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X퀴즈, 실천 약속 활동 등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으로 기후행동 인식 확산

인천 덕적도를 찾는 관광객이 늘면서 섬 지역의 생활폐기물과 해양쓰레기 관리 부담도 함께 커지고 있다. 인천시는 여름 휴가철 관광객을 대상으로 쓰레기 되가져가기와 분리배출, 일회용품 감축 등을 알리는 기후행동 캠페인을 열고 관광 활성화와 환경보전을 함께 추진하는 저탄소 섬 관광 정착에 나섰다.
인천시는 지난 15일 덕적도 일원에서 인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와 함께 ‘기후행동 실천 캠페인’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캠페인은 지난해 덕적도에서 선포한 ‘쓰레기 없는 섬’ 사업을 이어가는 후속 활동이다. 인천시는 2025년 덕적도를 ‘탄소중립 기후시민 공동체’ 사업 대상지로 선정하고 주민·상인·관광객이 함께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분리배출과 쓰레기 되가져가기를 실천하는 저탄소 관광문화를 추진해 왔다. 당시 시는 관광객 증가로 덕적도의 생활폐기물과 관광쓰레기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올해 캠페인은 인천항 터미널과 덕적도 선착장 등 관광객 이동이 집중되는 장소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현장에서는 ‘쓰레기 없는 섬’ 실천방법을 안내하고 기후행동 OX퀴즈와 개인별 실천 약속 등 참여형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단순한 홍보물 배부보다 여행객이 섬에 들어가는 단계에서부터 환경보호 행동을 인식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섬에서 발생한 쓰레기는 육지처럼 대규모 처리시설을 바로 활용하기 어렵고 수거와 운반 과정에 추가 인력과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에 관광객의 발생량 감축 자체가 중요하다.
덕적도의 폐기물 처리 여건은 실제 행정 사례에서도 확인된다. 인천시는 지난해 10월 덕적도 북2리 파래금 해변에서 접근이 어려운 해안의 쓰레기를 운반하기 위해 드론을 투입하는 시범사업을 진행했다. 당시 최대 300㎏의 해양쓰레기를 운반할 수 있는 드론을 활용했으며, 시는 해안에서 운반선까지 쓰레기를 이동시키는 과정에 상당한 인력과 안전 부담이 있다고 설명했다.
섬 관광 활성화로 환경관리 수요가 커지는 흐름도 이어지고 있다. 인천시는 여객선 요금을 낮춘 ‘아이(i) 바다패스’ 시행 이후 섬 접근성이 개선되면서 관광객이 크게 늘었다고 밝힌 바 있다. 관광객 증가는 숙박과 음식점 등 지역경제에는 도움이 되지만 물 사용량과 폐기물 발생량, 해안 환경관리 부담도 함께 증가시킬 수 있다.
이 때문에 섬 관광정책에서는 방문객 수 확대만큼 여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부담을 줄이는 방식이 중요해지고 있다. 관광객이 일회용품과 포장재 사용을 줄이고 자신이 만든 쓰레기를 정확하게 분리하거나 되가져가는 행동은 별도의 대규모 시설을 설치하지 않고도 폐기물 처리량을 줄일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이다.
인천시는 이번 행사를 매달 15일 운영하는 ‘인천 1.5℃ 기후실천의 날’, 이른바 ‘인기날’과도 연계했다. 시는 올해부터 시민의 생활 속 탄소중립 실천을 확대하기 위해 매월 15일 중점 실천과제를 정해 안내하고 있으며, 학교와 대중교통, 전광판 등 시민 생활공간을 활용해 탄소중립 행동을 홍보하고 있다.
인천시가 추진 중인 탄소중립 정책도 시민 참여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시는 국가 목표보다 5년 빠른 ‘2045 탄소중립’을 목표로 온실가스 감축과 시민 실천, 기후적응, 국제협력 등 4대 정책 방향 아래 154개 감축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생활 속 폐기물 감량은 국가 탄소중립 정책에서도 주요 실천 분야다. 환경당국은 전자영수증과 텀블러·다회용컵 사용, 다회용기 이용, 고품질 재활용품 배출 등을 탄소중립포인트 실천항목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개인에게 연간 최대 7만원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쓰레기 감량과 재사용을 단순한 환경 캠페인이 아니라 온실가스 감축 행동으로 관리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덕적도 캠페인은 지역 주민이 직접 참여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행사는 덕적도 주민자치회의 기후행동 실천단 활동과 연계해 인천시 환경기후정책과와 인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 자원활동가, 주민 등이 함께 운영했다.
섬 지역에서 환경정책이 지속되려면 외부 기관이 일시적으로 캠페인을 진행하는 방식보다 주민과 숙박업소, 음식점, 관광사업자가 생활 속 관리주체로 참여하는 구조가 중요하다. 관광객이 떠난 뒤에도 폐기물 분리와 해안정화, 일회용품 감축 등이 지속돼야 하기 때문이다.
인천시는 지난해 ‘쓰레기 없는 섬’을 선포하면서 숙박업소에 탄소중립 안내문을 설치하고 여행객에게 종량제봉투 등을 제공하는 방안도 추진했다. 장기적으로는 에너지 절감과 자원순환을 연계해 덕적도를 탄소중립형 섬 관광 모델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정승환 인천시 환경국장은 덕적도 관광객들이 자연환경을 직접 경험하면서 탄소중립과 기후행동의 필요성을 함께 인식하기를 기대한다며, 일회성 캠페인이 아니라 지역사회에 지속 가능한 저탄소 여행문화가 자리 잡도록 관련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사업의 효과를 확인하려면 캠페인 참여자 수보다 실제 쓰레기 발생량 변화를 측정할 필요가 있다. 여름 휴가철 관광객 1인당 폐기물 발생량과 종량제봉투 사용량, 재활용품 회수량, 해안쓰레기 수거량 등을 연도별로 비교하면 ‘쓰레기 없는 섬’ 정책이 실제 환경부담을 줄였는지 판단할 수 있다.
관광객 증가로 덕적도의 환경관리 부담까지 커지는 상황에서 섬 관광의 지속 가능성은 ‘얼마나 많이 방문했는가’보다 ‘방문 후 얼마나 적은 흔적을 남겼는가’로 평가 기준을 넓힐 필요가 있다. 인천시의 기후행동 캠페인이 휴가철 일회성 홍보를 넘어 주민과 관광객이 함께 만드는 저탄소 섬 여행문화로 정착할 수 있을지가 향후 과제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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