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피격 공무원 사건 무죄 판결에 유족 반발…“국가 책임은 어디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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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피격 공무원 사건 무죄 판결에 유족 반발…“국가 책임은 어디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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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증거 불충분” 판단에 친형 이래진 씨 “핵심 쟁점 외면”…국민의힘 “즉각 항소해야”
국회 국정 감사에서 참고인으로 서해 피격사건 증인 출석을 하는 이래진 씨/이래진 SNS
국회 국정 감사에서 참고인으로 서해 피격사건 증인 출석을 하는 이래진 씨/이래진 SNS

2020년 9월 서해상에서 발생한 해양수산부 공무원 故이대준 씨 피격 사망 사건과 관련해, 당시 정부 고위 인사들이 사실관계를 은폐·왜곡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사건에 대해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6일 직권남용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과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등 문재인 정부 당시 고위 인사 5명에게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들이 사망 사건을 자발적 월북으로 보이도록 유도했다고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인정하기 어렵다”며, 공소사실이 범죄로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사건 당시 정부 대응의 적절성이나 정책 판단의 옳고 그름 자체에 대해서는 형사재판의 판단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 사건은 2020년 9월 서해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근무 중이던 해양수산부 공무원이 북한군에 의해 피격·사망한 뒤 시신이 훼손된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됐다. 이후 정부는 정보 판단을 근거로 고인이 도박 빚과 정신적 문제 등으로 자진 월북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는 입장을 내놓았고, 이에 대해 유족은 강하게 반발해 왔다.

판결 직후 故이대준 씨의 친형 이래진 씨는 SNS를 통해 장문의 글을 올리며 재판 결과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 씨는 “사법부는 존재하는가, 대한민국 국가는 어디 있는가”라며, 판결문이 사건의 핵심 쟁점인 월북 판단을 명확히 다루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월북 여부, 구명조끼 착용 상태, 부유물 판단, 슬리퍼 착용 여부 등 핵심 사실관계가 충분히 검토되지 않은 채 기존 수사 내용만 나열됐다는 입장이다.

이 씨는 고인이 사망 직전까지 착용했던 것으로 알려진 구명조끼에 중국어 간체자가 적혀 있었고 팔에 붕대가 감겨 있었다는 점, 근무 중 슬리퍼 착용은 규정상 불가능하다는 점 등을 다시 제기하며, 판결문이 상식과 현장 상황을 외면했다고 주장했다. 또 정신적 문제를 근거로 고인을 월북자로 판단한 과정은 심각한 인격권 침해라고 반발했다.

이 씨는 “알맹이는 모두 빠지고 기존 자료를 읽은 판결”이라며, 항소심에서는 보다 실질적인 검증과 판단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도 같은 날 논평을 내고 이번 판결을 강하게 비판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서해에서 우리 국민이 북한군에 의해 피살되고 소각되는 동안 당시 정부는 이를 방관했고, 이후 ‘자진 월북’ 프레임으로 사건의 본질을 흐렸다”고 주장했다.

박 대변인은 이번 무죄 판결에 대해 “문재인 정부 시절 벌어진 대국민 사기극이자 조작극에 대해 사실상 면죄부를 준 것”이라며, “국가가 국민의 생명과 인권, 인간의 존엄성을 외면했는데도 책임을 물을 수 없다면 국민이 무엇을 믿을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다만 “사법적 판단 자체는 존중한다”면서도, 이번 판결이 당시 정부의 대응 실패와 은폐 시도까지 모두 지워주는 결과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검찰을 향해 즉각 항소해 상급심에서 국민적 의문을 해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진실은 사라지지 않는다”며, “실추된 고인의 명예를 회복하고 유가족의 한을 풀기 위해 관련자들이 법적 책임을 지는 순간까지 문제 제기를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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