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회의 마지막 부분)
이직설 : “내말도 틀린기 없시더, 궁민보다는 백성이 엄청시리 불쌍한 처지는 맞구먼요”
재판장 : “그러면 증인은 착석하고 한정치 피고인은 일어나라”
한정치 : “예” 두려운지 한 정치의 표정이 어둡다.
[정치풍자 희곡 3]
재판장 : “피고는 증인 이직설씨가 한말을 잘들었는가”
한정치 : “예, 잘 들었습니다”
재판장 : “피고에게 묻겠다, 피고가 대답할 수 없다면, 피고의 변호인이 대신 할 수 있다, 혹시 피고를 대신할 변호인이 와 있는가”
한정치 : “예 있습니다, 공 선법(公 選法)씨입니다”
재판장 : “공 선법씨는 앞으로 나오라, (재판장의 호출에 공씨가 나와 피 고인석 옆 자리에 섰다) 공선법씨는 피고의 변호 역을 맡는데 이의가 없는가”
공선법 : “예 피고를 변호하겠습니다”
재판장 : “그래요, 피고의 옆에 와서 앉으시오. 피고가 대답하기 어려운 문제에 대하여 대신 답변할 수 있다네”
공선법 : “잘 알겠습니다”
재판장 : “피고, 이 직설 증인이 진술한 내용을 잘 들었나요”
한정치 : “예”
재판장 : “증인, 이 직설 씨의 진술을 요약해 보면,
첫째로는 현재 국회의원 출마의사를 가진 자가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나면, 선거운동 시작 전, 120일 동안 여유가 있다. 이 기간에 정당이나 여론조사기관 (전문업체 및 각 정당 측) 등은 각 예비후보들에 대한 인지도나 선호도 조사라는 명목으로 유권자를 대상으로 전화를 수시로 걸어대기 때문에 사생활을 침해당하고 있다는 것이고,
둘째로는 국회의원이 한 지역구에서 한 사람이 뽑히는 소선거구제이기 때문에 행정 군이 2곳 내지 4곳까지 합치어져 있는 지역구에서는 단일 지역구 보다 정치 행정 사회적인 면에서 국가로부터 누려야 할 권익이 침해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셋째로는 유권자가 가장 똑똑한 사람을 선택하려고 해도 현 국회의원 선거운동 방식으로는 올바른 대표자를 가려 낼 재주가 없다는 고충도 밝히고 있다”
한정치 : “잘 알아 들었습니다”
재판장 : “그러면, 본 재판장은 피고에게 묻는다. 위에서 증인이 진술한 첫 번째 주장에 의하면, 여론조사 전문 기관들이 언제부터인가 선거 운동 중심에 끼어들어서 유권자의 올바른 선택에 혼란을 주고, 사생활까지 피해를 준다고 밝혔다. 이 점에 대해. 피고는 반론이 있으면 진술해보라”
재판장의 말을 듣고 곰곰이 생각하든 피고 한 씨는 신중하게 말을 꺼낸다.
한정치 : “그 문제의 답변은 변호인에게 미루고 우선 제 처지에 관한 말씀을 올리고자 합니더"
재판장 : "그래 말해보게"
한정치 : "사실, 제가 한 정치란 전인격을 갖추고 걸어 온 60여 년간의 정치행적을 더듬어 보면, 대통령의 의도와 몇몇 자도자의 요구에 따라 순종해 올 수밖에 없는 꼭두각시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반성하는 기색이 짙다)
다시 말하자면 얼굴은 있으나 인격이 없었고, 몸체는 있으나 혼이 없는 허수아비에 자나지 않았지요, 그래서 재판장님이 지적 하셨듯 이런 괴상한 몰골이 되었습니다.”
재판장 : "국민이 뽑아준 대표인데 왜 대통령이나 몇몇 지도자의 요구에 따라 순응할 밖에 없다는 가"
한정치 : "대한민국의 정치는 정당정치라 정당의 공천을 받지 않으면, 다음번에 국회 진출의 길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증인인 이직설씨의 말처럼 지역에 따라 정당 공천을 받으면 찌개작댕이라도 당선된다 안 캅디꺼,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안되려면 어쩔 수 없지요"
재판장 : “그래요, 피고의 처지를 이해할만 하이, 절대자님께서도 짐작하고 계시네, 진수대백과 사전에 보면, ‘열매를 보면, 그 나무를 안다’고 하는 말도 있다네---,
한정치 : "이해하신다니 정말 고맙구만요"
재판장 : "그래서 피고의 망가진 외모를 보고 그 원인 제공자가 누구인가를 명백히 밝혀 그들을 계도 내지 응징코자함이네 알겠는가”
한정치 : “재판장님, 요 앞서 청와대와 정부까지 딜꼬 놀 때도 있다고 까불어 된 제 무례를 부디 용서해 주시기 바라니더”
재판장 : “이해하고 말고”
한정치 : “그라마 또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재판장 : “말 해보게”
한정치 : “먼저 제 신상에 관해--,”
재판장 : “신상 발언이라”
한정치 : “국민들 중 상당수는 국회의원을 개(犬) 의원이라고 손가락질하고, 국민세금을 낭비하는 도둑놈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상당수 있는기 사실입니더”
재판장. “왜 그러겠나, 국회의원들이 의사당에서 개싸움 하듯 치고 박고 난투극을 벌이기 때문 아닌가, 그리고 생산적인 일은 제겨두고 세비만 축내고 있으니"
한정치 : “국회의원들도 애로가 많습니더”
재판장 : “정치씨는 18대 국회에 계류되어 있는 법안 건수가 도대체 얼마인지 알고 있는가”
한정치 : “미쳐 챙겨보지 못했습니더”
재판장 : “여보게 서기, 현재까지 대강 국회에 계류 된 법안이 몇 건이라 했지”
서기 : “현제 총 3천여 건이 넘는데 18대 국회에서 처리된 법안 이 겨우 백여 건이 밖에 되지 않습니다.”
