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욱 칼럼] 대한민국, 교육의 자유가 없는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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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욱 칼럼] 대한민국, 교육의 자유가 없는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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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이 필요하다면 ‘교육의 자유’ 조항이 들어가야

▲ 김정욱 국가교육국민감시단 사무총장 ⓒ뉴스타운

대한민국의 미래를 걱정하는 분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 교육이다. 특히 학교교육의 위기에 대한 사회적 이슈는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교실붕괴, 교권추락, 잠자는 교실, 교사들의 무기력증, 학교 폭력, 암기식 지식전달 등... 그리고 그 모든 문제들의 출구는 사교육으로 나타나고 있다. 사교육 열풍이 학교교육의 위기 정도를 나타내는 척도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초중등교육조차 해외유학이 성행하고 홈스쿨링의 증가하는 것도 사교육 열풍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어떤 분은 평준화가 위기의 근본원인이라고 한다. 입시위주의 교육현실을 지적하는 분도 있다. 경쟁 없는 철밥통 교직제도를 문제로 꼽기도 한다. 그러나 학교교육의 위기와 문제를 지적하는 분들은 많아도 정작 마땅한 해법을 제시하는 분들은 찾아보기 어렵다. 일시적이거나 부분적인 것들뿐이고 가끔은 현실성 없는 기대만 늘어놓는 데 그치고 있다. 학교교육의 위기가 매우 복합적이고 심각하기 때문이리라.

산업화 시대에는 현재와 같은 국가 독점적 구조의 베푸는 학교교육이 큰 역할을 했다. 보통교육을 통해 보통시민을 배출하여 대량생산 위주의 산업화 시대에 맞는 인력을 짧은 기간에 대규모로 배출해 낼 수 있었다. 시대는 변하고 산업구조도 바뀌었다. 국가사회가 요구하는 인재의 니즈도 달라졌다. 그러나 교육의 총제적인 시스템은 과거의 패러다임에 머물고 있다. 교육의 수요자인 학생과 학부모가 학교교육으로는 만족할 수 없어 찾아 나선 출구가 사교육, 홈스쿨링, 해외유학, 대안교육 등이다.

필자가 보기에는 국가교육의 총체적인 패러다임을 바꾸지 않고는 무슨 정책이든지 미봉책에 불과할 것이다. 학교교육의 위기가 국가적인 이슈로 떠오르며 수많은 해결책들이 각종 교육정책으로 등장했지만 아무 것도 달라지지 않은 우리 현실이 이를 입증한다.

대한민국 교육의 총체적인 문제에 대한 진단을 놓고 갑론을박이 있을 수 있겠지만, 필자는 국가독점적인 구조가 가장 근본적인 문제라고 감히 진단하고자 한다. 대한민국은 ‘교육의 자유가 없는 나라’이다. 교육에 관한 한 국가가 교육예산, 교육기관 운영, 교육내용 편성, 교사의 임명, 교과서 제작 등 교육 전반에 대해 법규로 통제하고, 그 최종적인 권한을 정부(교육부)가 행사하고 있다. 교육감이나 학교장은 국가가 정해 준 기준에 따라 교육을 하는 사람일 뿐이다.

우리 헌법은 유럽과 달리 교육의 자유를 별도 조항으로 두고 있지 않다. 그래서인지 각종 교육관련 법규에서도 교육의 자유를 제한하는 규정이 대다수일 뿐이다. 몇가지 예를 들어보자.

교육의 자유를 구현하는 첫 번째 내용이 학교를 설립하는 자유이다. 우리 교육기본법 11조 ②항은 법인이나 사인도 법률에 정하는 바에 따라 학교설립의 주체가 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사립학교법 3조는 학교법인이 아닌 자는 초중등학교를 설립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학교법인의 설립에 대해서는 온갖 규제조항을 만들어 국가의 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다. 학교설립이 신고제나 인가제가 아니다.

