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간은 트럼프 편이 아니다
- 이란에 미군 파병 찬성은 겨우 10%에 불과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이스라엘 합동의 이란 전쟁으로 미국 공화당이 표류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원래 원했던 모습이 아니다.
비용 절감과 전쟁 종식을 약속하며 피스메이커(Peacemaker)를 주창하며 백악관에 입성한 지 1년 2개월이 지난 지금, 도널드 J. 트럼프는 치솟는 에너지 비용과 격화되는 해외 분쟁을 감독하는 ‘전시 대통령’(wartime president)이 됨으로써 매운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이게 됐다.
이란과의 전쟁은 미국 전투기(F-35, A10)가 이란 상공에서 격추되기 전부터 이미 대체로 인기가 없었는데, 이 사건은 3일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며 테헤란의 군사력이 거의 완전히 파괴되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고 4일 AP통신이 전했다. 격추된 전투기 승무원 한 명은 구조됐다.
이번 주 초, 공화당 소속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황금 시간대에 진행된 연설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이 한 달여 전(2월 28일)에 이란을 공격한 이후 처음으로, 전쟁이 끝나가고 있다는 듯한 분위기와 동시에 확대되고 있다는 듯한 발언을 하며 해답(휴전이나 종전)을 갈망하는 미국 국민은 물론 세계의 시민들에게 명확한 입장을 제시하지 못해 실망만을 안겨주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까지 이뤄낸 진전 덕분에 미국의 모든 군사적 목표를 조만간, 아주 조만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다.”며, “앞으로 2~3주 안에 이들을 강력하게 공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발언은 전국 유권자들이 트럼프의 남은 임기 2년 동안 의회와 주요 주지사직을 결정할 선거에 투표하기 약 6개월 전에 나왔다. 현재 워싱턴의 모든 정부 기관을 장악하고 있는 공화당은 뼈아픈 ‘정치적 역풍’(political backlash)에 대비하고 있다.
화당의 베테랑 여론조사 전문가인 닐 뉴하우스(Neil Newhouse)는 “11월은 험악한 시기가 될 것 같다."고 경고했다. 그는 ”하원과 상원을 지키기 위해 가능한 모든 행운이 필요한 이 시점에 우리의 우위가 조금씩 무너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화당, 변화하는 정치 지형에 직면
정치 지형이 얼마나 극적으로 변했는지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게 AP통신의 전언이다.
2025년 봄만 해도 많은 공화당 지도자들은 하원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고 상원도 손쉽게 장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지금은 하원 장악은 사실상 불가능하며 민주당이 상원까지 가져갈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높아졌다는 것을 개인적으로 인정하고 있다고 한다.
공화당 역시 이란 문제에 대한 명확한 중간선거 메시지를 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화당 전국위원회(Republican National Committee)는 지난 한 달 동안 대리인들에게 배포한 공식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공방(攻防)“을 대체로 회피했다. 많은 공화당 후보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옹호하거나 비판하기를 꺼려 이 문제를 회피하고 있다.
트럼프는 공화당 유권자들 사이에서 여전히 매우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상원 의원 린지 그레이엄(Lindsey Graham)과 같은 열렬한 지지자들도 있다.
지난 1일 저녁(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 후, 린지 그레이엄은 소셜 미디어에 ”내가 기대했던 최고의 연설이었다“고 썼다. 그레이엄 상원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국민에게 명확하고 일관된 나아갈 길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초기 공격 이전에 미국인들에게 ‘전쟁의 필요성’을 설득하려는 노력을 거의 하지 않았다. 5주 후, 최소 13명의 미군이 사망하고 수백 명이 부상당했다. 수천 명의 병력이 추가로 해당 지역에 배치되었고, 국방부는 2천억 달러(약 302조 원)의 추가 예산을 요청했다.
전 세계 석유 생산량의 5분의 1이 통과하는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은 여전히 폐쇄된 상태이다. 미국 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2일 미국 내 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4.08달러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날보다 거의 1달러 가까이 높았다.
지난 1일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이 끝나면 휘발유 가격이 빠르게 하락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에 대한 해결책은 제시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회의적인 미국의 동맹국들에게 스스로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트럼프는 전쟁이 그럴 만한 가치가 있을 거라고 주장했다. ‘전쟁이란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까지 했다.
트럼프는 “이것은 여러분의 손주들과 그 손주들의 미래를 위한 진정한 투자”라며, “모든 것이 끝났을 때, 미국은 이전보다 더 안전하고, 더 강하고, 더 번영하고, 더 위대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때 트럼프의 가장 강력한 의회 지지자 중 한 명이었던 조지아주 공화당 소속 마조리 테일러 그린(Marjorie Taylor Greene) 전 하원의원은 그의 이란 정책을 맹렬히 비난했다.
마조리 테일러 그린은 소셜미디어에 “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주길 간절히 바랐다. 그가 그렇게 해줄 거라고 믿었다. 그런데 오늘 밤 그의 연설에서 들은 건 온통 전쟁, 전쟁, 전쟁뿐이었다. 미국인들의 생활비를 낮추는 것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없었다”고 적었다.
* 시간은 트럼프 편이 아니다.
AP-NORC가 3월에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약 60%가 이란에 대한 미국의 군사 행동이 ‘지나쳤다’(gone too far)고 답했다. 전반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문제 처리 방식에 대해서는 약 3분의 1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미국 군대를 이란에 파견하는 것 또한 정치적으로 달갑지 않은 일로 보인다. 성인 10명 중 약 6명은 이란과의 전쟁을 위해 미군을 지상군으로 파병하는 것에 대해 ‘강하게’(strongly) 또는 ‘어느 정도’(somewhat)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공화당원의 절반가량도 포함된다. 파병을 찬성하는 사람은 10명 중 1명꼴(10%)에 불과하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속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인 10명 중 약 4명만이 그의 국정 운영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데, 이는 그의 두 번째 임기 동안의 지지율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조지 W. 부시(아들 부시) 전 대통령 행정부에서 고위 보좌관을 지낸 공화당 전략가 아리 플라이셔(Ari Fleischer)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전쟁에서 부시 전 대통령이 이라크 침공 이후 얻었던 것과 같은 지지율 상승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물론 당시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전쟁에 참전하기 전에 대중의 지지를 얻기 위해 노력했다. 2003년 침공 직후 부시 대통령의 인기는 급등했고, 주식 시장도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대중의 정서와 경제는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비로소 악화됐다. 결국 8년 이상 지속된 이 전쟁은 ‘반전 공화당원 세대’(a generation of anti-war Republicans)를 탄생시켰고,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외교 정책의 씨앗을 뿌렸다.
플라이셔는 “트럼프 시대가 부시 시대와 정반대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더 이상의 반발을 피하려면, 전쟁에서 결정적이고 신속하게 승리해야 한다며, “만약 사태가 잘 마무리되고 유가가 하락하며 시장이 상승한다면 매우 큰 정치적 이득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트럼프의 말보다 그의 행동이 훨씬 더 중요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그는 설득력이나 설명, 주장으로 평가받는 것이 아니라 결과로 평가받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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