한정치 : “면목이 없습니다”
재판장 : “그러니, 국민들이 국고를 축내는 도둑이라 하지 않는가”
한정치 : “핑계 없는 무덤이 없다고 켔습니더. 금배지를 유지할라카면 공천권은 당 대표나 대통령이 주물러대고 있으니--, 요런 정치꼬라지 밑에서 국회의원들은 지도부의 종놈일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는기라예”
재판장 : “결국, 지도자들 눈치 보느라 국회의원이 정치를 제대로 할 수 없다는 게로군”
한정치 : “처지를 굽이 살펴 주시이소”
재판장 : “이해가 되네, (공대리인을 보고) 공대리인에게 묻겠소, (공씨 일어선다) 증인 이직설 씨가 괴롬을 받았던 ‘전화 여론조사’가 선거에 적극적으로 개입된 이유를 알면 말해보라”
공선법 : “예, 제 생각을 말해보겠습니다. 정당이나, 출마후보자들이 선거운동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여론을 조사하게 되고 이 조사 내용을 기초로 하여 선거 전략을 수립하게 됩니다. 즉 과학적 선거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필요성이 주 목적이지요”
재판장 : “승리를 위한 ‘유권자 마음읽기’란 말이군, 그러면, 여론조사가 과학적 선거운동의 전략이라면, 비과학적 선거 전략도 있다는 겐가”
공선법 : “물론입니다.
재판장 : “승리할 확률이 높다고 했는데---”
공선법 : “과학적 여론조사는 각 후보자간 인지도 및 선호도 변화 추이를 짐작할 수 있고, 그 것을 토대로 다른 후보가 실행하고 있는 선거 전략을 알아내어 대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재판장 : “그 외에 각 경쟁 후보자들에 대한 인지도를 메스컴들이 공개를 목적으로 여론조사가 실시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 때 인기가 낮은 후보자들은 불이익을 당할 것이 뻔한데도 선거운동법이 허용한단 말인가.”
공선법 : “먼저 인기의 강세인 후보나 열세인 후보가 여론 조사에 대하여 별로 반대를 하지 않는 이유부터 말씀 드리겠습니다.
'대세효과' 또는 '밴드왜건(악대차효과)효과라는 이론이 있습니다. 나팔 불고 북치는 악대가 선두에 서면 지나가던 사람들이 궁금해서 모여들기 시작하는 점을 이용한 선거운동입니다. 여론상 선두주자가 노리는 이익이지요. 즉「저 사람이 ‘갑’을 지지하니 나도 ‘갑’을 지지해야지」하는 심리를 유발 한다는 것이지요.
반대로 '언더독 효과'라는 것이 있는데, 선거에서 패색이 짙어진 후보에게 당파성이 약한 유권자나 부동층이 동정표를 던저준다는 것입니다.
재판장 : “공선법 씨의 얘기를 듣고 보니 여론조사는 선거를 치루는 후보자나 정당 또는 언론기관이 자기들의 필요에 의해서 돈을 쏟아가며 조사를 하구만”
공선법 : “재판장님, 사실이 그렇습니다”
재판장 : “아무래도 여론조사는 편안해야할 국민의 사생활까지 침범하여서야 옳지 못하다고 판단된다. 이런 점들에 관해 대리인의 생각을 듣고 싶군”
공선법 : “너무나 당연하신 말씀입니다”
재판장 : “여론조사결과 뒤쳐진 후보자 측에서도 충분히 가질 수 있는 생각 같군”
공선법 : “지난 총선에 적용된 선거법에 따르면, 선거일 7일전까지 여론조사를 공표할 수 있도록 한 것이 문제인 것 같습니다”
재판장 : “그러면 선거운동 시작 일부터 투표일 전까지는 일체 여론조사를 하지 못하도록 법정하면 되지 않을까요”
공선법 : “옳은 말씀입니다. 열세인 후보가 선거운동기간에 인기를 만회할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으니까요””
재판장 : “잘 생각해보면, 여론조사의 목적은 유권자들이 현재의 시점에 서 각 후보자들 개개인에 대해 품고 있는 인지도나 선호도를 확인하는데 있지 않을 까요”
공선법 : “당연한 말씀입니다”
재판장 : “그렇다면, 선거운동 돌입 전에 실시한 후보자들에 대한 여론조사는 유권자가 각 후보자들에 대하여 비교가 잘 안된 상태에서의 인식을 조사한 한 비교수치가 분명한 이상, 남아 있는 법정 선거 운동 기간에 인지도가 약한 후보는 자신을 정확하게 유권자들에게 각인시키는데 충분한 시간이 있음으로 투표결과에 대하여 유감없이 승복할 수 있을 것이라 믿어지는데 대리인의 생각은 어떤가요.
공선법 : “정확하게 지적 하였습니다”
재판장 : “그러면 여론 조사 문제에 대한 토론은 이쯤으로 종결하고, 여론 조사에 관해 진술할 분이 있으면 손을 들고 일어서서 크게 얘기 해주기 바란다” 재판장 장내를 두루 살핀다.
한정치 : 대응이 없는 것을 보고 “재판장님, 현명한 판결을 부탁드리겠습니다”
재판장 : “여론조사 건은 심도 있게 논의 되었다고 판단되어 잠시 20분 간 휴정 하겠다.”
무대 조명이 꺼진다. 잠시 후 막이 오르고 무대가 밝다. 재판장 이하 모두 착석해 있다.
다음 (정치풍자4.)로 이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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