교육의 자유의 두 번째 내용은 독자교육의 자유라 할 것이다. 이는 대한민국 헌법의 틀 내에서라면 특정의 종교나 교육사상 등을 근거로 독자적인 교육을 할 수 있는 자유를 말한다. 종교교육의 자유, 교육목적·교과·교육과정 설정의 자유, 교과서 및 교재·교구의 작성·선정의 자유, 교육방법·교수조직 편제의 자유 등이 이에 속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사립학교조차도 독자적인 교육을 할 수 있는 자유가 없다.

교육의 자유의 세 번째 내용은 학교의 관리운영 조직 및 내부조직편제의 자유, 네 번째는 교원과 학생을 선택하는 자유다. 공립학교가 아닌 사립의 경우에도 대한민국에는 이러한 교육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지 않다. 심지어 특목고나 자율형 사립고의 경우조차 추첨에 의해 학생을 선발하도록 사회적인 압력이 가해지고 있는 형편이다. 특히 교원의 경우 그 임용·복무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고 규정하여 국가가 개입하여 강제하고 있다.

이처럼 교육의 자유가 제한적이고 법률로 통제되어 있는 대한민국이다. 국가가 학교교육의 모든 영역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공룡과 같은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덩치나 워낙 크다보니 대외적인 교육환경이 달라졌어도 적응하기 어렵다. 큰 덩치의 어느 한 부분을 바꾸려하면 온 나라가 이해 당사자로 나서서 목소리를 높이니 되는 일이 없다. 국가교육의 독점적인 권한을 향유하는 교육부는 교육 권력의 권부로 자리 잡고 있다. 교육부만 없애면 대한민국 교육이 살아날 것이라는 이야기가 생뚱맞은 소리만은 아니다.

학부모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획일화된 교육체제 하에서는 교육을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없다. 평준화로 인해 학생과 학부모의 학교선택권이 없기도 하지만 설사 선택하라고 해도 초록은 동색이니 유명무실한 선택권일 뿐이다. 이러한 학교교육을 불신하는 부모들이 사교육이나 홈스쿨링, 또는 해외유학이나 대안교육을 찾아 나서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획일화된 교육에 숨통을 트고자 만든 출구가 특수목적고나 자율형고등학교다. 그런데 이들 학교마저도 주어진 자율적 권한이란 너무나 제한적이어서 교육의 자유를 논하기 조차 부끄러운 수준이다. 평등교육을 외치는 일부 교육계 인사들은 그나마 특목고나 자율형고등학교를 폐지하지 못해 안달이다.

교육의 자유 조항이 들어있지 않은 대한민국 헌법은 일본의 학교제도에 기인했다. 일본은 유럽의 헌법체계를 받아들이면서 교육의 자유 조항만큼은 제외시켰다. 일본의 사립학교도 학교법인을 통해 설립하여야 하고 법률에 의해 국가독점적인 교육체계를 갖추고 있다. 일제 강점기에 학교교육이 시작된 우리나라는 일본의 법체계를 그대로 모방하고 있다.

우리의 학교평준화 정책은 교육의 자유를 일본보다 더욱 위축시켜 왔다. 1960년대에 실시한 평준화 정책으로 인해 국가예산이 사립학교의 비싼 등록금 대신 지원되면서 국가감독권이 강화되었다. 사립학교의 공교육화가 진행되면서 교사임용권 외의 독자적인 교육기능은 사라졌다. 일본보다도 더 교육의 자유가 없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필자는 대한민국 헌법 개정이 논의되는 곳이라면 학문과 예술의 자유, 종교의 자유가 열거된 것처럼 우리 헌법에 교육의 자유 조항이 반드시 들어가도록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헌법에 교육의 자유 조항이 들어가는 것이 대한민국 교육의 제반 문제점을 개혁하고 교육의 위기를 타개하는 근본적인 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우선 각 교육주체들이 교육의 자유를 제한하는 관련법규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할 테니 교육관련 법체계가 재편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국가교육국민감시단 사무총장 김정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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