국이 밝힌 많은 목표들이 여전히 불확실한 상태인 것은 분명하다. 이란의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의 기반이 되는 농축 우라늄의 처리 상황도 불투명하다. 또한 이란은 예멘의 후티 반군과 같은 지역 내 대리 세력에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설령 이란이 통행료나 기타 지불 조건 없이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개방한다 하더라도, 이 중요한 지정학적 요충지를 이란이 통제할 수 있다는 사실은 그 어느 때보다 분명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휴전 메시지 이후, 이란 외무장관 세예드 압바스 아라그치(Seyed Abbas Araghchi)는 성명을 통해 이란이 ‘방어 작전’(defensive operations)을 중단하고, 이란군과의 협의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통행을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미국이 이란의 10개항 휴전 계획의 ‘일반적인 틀’(general framework)을 수용했다고 덧붙였다.

그 계획에는 미국이 해당 지역에서 군대를 철수하고,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를 해제하며, 전쟁 피해에 대한 배상금을 지급하고,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권을 유지하도록 허용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이러한 조건 중 어느 하나라도 수용할 것이라고는 상상하기 어렵다. 이는 향후 2주간의 협상이 험난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하지만 당분간은 트럼프에게 부분적인 정치적 승리이다. 그는 극적인 위협을 가했고 원하는 결과를 얻어냈다. 그러나 이번 휴전은 일시적인 유예일 뿐, 영구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행과 전쟁 전체가 장기적으로 가져올 엄청날 것으로 보이는 그 비용은 아직 완전히 평가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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